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ue Audio Sphinx 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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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ue Audio Sphinx V3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07.09 13:08
  • 2020년 07월호 (57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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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애호가 입장으로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주다

그간 여러 메이커를 방문하면서 느낀 점 하나. 과연 수억대의 앰프나 스피커를 만드는 분들은 집에서 어떤 제품을 쓸까? 대부분 그런 제품을 소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만든 제품과 자기 자신 사이에 일종의 괴리가 생기고, 소외가 생길 수 있다. 어차피 내가 쓸 수 없는 제품. 그러므로 직업적으로만 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그 오디오(Rogue Audio)는 생각이 다르다. 우리가 직접 쓴다고 생각하고 만든다.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와 같다. 따라서 가성비가 중요하고, 내구성, 음질 등 모든 면에서 만전을 기하게 된다. 당연하다.

사실 로그 오디오는 미주 지역에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CES, 록키 마운틴 쇼 등에서 이 회사의 오너이자 설계자인 마크 오브라이언 씨를 자주 만났고, 그의 제품 철학과 사운드 퀄러티 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주로 진공관 앰프를 만들었는데,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에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었다.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못하다가, 이번에 아주 저렴한 제품으로 찾아왔다. 그 리뷰를 담당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무척 기쁘다.

로그 오디오의 강점은 무엇보다 음악적이라는 점이다. 그간 들어본 몇몇 제품 모두 풍부한 음악성을 자랑하고 있었다. 또 어떻게든 스피커를 구동시킨다. 앰프의 기본 중의 기본이 바로 구동력이 아닌가? 그렇다고 무작정 대출력만 추구하지 않고, 매우 적절한 수준에서 컨트롤하고 있다.

이번에 만난 스핑크스(Sphinx) V3은 가성비를 논할 때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제품이다. 또 진공관 앰프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발전시켜, 일종의 하이브리드 방식을 구현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프리단에는 진공관, 증폭단에는 클래스D 타입을 결합한 것이다. 놀랍게도 전원부는 순수한 리니어 파워. 이쯤 되면 앰프의 백과사전이다. 정말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가 투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주로 분리형 진공관 앰프를 대하다가, 이런 인티앰프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는데, 음을 듣고 또 한 번 놀랐다. 과연 로그 오디오다운 음이다.

본 기의 전면은 알루미늄 패널로 정리되어 있다. 블랙과 실버 두 가지 컬러 옵션이 제공된다. 맨 왼편에 보이는 헤드폰 단자는 그냥 액세서리가 아니다. MOSFET 소자를 이용해서 대부분의 헤드폰을 재생할 수 있도록 공들여 만들었다. 중간에 보이는 실렉터 단은, 긴 바를 이용해서 뒤편의 입력단과 다이렉트로 결합되고 있다. 정말 빠른 신호 경로를 구축한 셈이다. 라인단 3개는 12AU7로 구성된 프리단으로 연결되고, 포노단도 상당히 공들여 만들었다. MM과 MC 모두에 대응하는 부분이 무척 고무적이다.

한편 뒤쪽을 보면 출력단이 있는 게 흥미롭다. 볼륨 또한 고정식과 가변형으로 나눴다. 여기에 서브우퍼를 더하면 되는 콘셉트인데, 액티브뿐 아니라 패시브 타입도 걸 수 있다. 기존의 2채널에다가 서브우퍼를 결합해서 대편성 음악이나 홈시어터 등의 재생에 유리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사실 요즘 추세는 인티앰프에 DAC나 스트리머 등을 더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가격이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다. 차라리 이렇게 기본기가 탄탄한 인티앰프를 기본으로 해서, DAC가 달린 스트리머나 다른 디지털 기기를 더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또 채널당 8Ω에 100W라는 스펙은 어지간한 스피커는 대부분 커버한다. 별도로 저역을 보강할 수 있는 옵션도 있고, 포노단과 헤드폰을 쓸 수 있다는 점도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무엇보다도 음질. 사반세기에 걸친 내력을 자랑하는 메이커다운 내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소스기는 소울 노트의 S-3, 스피커는 오디오솔루션의 피가로 M을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하이페츠 연주,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웅장하게 오케스트라가 등장하는 가운데, 포실하고, 고품위한 질감이 포착된다. 꽤 큰 스피커지만 충분히 구동한다. 스피드가 발군이고, 음색도 자연스럽다. 왜 굳이 진공관을 프리단에 넣었는지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다. 외관은 평범하지만, 그 내용은 비범하다.

츠요시 야마모토 트리오가 연주하는 ‘Autumn in Seattle’. 정말 가랑비가 촉촉이 내리는 시애틀의 거리를 걷는 듯하다. 달콤하고, 노스탤직한 피아노의 음색이 마음을 바로 사로잡는다. 시정이 풍부하고, 에스프리가 느껴진다. 자연스럽게 깔리는 더블 베이스와 브러시로 연주하는 드럼. 정말 본 매칭을 위해 준비된 곡이라고나 할까?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마지막으로 잉거 마리의 ‘Crying in the Rain’. 정말 내공 만점의 여가수다. 공간을 가득 채우는 다양한 악기들이 일목요연하게 펼쳐지고, 중앙에 우뚝 선 그녀의 존재감이 강력하다. 원곡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전혀 다른 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중간중간 터져나오는 트럼펫의 마력적인 음색이 어우러져 환각적이고, 신비적인 느낌을 안겨준다. 녹음 당시 의도했던 여러 요소들이 한껏 발휘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단하다고밖에.


가격 300만원(리모컨 옵션 포함)
실효 출력 100W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아날로그 출력 RCA×1(Fixed), RCA×1(Var)
주파수 응답 20Hz-20kHz
THD 0.1% 이하
댐핑 팩터 1000 이상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39.9×12.7×43.1cm
무게 11.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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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7월호 - 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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