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bridge Audio AXR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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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ridge Audio AXR10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11.10 10:47
  • 2020년 11월호 (58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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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능 리시버로 집안을 카페처럼 꾸미기

예전에 대학에 들어갔을 때, 개인적으로 카페를 무척 좋아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사회가 복잡하고, 바쁘지 않아, 심심하면 카페에 들어가 음악도 듣고, 커피도 마시고, 리포트도 쓰고 하는 일이 가능했다. 심지어 가벼운 식사를 제공하는 곳도 있어서, 하루 종일 카페에서 논 적도 있다. 애인과 함께라면 더 좋은 공간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커피 체인점이 들이닥치며 이런 문화가 사라져버렸다. 일본만 해도 전통적인 르느와르라든가 도토루 등이 건재하면서, 예전의 카페 문화를 간직한 곳도 구석구석 많이 숨어 있다. 정말 부럽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커피 전문점을 표방하면서 함께 빵을 팔거나 스파게티나 볶음밥을 파는 곳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반갑다. 이런 곳에서 오디오를 의뢰한다고 하면 나는 일단 본 기부터 추천하겠다. 다기능이면서 고품질이고 또 멋지다. 게다가 저렴하다!

사실 이런 콘셉트의 제품은 소규모 공방에선 절대로 만들 수 없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야 가능하다. 양산품으로 만들어서 원가를 철저하게 절감해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 된다. 게다가 워낙 정평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캠브리지 오디오(Cambridge Audio)인 만큼, 음질이나 퍼포먼스에 관해 의문부호를 달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일단 기본 스펙부터 보자. 제일 먼저 관심사는 8Ω에 100W라는 점. 일반적인 북셀프나 작은 톨보이를 매칭할 때 별문제가 없다. 따라서 오로지 정통적인 하이파이 방식으로 본 기를 사용하는 것이 첫 번째 추천 사항. 기본적으로 앰프 쪽 베이스가 탄탄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품위한 음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2채널에만 만족한다면, 본 기의 성능을 절반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꼴이 된다.

여기서 자세히 살펴보면, 스피커 단자가 두 조 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A와 B로 나뉜다. 즉, 두 조의 스피커를 연결해서 그때 그때 전환해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성격이 전혀 다른 스피커 두 세트를 가져다가 조합하면 큰 재미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A와 B를 동시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 경우엔 임피던스 관계로 두 조의 스피커 모두 8Ω짜리여야 한다. 그 경우 너끈하게 두 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만일 저역이 부족하다면, 서브우퍼 아웃 단자가 있으므로, 전문적인 서브우퍼를 더하면 된다.

나는 바로 이 기능이 흥미로웠다. 즉, 카페의 사면 벽 모서리 네 군데 틈에 새틀라이트 스피커를 각각 하나씩 연결한 다음, 서브우퍼 하나를 보강하면 실내를 음향으로 가득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지 볼륨을 키우지 않아도 상당히 안정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본 기가 표방하는 리시버 타입의 장점을 빼놓을 수 없다. 즉, 다양한 입력단이 제공되는 것이다. 이것은 크게 전통적인 아날로그 입력뿐 아니라, DAC 쪽도 있고, 블루투스도 있다. 심지어 FM도 제공한다. 정 뭐하면 그냥 클래식 FM 방송을 틀어놔도 좋다. 하루 종일 듣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 AM도 제공되니 가끔 좋아하는 방송도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프로야구 중계를 듣지는 않겠지만.

한편 DAC부를 보면 상당히 공들여서 만들었다. PCM의 경우 24비트/192kHz까지 커버한다. 일반적인 스튜디오 마스터가 24비트/96kHz임을 생각하면, 크게 부족함이 없는 스펙이다. 코액셜, 옵티컬 등을 두루두루 제공하니 여기에 네트워크 플레이어나 CDT를 붙이면 큰 재미를 볼 수 있다. 친절히 MM 포노단까지 채용되어 있다. 아무튼 본 기를 집에서 활용한다면, 집 자체가 카페가 된다는 뜻도 된다. 홈 카페에 관심 있는 분들도 눈여겨볼 만한 제품이라 하겠다. 여기에 커피 머신 하나 들이면 끝나지 않은가!

스피커로 KEF의 R3을 세팅하여, 첫 트랙을 듣는다. 얀센 연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일단 명징하면서, 깨끗한 음향이 실내를 감싼다. 바이올린은 예리하게 움직이며, 그 음색이 아름답다. 가끔씩 터지는 오케스트라의 펀치력도 나무랄 데 없다. 약간 중역이 따스한 느낌은 브리티시 사운드의 최대 강점.

이어서 정명훈 지휘,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중 행진. 점차로 커지는 큰 북의 움직임이 일목요연하고 공간을 가르는 현악군의 움직임이 빠르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분위기를 정확한 반응으로 포착한다. 각 악기들의 위치가 정확하고, 전체적인 앙상블이 아기자기하면서 명료하다. 음색 또한 매혹적이다.

마지막으로 ‘Bohemia After Dark’. 2관의 절묘한 앙상블이 미디엄 템포로 기분 좋게 전개된다. 두툼한 더블 베이스와 경쾌한 4비트 드럼의 조합. 언제 들어도 기분 좋게 만든다. 트롬본의 느슨하면서 여유만만한 움직임이 테너 색소폰의 날렵함과 멋진 조화가 이뤄진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솜씨는 본 기의 최대 강점이라 하겠다.


가격 99만원  
실효 출력 100W(8Ω)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1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MM)×1  
REC 출력 지원  
서브 출력 지원  
주파수 응답 5Hz-50kHz(-1dB)  
S/N비 82dB 이상  
THD 0.01% 이하  
입력 임피던스 47㏀  
댐핑 팩터 50 이상  
튜너 지원(FM/AM)  
블루투스 지원(Ver5.0)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3×11×34cm  
무게 8.1kg

58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0년 11월호 - 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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