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glestonWorks The Ki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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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lestonWorks The Kiva
  • 장현태
  • 승인 2020.09.09 15:04
  • 2020년 09월호 (57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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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파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글스톤웍스의 신작

이글스톤웍스는 오디오 마니아층이 두터운 미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 중 하나다. 창업한 이후 이들이 선보인 스피커들은 항상 이슈의 중심에 놓였는데, 파격적인 디자인과 성능, 크기뿐만 아니라 동급 제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도 매력적이었다. 사운드적으로 이글스톤웍스는 저역 재생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고역은 해상력이 뛰어나면서도 자연스러워 오랜 시간 청취에도 피로가 없는 장점이 있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스피커는 이미 해외에서는 이슈가 된 특별함이 숨어 있는 ‘The Kiva’다. 제품명이 독특한데, 이글스톤웍스 공장이 있는 멤피스에 있던 키바(Kiva)라는 녹음 스튜디오에서 모델명을 따왔다. 이곳은 밴드 이글스의 멤버인 조 월시의 녹음 스튜디오였고, 멤피스 역시 미국 로큰롤이 시작된 유명한 음악 도시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키바의 콘셉트는 2017년에 소개한 비진티를 토대로 엔트리 모델화시킨 제품으로 ‘베이비 비진티’로도 불린다. 물론 드라이버들은 다르지만, 제품 설계 스타일과 사운드 성향은 비진티를 닮아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키바의 면모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비진티의 DNA로 볼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제품 뒷모습을 보면 이해가 빠른데, 후면 3개의 포트에 비밀이 숨어 있다. 상단에 탄소 섬유로 감싸진 사각 포트들은 미드레인지용으로 콰지-트랜스미션 라인이 적용되었다. 이를 위해 미드레인지 뒤쪽으로 전용 테이퍼 구조의 튜브 로드형 쳄버를 제작해 드라이버 뒤쪽에서 발생되는 반사파들의 흡수와 역 위상 제어를 통해 후면에 간접 음을 방출하도록 했다. 다음으로 가장 하단에는 베이스 포트가 폭이 좁고 길게 만들어졌는데, 일반적인 원형 포트 타입과 달리 좁은 트랜스미션 통로를 만들어 줌으로써 저역의 에너지를 더욱 상승시켜 주는 역할을 해 주며, 우퍼의 한계 주파수인 37Hz 보다 낮은 29Hz의 초저역을 만들었다. 이처럼 비진티에서 보여 주었던 미드레인지와 우퍼의 동작 기술이 키바 사운드의 핵심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외관 디자인 및 캐비닛 기술이다. 비진티와 제품 사이즈와 규모는 다르지만, 언뜻 외관을 보아도 유닛 배치와 후면 포트 구조 등은 유사하게 적용된 것을 알 수 있다. 3웨이 5스피커로 트위터를 중심으로 상하 동일하게 대칭으로 배치된 미드레인지와 충분한 이격을 통해 최대한 바닥 쪽으로 더블 우퍼가 배치되었다. 그리고 각 드라이버들을 별도의 알루미늄 패널로 마감해 동사 제품들의 패밀리 디자인 콘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캐비닛 내부 설계는 상당히 복잡한데, 미드레인지는 별도의 개방형 쳄버를 장착했고, 트위터도 뒤쪽으로 밀폐된 튜브 테이퍼 형상으로 독립된 영역으로 설계되었다. 소재는 MDF와 HDF이며 적층 레이어로 이용해 1.5인치 이상의 두께로 견고하게 제작되었다. 네트워크 크로스오버는 중·저역은 250Hz, 중·고역은 2.2kHz이며, 듀얼 타입 5스피커 구성인 만큼 4차 필터 설계를 통해 각 드라이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세 번째로 키바에 사용된 드라이버를 간단히 살펴보자. 상위 기종이 카본 섬유 콘을 사용한 것과 달리 가격은 낮추면서도 성능은 유지시키기 위해 모두 페이퍼 콘을 사용했다. 모두 SB 어쿠스틱스 사의 사토리 시리즈를 적용했는데, 6.5인치의 더블 미드레인지와 7.5인치 우퍼를 사용했고, 트위터는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보이스 코일·마그넷으로 특주한 1.38인치 패브릭 돔 타입이 사용되었다.

시청 시 보컬 곡으로 안네 소피 폰 오터와 엘비스 코스텔로의 <For the Stars> 앨범 중 ‘No Wonder’를 선곡해 보았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는 어느 때보다 저역이 풍부하고, 오터의 목소리는 고역으로 갈수록 질감이 좋고 자연스러웠다. 중역 표현이 적극적이기 때문에 목소리 전달력과 리버브 잔향 표현이 유난히 돋보였는데, 대형 하이엔드 스피커에서 듣던 에너지와 보컬 사이즈를 만날 수 있었다.

재즈곡은 딕 하이먼의 ‘You're Driving Me Crazy’를 선곡해 보았다. 재즈곡이지만 연주 악기가 많은 곡인데, 각 악기의 거리와 개별 표현력이 돋보였다. 드럼을 중심으로 색소폰, 트럼펫으로 이어지는 멜로디 파트 각 악기들이 마치 대화라도 하듯 서로 주고받는 이미징과 완급 조절이 적극적으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두터운 저역의 에너지를 기반으로 중·고역의 속도감 있는 사운드 덕분에 손쉽게 스윙 재즈의 매력을 접할 수 있었다.

대편성곡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중 4악장 알레그로를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지휘하는 무지카 에테르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전반적으로 에너지 넘치고 적극적인 대역 재생 능력을 통해 중·고역 사운드는 조금도 숨 쉴 여유를 주지 않고 활력 넘치는 사운드를 전달해 주었다. 저역은 마치 한 템포 숨을 죽인 뒤 밀려나오는 점이 특별한데, 뒤 공간을 넓게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깊은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대편성에서 분해력과 사운드의 완급 조절 표현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기 때문에 곡에 몰입할 수 있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익숙한 성향이라 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글스톤웍스 특유의 고역 투명도와 명쾌함을 빼놓을 수 없고, 여기에 후면 포트의 개방감이 좋아 뒤쪽 공간에서 나오는 잔향의 이점으로 인해 대형기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감을 만들어 내고, 빅 마우스 성향도 지녔다. 그렇기 때문에 모니터적인 성향의 밸런스보다는 다이내믹과 공간감이 강조된 철저히 하이파이 감성의 매력을 지녔다.

가끔 이글스톤웍스의 주력 스피커들을 들어 보면 이 가격에 이런 스피커가 가능해? 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북셀프형인 니코 시그너처, 톨보이형인 폰테인 시그너처에서도 그랬듯이 키바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만큼 동사의 플래그십 사운드를 담아낸 엔트리 모델로, 다시 한 번 오디오파일들에게 제대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어필하고 있으며, 이글스톤웍스에게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모델이다.


가격 2,200만원  
구성 3웨이 5스피커  
사용유닛 우퍼(2) 19cm, 미드레인지(2) 16.5cm, 트위터 3.5cm  
재생주파수대역 29Hz-24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50Hz, 2.2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8dB/W/m  
크기(WHD) 26.6×121.9×55.8cm  
무게 58.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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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9월호 - 5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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