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rocompaniet ECI 8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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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ctrocompaniet ECI 80D
  • 김남
  • 승인 2020.11.10 16:10
  • 2020년 11월호 (58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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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스를 즐길 수 있는 북유럽의 작은 하이엔드

시청기가 속한 클래식 라인은 오래전에 등장했는데, 등장 이후 지금까지 디자인이 크게 개량되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 걸핏하면 MK2를 남발하며 디자인을 바꾸는 브랜드들과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창립한 노르웨이의 이 제작사는 현재 프리앰프, 파워 앰프, 인티앰프, CD 플레이어, D/A 컨버터와 뮤직 스트리머 같은 최첨단 디지털 소스기기,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 제품을 포함한 다채로운 제품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예전에는 스피커와 턴테이블도 만들었었다.

노르웨이에서 설계·제조된 시청기는 동사의 클래식 라인의 인티앰프 중에서도 가장 레퍼런스 제품이다. 외관으로 봐서는 다른 제품과 차이점이라는 것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가볍고 날렵하면서 가격도 적절, 거기에 기능도 다채롭기 짝이 없다. 누구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성능도 이만하면 수준급이며 가격 대비 완성도가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은 오디오 제작사도 많고 각 사에서도 제품이 많아서 소비자가 광범위하게 제품을 들어 보고 심사숙고하기로 든다면 평생 걸려도 제품을 손에 넣을 수가 없다. 결혼할 때에도 수십 번 선을 본다는 사람은 백발백중 혼기를 놓치고 만다. 제품의 리뷰를 본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지만, 전적으로 의지해서도 안 된다. 가장 매칭이 좋고 하이엔드 급인 앰프로 구동하면 세상의 모든 스피커가 모두 상당한 수준의 소리를 내 준다. 그런데 막상 저가 보급형의 앰프로 구동하면 리뷰와는 정반대의 소리가 나와 준다. 그래서 리뷰어는 욕을 먹기 마련. 시청기의 경우는 만듦새를 평가하지 않고 다만 소리로만 평가한다면 이 정도면 스피커를 별로 가리지 않는 작은 하이엔드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만큼 소리의 품질이 마음에 든다. 이 정도의 수준이면 리뷰어가 욕먹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 들면 모노블록의 엄청난 기기들에 점점 거부감이 들게 된다. 그런 기기들은 한 번 파워 온을 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워밍업을 해야 하고, 당연히 저녁 식사 후 간단히 한두 시간 울리기에는 부담이 간다. 그래서 자그마한 인티앰프의 필요성이 생기기 마련인데, 인티앰프라고 해도 지금은 굉장한 덩치며 높은 가격대의 제품이 흔하다. 시청기 수준이라면 아마 그런 욕구의 해결 방안으로도 적합한 기종이 될 것 같다.

이 제품은 동사의 클래식 라인의 다른 앰프와 마찬가지로 자체 개발한 클래스AB 앰프를 사용했으며, 채널당 80W(8Ω) 출력을 내는 가장 표준적인 출력의 인티앰프다. 근래 경향은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클래스D 파워 모듈을 사용하는 것이며, 그런 제품이 시장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고가의 하이파이에서는 대부분 클래스AB 급이 많다. 당연히 설계 기법의 차이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시절이 되었지만, 제작사에서는 클래스D보다는 더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생성하기 위해 클래스AB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주장.

동사의 인티앰프 제품 중에서 유일하게 기본으로 포노단이 내장되어 있다. MM 카트리지 지원의 포노 앰프가 내장되어 있어 손쉽게 턴테이블을 사용할 수 있다. 아날로그의 무대가 세계적으로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이 포노단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은 해외 시청기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일상화된 생활을 겨냥, 스마트폰·태블릿(iOS, 안드로이드), Mac 또는 PC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간단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블루투스(버전 5.0) 기능을 내장했고, 편의를 위해 음질을 희생하지 않도록 고음질의 AAC, aptX-HD 코덱을 지원한다.

또한 RCA 아날로그 입력(2조) 외에도 옵티컬(3개)·코액셜(2개) 디지털 입력을 갖춘 D/A 컨버터(최대 24비트/192kHz)가 장착되어 신구를 모두 포함하는 범용성이 장점. 또한 하이엔드 헤드폰도 충분히 구동하는 자체 앰프 회로를 투입한 수준 높은 헤드폰단도 내장되어 있는데, 6.3mm 및 3.5mm 단자를 모두 구비.

시청기를 B&W 705 S2 북셀프 스피커, 소누스 파베르 올림피카 Ⅲ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와 매칭 테스트를 해 본 해외 시청기를 참조하면, 80W 출력임에도 스피커를 충분히 제어하고 있으며 소프라노 재생에서 가장 특징을 잘 집어낸다는 것. 매끄럽고 깨끗한 밀도감이 있다는 것은 월간 오디오 시청실에서 하베스 모니터 30.1과 매칭했을 때에도 가장 먼저 체감했던 특징이다.

북유럽은 세계에서 사람이 살기 가장 좋은 지역이다. 각 지역 국가별 선호도를 평가해도 살기 좋은 국가는 모두 북유럽에 몰려 있다. 맑은 공기, 안정적인 경제, 오랜 기반의 문화, 정치 구조의 건전성, 사회 복지의 튼튼함, 그런 후광을 생각하면 세계의 가장 화려하고 비싼 오디오가 모두 이 지역에서 나올 것 같지만, 그런 예측과는 다르다. 물론 한두 기종의 고가 하이엔드가 있기는 해도 대부분 시청기 같은 보통 제품이 더 많다. 이 제품은 북유럽에서 만든 작은 하이엔드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몇 번을 생각해도 그 이상의 표현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가격 390만원  
실효 출력 80W(8Ω), 150W(4Ω)  
디지털 입력 Optical×3, Coaxial×2  
아날로그 입력 RCA×1, Phono(MM)×1  
프리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1Hz-150kHz(-3dB)  
S/N비 102dB  
게인 25dB  
THD+N 0.005% 이하  
댐핑 팩터 300 이상  
블루투스 지원(Ver5.0, apt-X HD/AAC)  
헤드폰 출력 지원(3.5mm/6.3mm)  
크기(WHD) 47×9×26.2cm  
무게 8kg

58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0년 11월호 - 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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