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quo Audio Stilla & Grandinote Shi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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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quo Audio Stilla & Grandinote Shinai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1.10 14:14
  • 2021년 01월호 (58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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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경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매칭의 즐거움

이번 매칭은 매우 특별했다.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생생하고, 리얼한 사운드. 모든 악기와 보컬이 살아 숨 쉬면서, 바로 요 앞에서 연주하는 듯한 생동감을 선사하고 있다. 정말 피가 통하는 음이다. 장르도 가리지 않고, 대역도 넓으며, 다이내믹스와 해상도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 정말 생소한 브랜드의 매칭에서 이런 충격을 받을 것이라 전혀 기대하지 않아,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약간 당황스럽다.

개인적으로 그란디노트(Grandinote)와는 구면이다. 여러 오디오 쇼에서 만난 적이 있다. 잠깐씩이지만 귀동냥을 하면서 좋은 느낌을 받은 바 있다. 반면 아에쿠오 오디오(Aequo Audio)란 회사는 금시초문이다. 저역을 액티브 타입으로 한 스피커라는 정보만 받았다. 그런데 일단 매칭하고 나자 정말로 잊을 수 없는 멋진 음의 향연이 펼쳐져서 놀랐다. 대체 어떤 브랜드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엄밀하게 말하면, 두 제품 모두 제각각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면 관계상 간략한 소개에 그칠 수밖에 없음을 감안하길 바란다. 우선 그란디노트. 소재지는 밀라노 남쪽의 소도시로, 약 45km 정도 떨어져 있는 모양이다. 주재자인 맥스(원래는 마시밀리아노 마그리)는 1973년생으로, 한참 정력적으로 활동할 나이다. 1997년에 전자공학과를 나올 때부터 이미 오디오에 마음을 뒀다. 원래는 진공관 앰프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진공관 앰프의 음이 솔리드스테이트보다 더 풍부하게 들리는가?’

물론 우리도 당연히 이런 의문을 제시한다. 맥스의 결론은 이렇다. 사실 소재 면에서 TR과 튜브는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설계에 있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한 리서치는 몇 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드디어 2002년에 완성품이 나온다. 주요 테마는 이렇다. 진공관 앰프지만 출력단에 진공관을 쓰지 않았다. 진공관이 없는 진공관 앰프. 정말 놀랍지 않은가?

이번에 만난 시나이(Shinai)는 개인적으로 무척 관심이 가는 설계로 만들어졌다. 우선 클래스A 방식이며, 일체 피드백을 걸지 않았다. 또 스테이지와 스테이지 사이에 커패시터와 같은 디바이스의 간섭을 없앴다. 출력단에는 두 개의 TR을 푸시풀 방식으로 쓸 뿐이다. 출력은 8Ω에 37W를 낸다. 참 단출한 수치지만, 실제 구동력은 대단하다. 워낙 정공법으로 만들어 무게는 무려 40kg이나 간다. 제대로 클래스A 방식을 투입한 결과다.

한편 스피커로 말하면, 위·아래로 길고 슬림한 스타일이다. 무게도 무척 가벼워서 앰프의 절반 정도인 21kg에 불과하다. 3웨이 방식으로 우퍼엔 두 개의 7인치짜리 드라이버가 동원되었다. 그럼에도 가공할 만한 주파수 대역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무려 14Hz-35kHz! 아무튼 메이커가 독일산이라는 것을 보면, 절대 과장은 아니라고 본다. 대체 무슨 조화를 부렸단 말인가?

일단 스펙을 보면, 두 발의 우퍼에 각각 250W 사양의 Ncore 방식의 앰프를 붙였다. 이번에 중·고역에는 시나이를 붙였다. 37W의 출력으로 충분히 구동할 수 있는 내용이다. 참고로 스틸라(Stilla)라는 이름을 가진 본 기의 감도는 90dB. 사실 스피커를 구사할 때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저역. 그러므로 액티브로 이 부분을 처리하면, 실제 중·고역만 운용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5극관을 쓴 진공관 인티앰프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스틸라에 들어간 기술을 소개하자면 소책자 한 권 분량은 족히 된다. 이번에는 간략하게 시나이 & 스틸라가 내는 놀라운 음에 대한 언급으로 마치도록 하겠다.

첫 곡은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2악장. 마치 LP를 듣는 듯, 무척 아날로그적이면서 생생하다. 약간 거친 맛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을 상당히 좋아한다. 저역의 펀치력에 대해선 두말할 나위가 없고, 진득한 중·고역의 질감에서 클래스A 방식의 장점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I Remember You’. 정말 스케일이 크면서, 다양한 악기들의 포지션이 정교하게 포착되고, 넓고 깊은 무대를 만날 수 있다. 확실히 대형기의 포맷으로, 웅장하면서 빠른 반응이 인상적이다. 보컬에는 묘한 관능미가 담겨 있으며, 디테일 묘사가 대단하다. 리얼하면서 호소력이 뛰어나다.

마지막으로 퀸의 ‘Bohemian Rhapsody’. 숱한 오버 더빙을 통해 이뤄진 록 오페라의 정수. 그 대목이 정말 박력 넘치게 재생된다. 탄탄한 저역과 시원스런 고역, 그리고 밀도감 높은 중역이 제대로 어우러져서 멋진 공연 한판을 선사하는 듯하다. 음 하나하나에 힘이 있고, 개성이 넘친다. 이 작은 스피커에서 이런 광대한 스케일과 에너지가 가능한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이번을 기회로 추후 두 브랜드 모두 주의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 


Grandinote Shinai
가격 1,600만원   실효 출력 37W   아날로그 입력 RCA×2, XLR×2   주파수 응답 2Hz-240kHz   댐핑 팩터 150 이상   크기(WHD) 31.8×19.6×47.3cm    무게 40kg

Aequo Audio Stilla
가격 2,43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14Hz-3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   EHDL, ARPEC 지원   출력 250W×2(우퍼)   크기(WHD) 16×107×26cm   무게 2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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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1월호 -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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