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o Serblin Accordo Essence
상태바
Franco Serblin Accordo Essence
  • 김문부 기자
  • 승인 2020.07.09 13:23
  • 2020년 07월호 (576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부신 아름다움과 놀라운 음악성에 열광하다

아름답다. 다른 일반적인 스피커들과 같이 놓고 보면 애처로울 정도로, 그 미모가 뛰어나다. 소위 말하는, 듣지 않아도 좋은 소리가 날 것 같다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 곡선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새로운 악기를 스피커로 만든다면 아마 이런 모양이 아닐까,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유려한 대형 목재 악기가 눈앞에 놓여 있다. 이탈리아 제품 특유의 우아함과 세련미는 괜스레 인클로저에 자꾸만 손을 대게 만든다. 그야말로 이탈리아 장인이 오랜 시간 정성 들였다고 확신할 수 있는 유려한 마감, 다른 스피커 제조사에서는 쉽게 흉내 낼 수조차 없는 핸드 크래프트의 진수는 이들만의 아이덴티티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로 언제나 거론되는 곳, 바로 프랑코 셀브린(Franco Serblin)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디오 애호가라면 아직까지도 스피커 제작자 프랑코 셀브린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역시 소누스 파베르 시절 보여주던 셀브린 특유의 미적 센스와 독특한 설계 이념은 그야말로 다른 브랜드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새로운 브랜드, 프랑코 셀브린을 창립하면서 더욱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뽐냈는데, 바로 명작 크테마와 아코르도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비록 2013년 세상을 떠났지만, 프랑코 셀브린이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그의 유산을 이어 받아 최고의 디자인과 고품격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 역시 셀브린의 색깔이 잘 드러난 스피커이다. 이름부터 프랑코 셀브린의 염원을 계승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바로 프랑코 셀브린의 신작, 아코르도 에센스(Accordo Essence)이다.

아코르도를 처음 접했을 때,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북셀프 스피커가 또 있을까 생각했는데, 벌써 그때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프랑코 셀브린의 마지막 유작이라고 이야기하던 리그네아(Lignea)가 출시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아코르도의 설계 이념을 그대로 이어받은 아코르도의 톨보이 버전, 아코르도 에센스가 완성된 것인데, 아코르도 특유의 아름다움과 사운드가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이전 아코르도가 북셀프로서 완벽한 디자인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톨보이 사이즈로 변한 아코르도는 상상조차 되지 않았는데, 실제 완성작을 보니 또 한 번 감탄할 수밖에 없게 한다. 보면 볼수록 원작이 사실 톨보이 제품이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로, 디자인적인 완성도가 굉장히 뛰어나다. 아코르도를 그대로 아래 부분까지 늘린 형상이지만, 전작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톨보이 자체로서의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준다. 프랑코 셀브린의 스케치를 바탕으로, 그의 설계 이념을 훼손하지 않은 채 공들여 작업한 것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상하좌우 모든 면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보는 각에 따라 모두 다르게 보인다. 특히 정면에서 보면 그대로 토인이 이루어진 모습인데, 사진으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입체적인 스피커 디자인이 이채롭다.

유닛 구성은 3웨이 3스피커로 마무리되었다. 기존 2.9cm 트위터와 15cm 미드·우퍼에서 18cm의 우퍼가 추가된 모습이다. 유닛은 모두 프랑코 셀브린이 즐겨 사용해오던 것으로, 특유의 아름다운 음색과 유려함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주파수 응답은 35Hz-22kHz로 놀라운 수준이며, 감도는 88dB로 매칭에 부담 없는 수준이다. 실제 최소 앰프 출력을 20W로 스펙상 나타내고 있는데, 진공관 앰프와 매칭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외관에서 전해지는 아름다움이 소리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막연히 아름답다는 정도가 아니라, 하이엔드 스피커가 들려주어야 할 모든 극적 요소들이 이 새로운 스피커에 담겨 있다. 여름의 뜨거움에 직면한 계절이지만, 봄의 풋풋함과 싱그러움을 다시금 상기하게 만들 정도로, 아코르도 에센스가 들려주는 깨끗한 사운드에 흠뻑 빠져 들었다. 고음의 아름다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청량하고 윤기 있는 음색은 굉장한 중독성을 만들어낸다. 중음의 질감은 특히나 매력적인데, 어떤 음이 가장 실제에 가까운지 알게 하는 완벽한 사운드이다. 이전 아코르도에서도 느꼈지만, 15cm 미드·우퍼는 굉장히 큰 역할을 해낸다는 생각. 실제 악기로 만든 스피커가 있다면, 바로 이런 사운드가 흘러나오지 않을까 생각되는 완성도 높은 음이 음악 듣는 시간을 결코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 자연스러움은 특히나 놀라운데, 악기 본연의 사운드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덕분에 악기 편성이 강조된 음원을 중심으로 들었는데, 실제 무대를 방불케 하는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스테이지에 시종일관 감탄했다. 시청하는 내내 미술관의 고급 예술품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는데, 최고의 하이엔드 사운드까지 더해지니 더욱 큰 감동이 밀려왔다. 아코르도의 톨보이 프로젝트는 상상도 못하는 것이었지만, 이토록 완성도 높게 결과물을 내놓을지는 더욱 몰랐다. 프랑코 셀브린과 아코르도의 이름을 알릴 또 하나의 걸작이 탄생했다.


가격 1,95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35Hz-22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크기(WHD) 23×110×43cm
무게 30kg

57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0년 07월호 - 576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