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A-50TP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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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A-50TP Limited Edition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11.10 10:58
  • 2020년 11월호 (58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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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으로 만나는 케인의 또 다른 매력

현행 케인(Cayin)의 이 시리즈는 출력관을 장착하고 나온다. 하나는 EL34이고, 또 하나는 KT88이다. 진공관에 대해 좀 안다는 분들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5극관이 두 개나 추천된다는 것은 어찌 되었건 무척 고무적이다. 바이어스 조정도 비교적 간단해서 약간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배울 수 있다.

A-50TP는, 이번에 또 한차례 업그레이드가 실시되었다. 바로 한정판이 나온 것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초단 및 드라이브관의 과감한 교체다. 진공관 전성기 시절에 생산된 GE의 5BK7이 동원된 것이다. 이것은 선별관으로, 정밀한 계측을 통해 합격한 것들만 선택했다. 이른바 이런 고전관들은, 묘한 정취와 음악성을 갖고 있다. 이것을 초단 및 드라이브단 모두에 투입한 결과, 이전 제품과 비교할 수 없는 멋진 감성과 매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 가격대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음질이 구현된 것이다.

또 내부에 투입된 부품 일부도 고급품으로 업그레이드되었고, 외모도 조금 달라졌다. 무엇보다 노브 자체가 바뀌어서 더 고품위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리모컨 같은 것도 블랙 마감에다 레이저 인쇄로 기능을 표시한 바, 한정판에 걸맞은 내용을 보여준다. 그밖에 크고 작은 설계상의 변화가 수반되어, 전체적으로 전작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이 시리즈는 출력관에 따라 모델명이 달라진다. 따라서 출력관에 따른 가격차가 있다. EL34 버전과 KT88 버전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애호가들의 취향에 달려 있다. 단, 이번에 빅 뉴스라고 하면, KT88 출력관을 푸스반느 제로 바꾼 것이다. 기존 슈광의 출력관 수급이 여의치 않아 이뤄진 조치고, 그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이 분명 존재하지만, 진공관에 대해 좀 아는 분들은 바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 효과가 분명히 음에 반영되어 있다.

한편 EL34든, KT88이든 모두 두 가지 출력 모드가 제공된다. UL과 TR이 그것이다. UL은 울트라리니어의 약자로, 각 관의 출력을 UL 접속 방식으로 해서 한껏 뽑아낸다. 그 경우 EL34는 8Ω에 35W라는 비교적 높은 출력을 낸다. 한편 TR은 트라이오드 모드의 약자로, 출력은 그 절반밖에 되지 않지만, 대신 퀄러티를 높인 방식이다. 이 경우 8Ω에 16W를 낸다.

따라서 매칭되는 스피커나 좋아하는 성향에 따라 선택의 범위가 넓다. 이어서 KT88을 보면 UL 모드에서 8Ω에 40W, TR 모드에서 역시 8Ω에 20W를 낸다. 단, TR 모드로 가면 비록 출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이 절반으로 줄어드냐 라고 묻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약간 떨어지는 수준이고, 이것은 전적으로 매칭된 스피커의 감도와 관련이 있으니, 뭐가 더 낫다, 단정 짓기 힘들다.

만일 실내악이나 여성 보컬을 조용히 듣는 편이라면 EL34의 TR 모드, 반대로 대편성의 장대한 느낌을 맛보려면 KT88의 UL 모드를 각각 추천한다. 매칭되는 스피커는 크게 가리지 않는 편. 브리티시 사운드의 로하스 계열도 좋고, JBL도 잘 어울린다. 이번에는 EL34를 출력관을 쓴 제품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EL34를 좋아해서 관심을 갖고 들었다. 매칭된 스피커는 어셔의 SD-500. 소스기는 마란츠의 SACD 30n을 동원했다.

첫 곡은 쿠벨릭이 지휘하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1악장. 상당히 변화가 심하고, 힘이 요구되는 트랙이다. 이 대목에서 스피커와 상성이 맞는지,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다. 빠르게 다양한 음성 신호를 처리하면서, 공간감이나 뉘앙스를 놓치지 않는다. 각 악기마다 음색이 개성적이고, 무대 역시 넓고 깊다. 기본기가 튼실한 제품임을 새삼 실감한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I Remember You’. 우아한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단정하면서 확실한 저역이 백업이 되고, 우아한 보컬이 가슴 뛰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크지만, 전혀 어려워하지 않는다. 또 여러 겹의 레이어를 차분하게 잘 정리하고 있다. 피아노의 매혹적인 터치는 감칠맛이 풍부하고, 심벌즈 레가토의 생생한 느낌도 결코 놓치지 않는다. EL34의 강점을 잘 살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틀즈의 ‘Strawberry Fields Forever’. 좌우의 악기 배치가 다르고, 중앙에 포진한 보컬도 생생하게 묘사한다. 왼쪽 채널을 차지한 드럼의 파괴적이고, 약동감 넘치는 플레이는 매우 인상적이다. 상당히 공을 들인 녹음인데, 그 강점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면서 진공관 특유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느낌도 잘 살아 있다. 한정판을 통해 더 음악성이 풍부한 쪽으로 진화한 모습은 이번 시청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가격 158만원  
사용 진공관 EL34×4, 5BK7×4  
실효 출력 35W(8Ω, Ultralinear), 16W(8Ω, Triode)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MM)×1  
주파수 응답 10Hz-50kHz(-1.5dB)  
S/N비 89dB  
THD 1%  
입력 감도 370mV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 8Ω  
크기(WHD) 35×18.5×30cm  
무게 1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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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11월호 - 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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