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 Yoshino EAR 912 · EAR 509 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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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 Yoshino EAR 912 · EAR 509 MK2
  • 김남
  • 승인 2020.06.09 14:49
  • 2020년 06월호 (57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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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 앰프의 명인이 완성한 감동적인 무대

EAR은 반세기 동안 여러 제품들을 생산했는데, 그 세계적 명성을 있게 한 제품이 파워 앰프 509, 861이다. 지금은 인티앰프를 비롯해 다채로운 제품군이 있으며 시청기는 프리앰프, 파워 앰프 매칭으로 현재 동사의 플래그십 모델 급.

다분히 고전적인 스타일의 프리앰프는 수준 높은 포노 앰프를 내장한 기종으로, MM은 물론 MC단도 포함되어 있다. 이미 EAR은 834P 포노 앰프로 이 시장에서 가히 쌍벽을 이룰 제품이 없다 라고 할 만큼 명성을 누려 온 터인데, 이제 포노 앰프를 포함한 본격 프리앰프 제품이 선을 보인 것이다.

PCC88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진공관이 포노단에 3개, 라인단에 2개 배치되어 있다. 이 진공관은 7DJ8 관과 히터 전압도 별 차이 없어 호환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리가 다소 낫다는 평가가 있어서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프리앰프는 노란 불빛의 VU 미터를 비롯해 스튜디오용 랙 마운트와 핸들 같은 것이 인상적이며, 밸런스 단자도 충분히 갖춰 밸런스 입력이 2조, RCA 입력 3조, 테이프 입·출력 1조, 거기에 포노 입력도 2조나 마련되어 있다.

파워 앰프 509 MK2는 EAR의 509 파워 앰프의 2세대 버전이다. 오리지널이 발매된 1970년대 말 이후 25주년을 기념해 2000년대 초에 발매된 25주년 애니버서리 에디션을 다시 버전업한 모델이다.

EAR 509는 스튜디오에서 녹음 및 마스터링용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도 유명하고, 제작자의 처녀작이자 대표작으로 꼽히며 40여 년이 훌쩍 넘도록 거의 바뀌지 않고 원형 그대로 살아 있는 전설 같은 기종인 것이다. 이런 사실은 EAR 509의 기기 완성도가 완벽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본에 비해 달라진 점은 전면 패널에 Esoteric Audio Research의 이니셜인 EAR과 de Paravicini의 dP, 그리고 Yoshino의 S를 조합해 각인하고, 트랜스포머와 커패시터에 크롬 도금 커버를 씌우는 등의 일부 개정이다. 내부 내용은 거의 달라진 바가 없다. 그만큼 자부심을 가진 제작자의 간판 제품이라는 데 경외심을 갖게 하는 명기이다.

조그마한 체구임에도 당당하게 100W의 출력이며, 소리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종래 우리가 추상적으로 기대하고 있던 ‘진공관다운 소리’에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가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진공관인지 TR 앰프인지 알아채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중평.

파라비치니는 음향 기기는 자기 색깔을 내세우지 않아야 하며 들어간 소리가 그대로 나와야 한다는 자신의 설계 철학을 오디오 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럭스만에 재직할 때도 일본인들의 3극관에 대한 무조건적인 편애를 비판했으며, 진공관의 따듯한 소리라는 것의 실체는 잘려나간 듯한 고음역대와 부풀려진 베이스로 인한 불안정한 저음, 그리고 좋지 않은 트랜스포머의 영향과 높은 임피던스 때문에 생기는 가식적인 소리라고 단언, 한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진공관 앰프를 만들어 온 것은 트랜지스터로 회로를 구성하면 속도, 과부하 능력, 그리고 열에 견디는 견고성에서 진공관에 비해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

이 파워 앰프는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모두 쳐낸 심플한 구성인데, 초단에는 2개의 12AX7, 드라이브관으로는 1개의 6AQ8, 출력관은 PL509 2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PL509는 이제는 사라져 버린 TV 브라운관에 사용되었던 전자빔 편향을 제어하는 진공관인데, 트랜지스터보다 음성 신호가 빠르며 과거 TV 산업의 주요한 부품이었기 때문에 구하기 쉽고 내구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증폭의 선형성이 매우 좋은 특성을 가진 진공관이기 때문에 사용했다고 한다. 사실 종래의 출력관들에 대한 과감한 도전인 것 같다.

이 앰프의 고품질의 트랜스포머는 직접 생산하며, 10년 이상 숙련된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앰프 뒷면에 게인 컨트롤 노브가 있고, 진공관과 커패시터 커버 사이에 2개의 LED를 배치해 진공관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으며, 그 옆에 있는 바이어스 조절 장치를 돌려 2개의 LED 불빛의 밝기가 같아지도록 조정해 최적의 바이어스 상태로 맞출 수 있다.

이 프리·파워 앰프와 하베스 모니터 30.1과 매칭. 진공관 앰프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청결함이 특징인데, 곧이어 미려, 요염, 그윽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이 도도하게 밀려온다. 감동적이다. 종래 진공관 사운드와는 한 획을 그으면서도 한없는 동경의 물결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쾌감을 느낀다. 새삼 팀 드 파라비치니의 명성을 곰곰이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 명기다.


EAR 509 MK2
가격 1,890만원   실효 출력 100W   주파수 응답 3Hz-30kHz(+0, -1dB)   IMD 0.2% 이하   댐핑 팩터 20   S/N비 96dB   입력 임피던스 25㏀   크기(WHD) 25.4×15×30cm   무게 15.3kg

EAR 912
가격 1,550만원   사용 진공관 PCC88(7DJ8)×5   S/N비 90dB, 68dB(Phono)   디스토션 0.1% 이상   MC 임피던스 40Ω, 12Ω, 6Ω, 3Ω   MM 임피던스 47Ω   RIAA Accuracy 0.2dB, 30Hz-20kHz   크기(WHD) 49×13.5×27cm   무게 1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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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6월호 - 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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