이스턴세븐(Eastern7)은 창립 30년을 맞이하는 파워텍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전원 분배기(Power Distributor), 즉 멀티탭이다.
전원 장치로는 차폐 트랜스, 자동 전압 조절기(AVR), 리제너레이터 등이 있지만, 그 어떤 것도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전기의 질을 원하는 이들은 벽체 콘센트에 직결을 선호한다. 그런데 벽체 콘센트의 수는 보통 두 개 내지 네 개에 불과해 기기가 대여섯 개를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멀티탭을 쓰지 않을 재간이 없다. 결국 또 다른 것을 거치게 되니 멀티탭의 품질에 대한 중요성은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일반 플라스틱 제품을 썼지만 최근에는 오디오 전용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독일 HB 케이블 디자인 사가 만든 아크릴이나 대리석 재질의 제품이 유명한데, 고가 멀티탭의 시발이 되었고, 대놓고 모방한 제품이 나오기도 했다.
파워텍에서는 이미 십수 년 전 알루미늄 덩어리를 절삭한 독자적인 직사각형 멀티탭 펜톤 세븐(Pentone 7)을 출시해 화제를 일으킨 바 있는데, 이번에는 긴 가로 형태의 제품이다. 통 알루미늄을 깎아 낸 것으로, 무게가 무려 8.5kg이나 되는데, 콘센트의 수도 일곱 개나 되어 넉넉하다.
이 멀티탭은 색상이 은색과 검정을 비롯해 파격적인 분홍색까지 있다. 검정은 빈티지 애호가들을 위한 웨스턴 버전(웨스턴 복각선 사용)이고, 분홍은 최근 유행하는 가전에 편승한 제품이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한쪽에 박혀 있는 루비 보석이다. 물론 천연은 아니지만 이 루비는 극성의 방향을 표시하고 있어 사용에 편리함을 제공한다. 또한 일곱 개의 콘센트에 로마 숫자(Ⅰ-Ⅶ)를 표기하고 있는데, 전원 인가 순서에 따른 음질 차이 때문이다. 예민한 사용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로, 인렛 단자 가까운 쪽일수록 음의 선도가 높아진다. 한편 발은 밝은 음질에 유리한 묵직한 황동을 절삭해 나사식으로 부착했다.
내부의 콘센트는 좋은 음질로 널리 알려진 독일제 베커이고, 인렛은 특주한 국산 인렛이다. 애호가들이 신뢰하는 유명한 모 브랜드의 제품을 채용하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음질이 좋지 않아 제외시켰다. 한편 이들 단자들을 극저온 처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효과가 없어진다는 얘기가 있지만, 파워텍에서는 3년 전 극저온 처리한 제품을 통해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한편 선재는 12AWG의 단결정(OCC, Ohno Continuous Casting)이다. 보통 멀티탭들이 선재에 인색한 편이고, 그 재질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본 지바 공업대학의 오노 교수가 개발한 이 단결정은 OFC 방식과 비교해 제조 단가가 몇 배나 높아 최근 일본에서조차 제조를 포기한 방식이다. 또한 파워텍에서는 OCC 선의 연결도 단자를 쓰지 않은 직결 방식으로 음질 손실을 최소화했고, 각 콘센트는 격벽으로 나누어져 있어 차폐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으며, 조립에는 일정한 토크로 나사를 조여 작업을 하는 치밀함을 추구한다. 접지도 단결정 선재로, 흔히 쓰는 접점이 많은 원 포인트가 아닌 병렬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 제품의 개발에는 제작자 홀로의 생각이 아닌 외부 오디오 전문가, 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 연주자, 그리고 오디오 애호가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최종 음질을 좌우하는 것은 소재와 기술이기보다는 섬세한 튜닝이기에 특히 이 점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고 한다.
이런 여러 장점이 모인 이스턴세븐은 단결정이 가지는 특징인 차분하고 진득한 소리의 결을 추구했고, 여타의 멀티탭이 조금은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느낌임에 반해 고급스런 소리의 결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면서 품격 높은 음감을 들려준다.
끝으로 ‘eastern7’이라는 명판을 나사로 부착했는데, 직접 만든 사람인(人)자 나사여서 전용 공구로만 작업이 된다. 또 안쪽에는 일련번호, 대표와 조립자의 서명까지 있어, 마치 벤츠 AMG 엔진의 제작자 사인을 연상시킨다.
Powertek Eastern7
주문 생산, 핑크/그레이
Powertek Western7
주문 생산, 블랙
Powertek 2구 벽체 콘센트
Furutech NC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