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 -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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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델스존 - 무언가
  • 이익상
  • 승인 2020.08.05 00:06
  • 2020년 08월호 (57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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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보은(클라리넷)
박수진(피아노)
MONOPOLY 2118
녹음 ★★★★★
연주 ★★★★★

클라리네티스트 하보은과 피아니스트 박수진이 만나 멘델스존의 <무언가>를 노래한다. 원래 피아노 연주를 위해 작곡된 49곡(마지막 곡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곡) 중 17곡을 골라 이 한 장의 음반에 알차게 채워 넣었다. 멘델스존의 무언가는 말 그대로 ‘가사가 없는 노래’라는 의미로, 짧은 피아노곡들로 이루어진 소품집이다. 멘델스존은 무언가를 1830년부터 작곡하기 시작해 1845년까지 모두 8권의 작품집을 발표했으며, 작품집에는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악들이 가득하다. 첫 곡인 Op.19 No.4 Moderato부터 서정적인 피아노와 감미로운 클라리넷의 음색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이어지는 Op.67 No.2 Molto Allegro에서는 부제가 말하는 대로 잃어버린 환상에 대한 동경과 아쉬움이 다소 경쾌한 터치로 그려진다. Op.30 No.6 ‘뱃노래’나 Op.30 No.1 등은 곡 전반을 지배하는 가곡풍의 선율이나 적절한 템포 등으로 인해 듣는 이로 하여금 가볍게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제11곡 Op.62 No.3 Andante Maestoso는 멘델스존의 장례식에서 연주되었던 만큼 ‘장송 행진곡’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그 도입부가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 트럼펫의 셋잇단음표로 시작하는 도입부와 매우 비슷해 흥미로웠다. 음반 전반에 걸쳐 두 연주자의 고른 기량을 바탕으로 유연하면서도 정갈한 연주가 이어지고, 오랜 음악적 동지 사이인 만큼 서로 주고받는 호흡도 나무랄 데 없이 좋다. 하보은의 연주는 클라리넷이라는 악기가 가진 장점인 짧은 구간에도 다양한 음색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살리고 있다. 또한 그러한 점이 피아노가 아닌 클라리넷으로 연주되는 무언가에 특별한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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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8월호 - 5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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