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gritter Ultrasonic Record Clea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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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gritter Ultrasonic Record Cleaner
  • 이승재 기자
  • 승인 2020.08.06 01:22
  • 2020년 08월호 (57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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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가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한 LP로 만들다

음악과 오디오를 사랑하는 오디오파일 중에서도 특히 소수인 아날로그 마니아들이나 듣는, 실생활에서는 과거의 문화유산으로 여겨질 정도로 음반 시장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줄로만 알았던 LP가 이제는 오히려 힙한 아이템이 되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게다가 자신을 몰아냈던 CD를 이제는 반대로 음반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을 정도로 그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CD는 스트리밍에 치이고 LP에게 받혀 몰골이 몹시 안타까울 정도가 되었다.

현재의 음반 시장에서 LP는, 신작으로도 발매되고, 과거에 나온 명반을 복각해서 재발매하기도 한다. 특히 한정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와 사람들이 소유해야 직성이 풀리게끔 만드는 중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수량을 담당하는 것은 역시 과거 LP 전성기에 나온 중고 음반들이다. 중고 LP 음반의 세계는 그야말로 광대하다. 1940년대에 시작된 LP의 역사를 생각하면 그 수량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터이고, 발매되지 않은 시간보다 발매된 시간이 더 길다.

여타의 수집품도 마찬가지지만, 중고 LP 음반은 각 음반의 가치가 제각각이라 천차만별로 가격이 다르게 붙어 있는데, 그중 어떤 유명 음반의 초반일 경우 본인의 상상 이상의 가격표가 붙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여러 사람의 손길을 탔기 때문에 깨끗한 경우가 드물다. 여러 사람들의 손을 탄 이런 오래된 음반을 들으려면 물론 턴테이블, 카트리지, 포노 앰프, 포노 케이블 등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깨끗하게 음반을 닦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예로부터 LP는 닦아서 들어야 했다. 먼지가 LP 재생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LP의 먼지를 제거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개발했다. 가장 흔한 카본 브러시에서부터 시작해 LP 세정액과 극세사 천을 사용해 닦거나, 카트리지 앞에 솔을 단 것도 있고, LP 라벨 보호기라고 해서 LP에 붙어 있는 라벨이 안 젖게 만들어 LP를 물로 닦을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도 있으며, 좀 심각하게 LP를 재생하는 환자(?)들은 LP가 들어갈 정도로 큼직한 초음파 세척기를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목공용 접착제를 사용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카트리지에 낀 먼지를 제거하는 상품도 존재한다.

LP를 듣는 과정 중에서도 먼지 제거 한 가지만으로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또 그게 LP 재생의 맛이라고는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무척이나 번거롭고 귀찮고 힘들다. 하지만 호모 파베르(Homo Faber), 도구의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도구를 만들고야 만다. 바로 이번에 소개할 디그리터(Degritter)가 바로 그것이다.

디그리터의 초음파 레코드 클리너는 캐비테이션(Cavitation - 초음파에 의해 용액에 미소한 공동(空洞)을 만드는 현상)을 이용해 LP를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깨끗하게 세척하는 제품으로, 콤팩트해 크게 자리를 차지하지 않고, 작동시키면 스스로 LP를 회전시키며 세척하고 건조시켜 사용이 쉬운 완전 자동 세척기다. 또한 12인치 음반뿐만 아니라 7인치나 10인치 음반도 세척할 수 있다. 동사의 홈페이지에는 세척 전 음반과 세제나 세척 용액을 사용하지 않고 증류수로만 5분 동안 세척한 음반을 150배, 500배 확대해서 보여 주고 있는데, 미세한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초음파를 물에서 발생시키면 물을 통해 이동하는 높은 진동수의 압력파로 인해 발생된 진공으로 많은 수의 미세한 기포가 형성되고 붕괴되며, 이때 열과 함께 미세하고 강한 물 분사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는데, 이 효과를 이용해 LP 표면의 미세한 부분까지 철저히 세척하는 것이다.

이 제품의 맞춤형 초음파 세척조에는 300W 초음파 증폭기가 장착되어 있으며, 세척조 양쪽에 2개씩 총 4개의 초음파 변환기가 부착되어 음반 전체를 커버한다. 또한 기존 제품들보다 더욱 세밀하게 세척할 수 있게 주파수를 120kHz로 높이고 있는데, 이는 표면이 분자 수준으로 깨끗해야 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하는 수준이다. 그리고 주파수 스윕(Frequency Sweep) 기능이 내장되어 더 나은 효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본 기에 적용된 액티브 필터링 시스템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것은 세척 중 음반에서 나온 먼지를 물을 순환시키면서 미세한 필터를 사용해 걸러내는 것으로, 떨어져 나온 먼지들이 다시 음반에 붙은 것을 방지한다. 이런 장점과 함께 유지 보수 또한 쉽도록 측면의 캡만 풀고 필터를 교체할 수 있게 제작되었다.

세척에 사용되는 액체는 식기 세척기 사용 가능한 증류수 또는 탈이온수를 추천하고 있으며, 액체의 교체는 30-50회 세척한 후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하면 되는데, 먼지 커버가 있는 물탱크가 분리되게 만들어져 있어 교체가 손쉽다. 또한 음이온 계면 활성제로 만든 전용 세정액도 있는데, 이를 사용하면 더욱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고, 건조 시간도 단축되며, 정전기 방지층을 만드는 효과도 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이 제품의 장점 중 하나인데, 기기의 노브를 돌리고 누르는 것만으로 작동시킬 수 있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작동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퀵(2분 15초), 미디엄(3분 45초), 헤비(6분 45초) 3가지 세척 프로그램이 있고, 건조 시간도 0-15분으로 설정 가능하며, 팬 전원을 제어해 조용히 건조하거나 시끄럽고 세게 건조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기기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센서가 장착되어 세척 도중 전력 손실이나 수온 상승, 물 부족, 펌프 고장 등을 확인해 음반을 상하게 하는 일 없이 세척할 수 있게 했으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가격 490만원  
울트라소닉 클리닝 120kHz/300W  
노이즈 레벨 50-70dB  
크기(WHD) 37×28×2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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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8월호 - 5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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