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 Canto Black EX D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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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 Canto Black EX DAC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04.12 04:46
  • 2020년 04월호 (57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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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칸토를 기억하게 하는 빼어난 엔지니어링의 승리

벨칸토(Bel Canto)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정식으로 리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좀 의아하기는 하다. 그렇다고 이 회사가 신생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1991년에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만들어진 만큼, 약 30년의 연혁을 자랑한다. 그간 많은 상도 받고, 평가도 좋은 메이커에 속한다.

창업자이자 메인 디자이너인 존 스트론저(John Stronczer) 씨로 말하면, 원래 시그널 전송 관련 일을 한 전형적인 엔지니어다. 워낙 음악을 좋아해서 직접 오디오 회사를 차린 경우에 속한다. 대게 이런 회사들은 마케팅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다. 그냥 제품이 좋으면 사라, 정도에서 그친다. 그래서 나와의 인연도 이제 시작된 듯하다.

이번에 만난 제품의 풀 네임이 좀 길다. ‘Black EX DAC/Control Preamplifier’라는 긴 이름을 갖고 있다. 그냥 줄여서 블랙 EX DAC라 하겠다. 동사는 현재 4개의 라인업을 운용하고 있는데, 블랙 EX는 상위급에 속한다. 본 기가 DAC와 프리앰프를 겸하는 관계로, 이와 매칭되는 파워 앰프와 인티앰프 등 총 세 종이 라인업되어 있다.

본 기는 크게 세 가지 입력 계통을 갖고 있다. 첫 번째가 DAC에 관련된 디지털 입력이고, 두 번째가 아날로그 관련 라인 입력이며, 마지막으로 포노단이 있다. 그중 디지털과 포노단에 관련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겠다.

벨 칸토는 남들과 차별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서 빼어난 음악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 면모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DAC에 대한 부분이다. 그 핵심은 HDR-Ⅱ 코어와 AMiP 멀티 입력 프로세서의 결합 방식이다. 무척이나 복잡한 기술이지만, 여기서는 간단하게 소개만 하겠다.

우선 HDR-Ⅱ 코어로 말하면,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다. 무려 20여 년간 갈고닦아서, 그 결과물이 놀랍다. 이를 통해 다이내믹 레인지가 신장하고, 아날로그단의 디자인이 더 정교 치밀해진다. 실제로 본 기의 다이내믹 레인지는 무려 127dB나 한다. 이 부분이 높다는 것은 영상으로 비교하면 HD와 4K의 차이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울트라 HD급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AMiP의 경우, 입력된 모든 신호를 처리하기 위해 무려 여섯 개의 프로세서를 동원하고 있다. 32비트 사양의 ARM을 써서, 타임을 최적화하고, 업샘플링을 정확하게 실시하며, 포노단의 임피던스도 조정한다. 라인단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확장시키는 일도 하고 있다.

이런 플랫폼을 바탕으로, NAS라든가, 스트리밍 신호 대부분에 대응한다. 즉, PCM뿐 아니라, MQA, DSD 등을 모두 처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입력단을 제공하고 있다. S/PDIF, AES/EBU, Toslink 등이 그것이다. 모두 24비트/192kHz로 작동한다. USB B는 PCM 24비트/348kHz, DSD 128(DoP), MQA를 지원한다.

한편 포노단을 보면, 어떤 형태의 카트리지에도 모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MM과 MC뿐 아니라, 같은 MC라도 임피던스가 다른 것을 모두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카트리지의 선택에 있어서 자유도가 넓다. 또 출력단을 보면, 양질의 헤드폰 단자가 제공되는 것이 믿음직스럽고, 별도의 서브우퍼 출력단도 제공한다. 홈시어터를 간략하게 꾸밀 경우, 매우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본격적인 시청으로 첫 곡은 미하엘 잔데를링 지휘의 베토벤 교향곡 3번 1악장. 최신 녹음답게 투명도와 해상도가 우선 눈에 띈다. 하지만 너무 차갑거나 딱딱하지 않고, 유연하면서 질감이 풍부하다. 잘 튜닝된 아날로그 음과도 통한다. 확실히 실력 있는 회사라는 인상이다. 다이내믹스도 뛰어나고, 각 악기의 음색도 고급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이런 실력파 메이커가 이제야 우리에게 소개되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다.

이어서 니키 패럿의 ‘Moon River’. 니키는 재즈 싱어이긴 하지만 또한 베이스 주자이기도 하다. 즉, 베이스를 연주하면서 노래한다. 따라서 약간 서투르거나 거친 맛도 있지만, 대신 활력이 넘친다. 그냥 예쁘게만 노래하지 않고, 빼어난 연주 실력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승부하고 있다. 그런 기백이 잘 살아 있다. 거친 부분도 일부러 다듬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더 음악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존 레전드의 ‘Penthouse Floor’. 기본적으로 록을 바탕으로 하지만, 랩을 비롯한 요즘의 유행도 적극적으로 포섭하고 있다. 그래서 매우 유니크하며 또 재미있다. 특히, 다양한 이펙트를 구사하는 대목에서 매우 음악적인 솔루션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신선하면서 활력이 넘치는 음악을 듣자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앞으로 꽤 주목받을 제품이라 하겠다.


가격 2,014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1, Coaxial×1, USB B×1, USB A×1, Ethernet×1
아날로그 입력 RCA×2, Phono×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다이내믹 레인지 127dB
THD+N 0.001% 이하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5.1×8.9×39.4cm
무게 1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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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4월호 - 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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