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ans M1 Euro & Cayin A-55TP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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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s M1 Euro & Cayin A-55TP Limited Edition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12.09 15:58
  • 2020년 12월호 (58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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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케인과 스완의 국민 조합

앰프를 만드는 분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당신의 제품에 잘 어울리는 스피커는 뭡니까? 그럼 이런 답변이 돌아온다. 대부분 잘 맞습니다. 우리는 특정 브랜드를 겨냥해서 만들지 않습니다. 역으로 스피커 메이커에 물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특정 브랜드끼리 어울리는 매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쿼드와 탄노이, 매킨토시와 B&W, 네임과 포칼 등은 정평이 난 조합이다. 이 리스트에 케인(Cayin)과 스완(Swans)을 넣어도 무방하다. 뭐 절대적인 매칭이란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최소한 본전 이상은 뽑을 수 있다.

이번에 만난 주인공은 케인의 A-55TP 리미티드 에디션과 스완의 M1 유로(Euro)다. 일단 케인부터. 본 기의 핵심 콘셉트는 KT88을 출력관으로 채용하면서도, 너무 심하게 출력을 뽑아내어 관에 부담을 주는 것을 피하는 대신, 질감과 해상도로 승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푸시풀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8Ω에 40W라는 출력으로 선을 긋고 있다. 관의 수명을 생각하면 꽤 현명한 처사라 하겠다.

두 가지 모드의 제공도 반갑다. 울트라리니어 모드와 트라이오드 모드가 그것이다. 전자는 40W의 출력으로 구동력 중심이라면, 후자는 그 절반인 20W를 내는 대신 더 투명한 음을 자랑한다. 매칭되는 스피커에 따라 선택하거나 혹은 좋아하는 장르에 맞게 선별하면 된다.

이 대목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프리단 및 드라이브단에 미국의 GE에서 생산된 명관 5BK7을 각각 두 개씩, 총 4개를 동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관은 KT88의 성능을 극대화하며, 힘이 좋으면서도 섬세한 디테일 묘사도 뛰어나다.

그밖에 니츠콘 대용량 평활 콘덴서를 채용한 충실한 전원부의 구성, 자기 누설이 낮은 특주 EI 트랜스포머와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의 투입, 포인트 투 포인트 구성의 하드와이어링 방식 채용, 알프스 사의 전동 볼륨단 사용 등 전체적으로 고급 부품의 아낌없는 투입과 빼어난 마무리를 자랑한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스완의 M1 유로에 대해 알아보자. 이 모델은 몇 차례 개량을 통해 지속적인 진화를 한 점이 특별하다. 최초의 모델은 저 멀리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때 스완의 치프 엔지니어 프랭크 헤일에 의해 발표되었다. 이 제품의 성공으로 스완의 주가가 올라가서 세계적인 스피커 메이커로 부상했음을 고려하면, 이번에 만난 최신 에디션은 여러모로 뜻깊다 하겠다.

사실 신작 M1은 오리지널과 외관부터 차이가 있다. 처녀작이 평범한 4각형 박스에 담긴 제품이라면, 본 기는 솔리드 우드를 중심으로 해서 라운드 처리된 에지라든가, 가죽을 덧댄 프런트 패널 등 그간 스완이 성장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가득 담고 있다. 실제로 인클로저를 두드려보면 단단하면서 일체 공명이 없다. 만듦새부터 심상치 않은 것이다.

본 기에 투입된 드라이버도 특별하다. 상단에 부착된 트위터는 RT1이라는 리본 타입. 그러나 통상의 리본과 다르다. 아이소다이내믹 리본(Isodynamic Ribbon)이라고 해서, 직진성과 힘을 아울러 갖춘 모델이다. 미드·베이스는 F5라는 형번을 가진 제품으로, 역시 RT1처럼 동사에서 만들었다.

단, 이 작은 몸체에 리본 트위터를 단 만큼, 그 구동에 있어서 그리 쉽지는 않다. 스펙을 보면 6Ω에 86dB라고 표기되어 있다. 앰프에 어느 정도 힘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푸스반느 KT88을 채용한 A-55TP 리미티드는 여러모로 최적의 파트너라 해도 무방하다. 실제로 음을 들어보면 확실하게 스피커를 움켜쥐고 원하는 대로 구동한다는 인상이다.

첫 트랙은 파보 예르비 지휘, 브람스의 교향곡 1번 1악장. 스케일도 적당하고, 각 악기의 포지션도 명료하다. 치고 빠지는 스피드가 일품이며,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 안정적인 사운드가 나온다. 적절한 기품도 수반하고 있다. 곡에 담긴 브람스의 고독, 우수에 광기까지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이어서 니키 패럿의 ‘Besame Mucho’. 한마디로 흥겨운 한 판 세션이 기분 좋게 전개된다. 다소 관능적인 테너 색소폰의 질주와 약간 거친 듯한 보컬, 그리고 드럼의 타격감까지 골고루 어우러지고 있다. 패럿은 더블 베이스를 연주하면서 노래한다. 대단한 실력이다. 그래서 약간 어수선한 느낌도 있지만, 그게 오히려 실황의 느낌을 잘 전달한다. 중역대의 튼실함은 짚고 넘어갈 만하다.

마지막으로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문을 열고, 늑대가 울고, 쿵쿵거리는 킥 드럼이 압박하는 등 다양한 요소가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좀더 볼륨을 높였더니 클럽 분위기로 바로 바뀐다. 역시 매칭이 좋아, 이런 곡에서도 힘과 기백이 출중한 음이 나온다. 전성기의 잭슨이 보여주는 당찬 목소리는 지금 들어도 탄복하게 된다. 절로 발장단이 나오는 재생이다.


Cayin A-55TP Limited Edition
가격 178만원   사용 진공관 Psvane KT88×4, 5BK7×4   실효 출력 40W(8Ω, Ultralinear), 20W(8Ω, Triode)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주파수 응답 8Hz-50kHz(-3dB)   S/N비 90dB   THD 1%(1kHz)   입력 감도 300mV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 8Ω   크기(WHD) 35×18.5×30cm   무게 13kg

Swans M1 Euro
가격 145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2.7cm, 트위터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53Hz-40kHz(±3dB)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파워 핸들링 10-100W   크기(WHD) 21×33×27.6cm   무게 8.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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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12월호 - 5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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