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Prime DAC-9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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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Prime DAC-9S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08.06 00:43
  • 2020년 08월호 (57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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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베스트셀러 예약! 누프라임의 매직 박스

현재 내 시스템의 주력은 디지털이다. CD 트랜스포트와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메인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DAC가 핵심이 되어버렸다. 단, 프리 기능이 있는 것에 역점을 뒀고, 그게 아니더라도 디지털 볼륨 정도는 있어야 했다. 정식 프리앰프의 장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되도록 간략하게 시스템을 꾸며보고, 예산의 상당 부분을 스피커와 파워 앰프 쪽으로 편성한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뭔가 아쉬운 부분이 감지되었다. 역시 프리앰프는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정식으로 프리앰프를 사고 싶지는 않았다. DAC에 최소한의 프리 기능이 담긴 제품이 있다면 구매하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번에 이런 내 상황을 알았는지 적절한 제품이 나타났다. 바로 누프라임(NuPrime)의 DAC-9SE가 그 주인공이다.

성질 급한 독자들을 위해 간략하게 결론부터 말하겠다. 역시 프리앰프의 기능을 넣은 터라, 그 음에 있어서 더 아날로그적이며 자연스럽다. 그냥 기계적인 정확성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음색과 음악성을 보유하고 있어서 듣는 재미가 각별하다. 이 정도라고 하면, 굳이 전문적인 프리앰프에 미련을 두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또 하나는 심플하게 마무리된 구성. 전면을 보면 달랑 두 개의 노브가 좌·우로 배치되어 있는데, 무척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 왼쪽이 실렉터이고, 오른쪽이 볼륨단이다. 실렉터는 전원과 연결되어 쉽게 켜고 끌 수 있다. 길게 누르면 켜지고, 다시 길게 누르면 꺼진다. 그 중간에 간단한 디스플레이 창이 있는데,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 뭐, 이 정도면 되지 않나 싶다.

한편 뒷면을 보면, 입력단과 출력단이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다. 출력단의 경우, RCA와 밸런스 모두 지원한다. 이 가격대의 제품으로는 이례적인 조치다. 또 입력단은 동축 RCA, USB 등이 필요한 만큼 지원되며, 놀랍게도 아날로그 입력단도 하나 있다. 나중에 마음이 변해서 LP 플레이어를 들인다고 할 때 무척 유용할 것 같다.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필요한 만큼만 담아냈다.

그럼 본격적인 스펙을 알아보자. 무게가 겨우 2.5kg밖에 나가지 않는 이 작은 박스는 일종의 매직 박스라고 불러도 좋다. 다양한 기능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정말 요긴하게 쓸 수 있도록 완성했기 때문이다. 우선 프리앰프 기능을 보면, 나처럼 시스템을 간결하게 꾸미고 싶은 애호가들을 위해, 본격적인 하이엔드급의 성능을 추구했다. 특히 볼륨단에 만전을 기해, 신호 경로상 하나의 저항만 배치시킨 후, 어떤 볼륨 레벨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0.5dB 단위로 미세하게 조정되며, 99 스텝이 제공된다. 또 각 소스 간의 입력 레벨이 다른 것을 미세 조정해서 전체적인 게인을 통일시킬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한편 입력단은 디지털 쪽이 4개, 아날로그 쪽이 1개로, 어지간한 욕심쟁이가 아니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아날로그 출력은 RCA와 XLR 모두 담아냈다.

본 기에 사용된 DAC 칩은 AK4493. 32비트 사양의 스테레오 칩으로 매우 성능이 우수하다. 그 결과 PCM은 768kHz, DSD는 256까지 각각 대응한다. 아무튼 DSD까지 커버하는 것은 매우 반갑다. 시그널이 입력되면 일단 메가헤르츠 단위로 업샘플링한 다음, 목표가 되는 단위로 다운시키는 방법을 쓰고 있다. 지터와 노이즈를 저감하는 데 무척 유용하다고 한다. 또한 진동을 최대한 억제시켜 이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을 차단했다. 한편 옵션으로 USB A 단자에 동글을 달면 블루투스·와이파이를 사용할 수도 있다. 누프라임에서 제공하는데, 옵션으로 큰 돈 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하게 휴대폰을 소스로 이용할 경우 정말 요긴하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JBL L82 클래식 스피커에 노르마 오디오 레보 IPA-70B 인티앰프 등을 연결했다. 첫 곡은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일단 화사하고, 기분 좋은 음향이 연출된다. 사뿐사뿐 무희들의 몸놀림이 연상되는 아름다움이다. JBL에서 약간 탐미적인 느낌도 나오고, 전체적인 스케일도 무난하다. 음 자체에 심지가 곧다고나 할까? 골격이 튼튼하면서도 뉘앙스가 풍부한 음이 나온다. 상당한 레벨이다.

이어서 소니 롤린스의 ‘St. Thomas’. 근육질의 강력한 블로잉으로 무장한 테너 색소폰이 중앙에 우뚝 서 있다. 그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리듬 섹션이 형성되는데, 그 위치가 정교·치밀하다. 약간 우아하면서, 달콤한 기운도 감지된다. 아마 유럽 쪽 앰프가 개재한 탓일 것이다. 미국 쪽 앰프를 만나면 특유의 호방함이 강화될 것 같다. 물론 이런 음 조성 역시 매력적이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I Remember You’. 강력한 킥 드럼과 두툼한 베이스. 공간을 가로지르는 임팩트가 상당하다. 아련히 펼쳐지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은 한없이 부드럽고, 그 전면에 나타나는 크롤의 존재감이라니. 당당하면서 또 감칠맛이 있다. 보사노바 리듬이 이토록 아름답다니, 정말 꿈만 같다. 확실히 음을 알고, 그 해석에 자신이 있는 메이커의 제품이다. 오랫동안 사용해도 물릴 것 같지 않다. 가격대도 적당해서 상당한 구매 유혹을 느낀다.


가격 119만원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USB B×1, I2S×1
USB 지원 PCM 384kHz, DSD 256
디지털 출력 Optical×1
아날로그 입력 RCA×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3dB)
S/N비 110dB 이상
THD+N 0.0005% 이하
크기(WHD) 23.5×5.5×28.1cm
무게 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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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8월호 - 5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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