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SV-200
상태바
Vincent SV-200
  • 김남
  • 승인 2021.01.10 12:34
  • 2021년 01월호 (582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공관과 TR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미니 앰프

빈센트 오디오는 연륜이 그렇게 길지 않은 독일의 업체이다. 이 회사의 대표 엔지니어인 우베 바르텔은 TR 전문가고, 수석 엔지니어인 프랑크 블뢰바움은 진공관 전문가. 이렇게 두 사람이 협력해서 최상의 하이브리드 앰프를 만든다. 사실 TR이든 진공관이든 평생을 바쳐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두 분야를 완벽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연히 상대를 존중하면서 이런 분업을 하는 편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프랑크 블뢰바움은 예전에 토렌스 일렉트로닉스에서 일한 바 있고, 당연히 토렌스 앰프를 많이 만들었다. 지금은 오픈되어 있는 기술이지만, 그 기간 동안 진공관 앰프의 오토 바이어스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런 실력을 기반으로 빈센트에 합류, 여러 종의 프리, 파워, 인티앰프들에 그대로 자신의 독창성을 투입했다.

1995년에 이들이 만들었던 첫 제품 진공관 프리·하이브리드 파워 세트는 대성공을 거뒀다. 첫해에 1천 세트가 완판되어 당시 오디오계의 빅 뉴스였다. 그 뒤로 반도체 라인과 진공관 라인을 별개로 운영하고 있으며, CD 플레이어, D/A 컨버터, 헤드폰 앰프, 여러 기종의 프리·파워 앰프, 인티앰프 등 다채로운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동사에서는 하이브리드에서 제품의 완성도가 있다고 판단, 지금은 앰프뿐만 아니라 CD 플레이어, D/A 컨버터, 헤드폰 앰프까지 영역을 늘리고 있다.

빈센트 오디오는 특히 성능의 우수함과 함께 가격의 합리화도 함께 노리고 있어서 마음에 든다. 스위스나 독일 제품은 상당히 고가이고 그 때문에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입할 수 없는 범위의 제품 이름은 잘 기억하지만 주변의 구매 가능한 제품에는 오히려 관심이 덜하다. 그렇지만 이제 빈센트 오디오라는 이름은 기억해 둘 만한 가치가 있다. 가격과 디자인, 성능에서 이만한 제품을 만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반도체 앰프나 진공관 앰프는 모두 나름대로의 특징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어느 것이 확실히 더 낫다고 고집하는 것은 아집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집에 아직 유선 전화가 있는데, 주로 친구나 가족들과의 통화 중에서도 긴 통화를 할 때 사용한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한 번 전화하면 2시간 가까이 오만잡사를 늘어놓으면서 낄낄거리던 선배 한 분이 있었다. 나직한 음성의 친구 한 사람과도 30분 이상 세상사를 나눈다. 간단한 용무 정도는 모두 휴대폰으로 주고받지만, 긴 얘기가 하고 싶을 때는 유선 전화기를 쓰는 것인데, 그러는 이유가 있다. 휴대폰은 소리가 또렷하고 강하다. 몇 분만 통화하다 보면 귀가 아프다. 소리가 귓속에 힘차게 충돌하는 느낌이다. 그 대신 유선 전화는 다소 소리가 멀지만 통화가 끝나도 귀에 부담이 없다. 개운한 것이다. 이 기묘한 느낌을 따로 분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앰프로 분간한다면 휴대폰은 디지털이고 유선 전화는 아날로그에 가깝다. 이런 시각에서도 아날로그가 왜 그렇게 장구한 수명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 양자의 장점을 취한다는 하이브리드는 누가 처음 시도를 했는지 기억할 수 없지만 참 절묘하다. 좌나 우가 아니고 중도라는 셈이다. 정치에서도 중도가 탄탄해야 나라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있기도 하다.

빈센트 오디오의 하이브리드 제품 중에서 국제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인티앰프 기종은 SV-237, 지금은 MK 버전으로 달라졌고, SV-700은 최상급 버전이다. 시청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콤팩트한 디자인의 하이브리드 인티앰프 제품으로, SV-237MK와 SV-700의 남동생이라고 불리는 제품이다.

SV-200은 아날로그 소스를 기반으로 하되 D/A 컨버터를 포함시키고 옵티컬, 코액셜 디지털 입력을 갖춰 사용의 폭을 넓혔다. 입력은 아날로그로 RCA 2조와 디지털로 옵티컬, 코액셜 각각 1개가 있으며, REC 출력 및 프리 출력을 통해 녹음 장치 및 파워 앰프, 서브우퍼에 연결할 수 있다.

입력단에 2개의 6N1 진공관이 투입되어 있으며, 진공관이 보이는 전면 창이 LED로 밝아지면 저절로 마음이 따스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시각적 효과가 소리 성향에도 분명히 영향을 끼친다. 이 진공관은 높은 전압을 충분히 핸들링 할 수 있으며 음성 신호에서 안정성이 높은 인기 관이다. 출력단은 솔리드스테이트로 되어 있으며 출력은 채널당 8Ω에 25W다. 중간 규모의 시청실에서 90dB(8Ω) 정도의 보통 감도를 지닌 스피커는 대부분 구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적응 능력이 좋다. 전류를 깨끗하고 노이즈가 없는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전원 공급 장치에는 버퍼링을 위한 Elco 커패시터를 투입했다.

매칭한 스피커는 KEF의 LS50 메타. KEF의 전통인 Uni-Q 동축 드라이버가 채용되어 있고, 감도는 85dB로 다소 낮다. 적당하고 안온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기분 좋은 두께와 밀도감이 있으며, 윤기도 충분하다. 이 스피커와 상성이 좋은 탓으로 어지간한 하이엔드가 부럽지 않은 투명도와 해상도를 느낄 수 있었으며, 소리 성향은 상큼한 편. 콤팩트 앰프에서 이런 솜씨가 있다는 데에 누구라도 감탄할 것이다. 


사용 진공관 6N1×2   
실효 출력 25W(8Ω), 35W(4Ω)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입력 RCA×2   
REC/프리 아웃 지원   
하모닉 디스토션 0.1% 이하   
입력 감도 220mV   
S/N비 72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47㏀   
크기(WHD) 21×9.5×32cm   
무게 5kg

58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1월호 - 582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