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NOTE S-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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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NOTE S-3
  • 차호영
  • 승인 2020.06.09 15:06
  • 2020년 06월호 (57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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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울리는 테크놀로지의 결정체

일본의 중견 오디오 업체 소울노트에서 자사의 모든 오디오 기술을 집약시킨 SACD 플레이어 겸 DAC인 S-3을 출시했다. 2006년에 설립된 소울노트는 그 역사가 비록 짧아 보이지만 설립자 겸 현재 오너인 나카자와 노리나가는 80년대 초부터 마란츠와 모회사 필립스에서 오디오를 제작했으며, 당시 명기 반열에 오른 필립스의 LHH 시리즈와 마란츠 최초의 CDP인 CD63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가 제작한 CD 플레이어 LHH100은 액정이 달린 A4 용지 정도의 초대형 리모컨을 포함하고 있으며 풀 밸런스에 CD 트랜스포트와 DAC가 분리된 모델인데, 당시에 뛰어난 음질과 디자인으로 스튜더의 CD 플레이어에 비견되었다. 나카자와가 D&M Professional(데논과 마란츠 프로페셔널의 합병사)에서 마란츠 팀을 이끌고 독립해 설립한 CSR의 자회사가 소울노트이다.

소울노트 사의 제품 라인은 1, 2, 3 시리즈로 나뉘는데, S-3은 최고 등급인 3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이며 동사의 모든 제품을 통틀어 가장 비싸고 자사의 모든 기술을 구현한 모델이다. 454×170×393mm(WHD)의 크기와 27kg의 무게를 가진 S-3은 한눈에 봐도 플래그십의 풍모를 가지고 있으며, 소울노트의 패밀리룩인 방열판 디자인을 단순화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전면 패널에는 입력 선택을 비롯해 NOS, FIR 모드 전환과 위상 반전, 로우 패스 필터 작동 등 기능 대부분을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와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및 LED가 있어 디자인을 위해 기능을 희생한 느낌은 없다. 뒷면에는 아날로그 출력 5.6Vrms의 XLR, 2.8Vrms의 RCA가 1조씩 있고, 디지털 출력은 없으며 ZERO LINK, AES/EBU, 코액셜, 2조의 USB, 외부 클록 입력 단자가 있다. 그리고 자사 오디오 랙과 같은 재질의 방진용 보드가 스파이크와 함께 기본으로 제공된다.

소울노트 사의 제품을 보면 나카자와가 몸담았던 마란츠와 같이 하이엔드보다는 실용적인 제품을 만드는 업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모회사인 CSR 역시 업무용 무전기와 노래방용 음향 기기 등을 생산한다. 하지만 소울노트 제품에 구현된 기술과 제품의 만듦새는 예사롭지 않다. 현재 시판되는 동사의 앰프는 분리형도 아니지만 트랜지스터 앰프 제작 방식으로는 다소 극단적으로 여겨지는 무귀환(Non-NFB) 증폭을 적용했으며, 이는 나카자와가 필립스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무귀환 CD 플레이어 LHH 800R, 파워 앰프 LHH A700, 그리고 마란츠 프로페셔널의 파워 앰프 PA02 등 호평을 받은 무귀환 방식 제품들과 궤를 같이한다.

S-3의 아날로그 회로에도 역시 새롭게 개발한 무귀환 회로인 ‘Type-R Circuit’을 적용했는데, 이는 4개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와 8개의 저항으로 구성된 디스크리트 회로다. 전원부 역시 필터 콘덴서에 의한 무귀환 전원을 적용했다.

좌우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용으로 분리된 2개의 대형 전원 트랜스는 케이스의 측면 벽에 설치되었는데, 각각의 트랜스는 알루미늄 베이스에 장착되고, 베이스의 1점 스파이크를 이용해 트랜스의 진동을 배출한다. 그리고 트랜스 베이스는 3점 티타늄 스페이서를 통해 띄워서 장착된다.

S-3은 DAC 칩으로 최신 ES9038PRO를 채널당 2개씩 총 4개 사용하며, USB B 입력에서 PCM 768kHz, DSD 512, 코액셜에서 PCM 192kHz, DSD 64까지 지원한다. 또한 45fs의 낮은 지터 성능을 가지고 있는 TI 사의 LMX2594를 DDS(Direct Digital Synthesis) 클록으로 사용하며, 외부 클록도 연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DVI 형식의 I2S 입력용 제로 링크(ZERO LINK) 단자를 탑재했고, 이 외에 PCM 데이터를 재생할 때 NOS(Non-Oversampling) 모드를 적용해 인위적인 연산에 의한 왜곡이나 디지털 필터 적용으로 인해 임펄스 응답에서 원래 파형의 앞뒤로 발생할 수 있는 에코 발생 가능성을 차단했다. SACD 메커니즘은 D&M의 제품이고, 메커니즘이 장착된 알루미늄 베이스는 1점 스파이크를 통해 케이스에 접지되어 진동을 차단한다. 디지털 파트를 제외한 전원과 아날로그 신호에 사용된 선재는 자사에서 판매 중인 발포 테플론 코팅 구리 단선이다.

청음에는 mbl 노블 라인 N51 인티앰프와 B&W 802 D3을 사용했다. 소리의 특징은 정확한 위상과 투명하면서도 많은 정보량에 의한 높은 밀도, 그리고 중음의 두께였다. 넓은 스피커 세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보컬 곡에서 한가운데 맺히는 보컬의 위상은 마치 북셀프 스피커를 가깝게 듣는 것 같이 힘이 있고 선명했다. 저스틴 비버의 ‘Habitual’ 같은 요즘 사운드의 곡은 정중앙 보컬을 기준으로 더욱더 넓게 펼쳐졌으며 리 릿나워 라이브 음반의 ‘Night Rhythm’은 단단한 베이스의 저음과 선명하고 감칠맛 나는 기타 음색, 듣기 좋게 귀를 자극하지만 전혀 산만하지 않은 심벌의 고음 등이 감상의 즐거움을 더해줬다. 핑크 플로이드의 ‘Speak to Me’는 SACD가 아닌 일반 CD이었는데, 이 재생에서도 처음 듣는 공간의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중음의 밀도가 높은 탓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은 역시 클래식이었다. 조성진의 쇼팽 ‘녹턴’은 마치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긴장감과 함께 무대를 가득 채우는 소리를 들려주었고, 헨델 오페라 ‘Serse’ 중 오보에 음색은 마치 사람의 목소리 같은 착각을 불러올 정도로 울림이 풍부하게 느껴졌다. 전체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마크 레빈슨보다 더 마크 레빈슨 같은 사운드를 내는 기기라고 할 수 있겠다.


가격 1,600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USB B×2, Zero Link×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특성 2Hz-150kHz(+0, -1dB)
출력 레벨 2.8V(RCA), 5.6V(XLR)
S/N비 110dB
THD 0.008%
크기(WHD) 45.4×17×39.3cm
무게 2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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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6월호 - 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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