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 Cello Sona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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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n Cello Sonatas
  • 이익상
  • 승인 2020.07.08 14:07
  • 2020년 07월호 (57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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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영(첼로)
나탈리아 밀슈타인(피아노)
S80497C/80358118497
녹음 ★★★★★
연주 ★★★★★

첼리스트 임희영이 그녀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첫 앨범인 프랑스 협주곡집(지휘 스콧 유 &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이어 이번에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확연한 대비를 이루면서 러시아를 대표하는 라흐마니노프와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와 소품을 선곡했다.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1악장의 도입부만큼 비밀스런 감정을 자아내는 곡도 드물 것인데, 읊조리는 듯한 임희영의 연주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이후에 전개될 길고 긴 이야기가 기대되고 집중할 수밖에 없다.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율로 유명한 안단테 악장에서 피아노와 주고받는 대화가 우아하다. 전반적으로 활기찬 알레그로 악장인 4악장은 초연 이후 추가된 비바체 코다 덕분에 힘찬 마무리가 인상적이지만, 심금을 울리는 낭만적인 칸타빌레 주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이어지는 프로코피에프의 첼로 소나타는 위대한 첼리스트인 로스트로포비치에게 영감을 받아 작곡된 곡으로 유명한 곡이다. 곡 전반을 통해 스탈린 정권 하에 불안한 개인의 안위를 암시하듯 낮고 짙은 어두움을 표현한 1악장과 이에 대비되는 경쾌한 2악장, 그리고 기교적이면서도 화려한 3악장을 관통하는 임희영의 진중한 해석을 엿볼 수 있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자신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때문에 연주하기를 즐겨 한다는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는 러시안 정서로 가득한 이번 음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으로 안성맞춤이다. 언제나 정확하고 과장 없이 담백한 임희영의 연주는 곡이 지닌 서사와 애절한 감정을 배가시킨다. 오랜 기간 함께 한 1714년산 과르네리 첼로의 더욱 두터워진 음색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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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7월호 - 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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