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F R3 & Simaudio MOON 240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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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F R3 & Simaudio MOON 240i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11.10 14:11
  • 2020년 11월호 (58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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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봤다! 국민 매칭의 진정한 승리!

오디오파일에게 알파요, 오메가가 바로 매칭이다. 아무리 좋은 기기들을 장만해도 궁합이 맞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다. 심지어 자신의 취향과도 동떨어진 소리를 내주면 아무리 명성이 자자한 기기라도 외면하게 된다. 반면 전혀 기대하지 않은 방향에서 절묘하게 매칭이 맞아떨어지면 정말로 기쁘다. 이번 매칭은 추천할 만한 성공 사례에 속한다. 얼마 전부터 KEF와 심오디오(Simaudio)의 상성이 좋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막상 연결하고 나니 충분히 수긍이 되었다.

일단 음부터 설명하면 이렇다. 마치 주변의 공기가 확 변화한 것처럼, 모든 음에 생동감이 있고, 다이내믹이 풍부하며, 해상도도 만족스럽다. 이런 예산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퀄러티다. 앰프는 스피커를 충분히 제압하고 있고, 원하는 방향으로 드라이브한다. 역대 최고의 투심은 그렉 매덕스라고 하는데, 정말로 원하는 방향으로 절묘하게 공이 휘며 포수 미트에 꽂힌다. 바로 그런 쾌감을 만끽할 수 있는 매칭이다.

여기서 우선 심오디오의 신작 240i부터 짚고 넘어가자. 역시 요즘 트렌드에 맞는 콘셉트인데, 전작이 철저하게 아날로그 인티앰프 중심이라면, 240i부터는 그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디지털 입력을 더하고 있다. 출력은 8Ω 50W이며, 2개의 라인 입력, MM 타입의 포노 제공뿐 아니라, 5개의 디지털 입력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입력에는 코액셜, 옵티컬, USB B 모두 포함하여 범용성이 높다. 즉, 인티앰프에 DAC를 더한 포맷인 것이다. 사실 엔트리 클래스로 내놓은 제품이지만, 문제는 너무 잘 만들었다는 것이다. 본 기를 일단 구입하면 어지간하면 업그레이드의 유혹에 빠지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여기에 커플링되는 KEF의 R 시리즈는 역시 엔트리급에 속한다. 그중 R3은 북셀프 타입. 혹, 북셀프 타입이고 엔트리 제품이라 별 기대 안 할지도 모르겠지만, 본 매칭의 음을 듣는다면 정신이 번쩍 들 것이다. 다양한 소스를 사용할 수 있고, 충분히 구동이 되며, 거기에 풍부한 음악성까지 가미되어, 이 정도 예산으로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지복의 세계가 열린다. 정말 축복이나 마찬가지. ‘나는 심봤다’ 라는 표현을 별로 쓰지 않지만, 이번 경우엔 어쩔 수 없이 손을 들고 말았다. 꼭 하나의 세트로 구성하면 좋을 것이다.

참고로 R3은 KEF가 자랑하는 Uni-Q 드라이버가 장착되어 있다. 이것은 중·고역 쪽을 동축형으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1인치 알루미늄 트위터 주변으로 5인치짜리 미드레인지가 감싼 형태다. 이것은 현재 12세대까지 진화되었다. 그 핵심은 두 드라이버 사이의 간격에서 발생하는 공진을 없애는 것. 덕분에 더욱 명료하고, 깨끗한 음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또 서라운드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서, 쉐도우 플레어라는 웨이브가이드를 넣었다. 한편 베이스는 페이퍼 콘을 기본으로 그 위에 알루미늄 스킨을 덧붙인 형태. 빠른 반응을 내면서 동시에 강력한 펀치력도 갖고 있다. 덕분에 R3의 주파수 대역은 놀랍기만 하다. 무려 58Hz-28kHz까지 아우른다. 실제로 무대가 넓고, 다이내믹스가 풍부하며, 빼어난 해상력을 만끽할 수 있다. 덕분에 무척 즐거운 시청이 되었다.

첫 곡은 요요 마, 무터 등이 함께 한 베토벤의 3중 협주곡 1악장. 장중하게 시작되는 오케스트라의 전주 이후, 주역이 되는 악기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클래식을 대표하는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멋진 앙상블을 연출한다. 무대가 넓고 깊으며, 약동감이 넘치는 저역이 일품이다. 눈을 감으면 도저히 이 클래스의 제품들이 내는 매칭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이어서 뒤메이와 피레스가 함께 한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1악장. 고작 2개의 악기지만, 충분히 무대를 장악한다. 정보량이 풍부하고, 기품이 있으면서도 힘이 있다. 아티스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재생음이다. 독특한 시정이 어우러져, 차분하게 감상에 빠질 수 있다. 두 연주자의 영적이 대화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포착된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S Wonderful’.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기품 있는 보사노바 리듬이 펼쳐진다. 중간중간 화려한 현악군과 관악군의 향연. 그 중앙에 위치한 크롤의 매력 넘치는 보컬. 꿈을 꾸듯 수려하면서 또 매혹적이다. 대역이 넓고, 무대가 크면서, 심지가 곧고, 골격이 튼실하다. 과연 두 기기의 매칭은 예상을 초월한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다시 한 번 매칭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Simaudio MOON 240i
가격 330만원   실효 출력 50W(8Ω)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2, USB B×1   PCM 지원 32비트/384kHz   DSD 지원 DSD64/128/256   아날로그 입력 RCA×2, Phono×1, Aux(3.5mm)×1   아날로그 출력 Pre Out/Sub Out×1   SimLink 입·출력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주파수 응답 10Hz-80kHz(+0, -3dB)   S/N비 100dB   크로스토크 -100dB   THD 0.02%   게인 37dB   크기(WHD) 42.9×8.9×36.6cm   무게 11kg(Ship)

KEF R3
가격 231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Uni-Q(12.5·2.5cm)   재생주파수대역 58Hz-28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00Hz, 2.9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권장 앰프 출력 15-180W   크기(WHD) 19.9×42.2×33.5cm   무게 13.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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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11월호 - 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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