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 - 시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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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 시인의 사랑
  • 이익상
  • 승인 2020.09.08 16:17
  • 2020년 09월호 (57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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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일(테너)
마커스 하둘라(피아노)
S80560C/80358118560
녹음 ★★★★★
연주 ★★★★★

베이스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토프(Thomas Quasthoff)가 ‘한 마디로 고귀한 소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미성의 테너 김세일이 자신의 정식 솔로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연가곡집 <시인의 사랑>과 <리더크라이스> 등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이 하이네의 시에 의한 슈만의 작품들이다. <시인의 사랑>의 첫 곡 ‘진정 아름다운 오월에’는 꿈결처럼 시작하는 반주 도입부와 이어지는 아름다운 선율 덕분에 듣는 순간 누구라도 따뜻한 사랑을 연상할 수밖에 없다. 데뷔 앨범의 시작으로 이것만큼 어울리는 선곡이 있을까. 그렇게 탄생한 김세일의 ‘진정 아름다운 오월에’는 그만의 고운 음색과 여린 음상이 어우러져 애틋한 감정이 잘 표현되었다. 다만 <시인의 사랑>은 전체를 구성하는 16곡이 마치 하나의 곡인 양 연결이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인데, 곡과 곡 사이의 공백 시간이 살짝 길어 흐름이 이어지지 못한 부분이 있어 조금 아쉽다. 이 음반에는 최초 슈만이 <시인의 사랑> 출판 당시 제외한 4곡이 함께 수록됐다는 점도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다. 발라드 소품 ‘두 사람의 척탄병’, 특히 폭발적인 라 마르세예즈 대목에 이르면 김세일의 목소리가 단순 미성이 아닌 넓은 폭의 다이내믹을 표현하는 데도 거침이 없음을 잘 알 수 있다. 슈만 최초의 연가곡집인 <리더크라이스> 또한 고른 기량으로 한 곡 한 곡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뤼케르트의 시를 가져와 곡을 붙인 ‘헌정’은 대장정의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 김세일은 이번 앨범의 내지에 수록된 가사도 직접 번역했는데, 그의 충실한 번역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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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9월호 - 5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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