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audio MOON 390 · 33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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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audio MOON 390 · 330A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04.12 02:50
  • 2020년 04월호 (57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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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 시대에 걸맞은 고품격 조합

하얀 벽과 천장. 밝은 톤의 목재로 마무리된 바닥. 모든 가구는 흰색이나 나무색으로 통일. 먼지 하나 발견할 수 없는 깔끔하고, 어딘지 모르게 빈 공간. 정말 요즘 미니멀리즘이 대세고, 유행처럼 물건 버리기가 번지고 있다. 이런 미니멀리즘을 과연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장기간의 불황이 낳은 풍속도일까 아니면 후기 산업 사회의 자기 성찰일까?

아무튼 그동안 뭔가를 채워서 만족을 얻었다고 하면, 이제는 뭔가를 비워가면서 해방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선의 철학과 통하는 부분도 있다. 나 역시 이런 부분에 동감해서 정말 쓸데없는 물건들을 많이 치웠다. 약 600권의 서적과 1천장이 넘는 CD가 정리되었는데, 그럼에도 아직도 소유한 양이 꽤 된다. 그간 얼마나 많은 시간과 경비를 책과 음반 구매에 바쳤는지 후회도 된다.

하지만 아무리 미니멀하게 공간을 정리한다고 해도, 심지어 책과 음반을 다 치워버린다고 해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오디오다. 책이야 전자북으로, 음반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하지만, 오디오는 절대 불가다. 그렇다고 양질의 올인원으로 타협할 수도 없다. 요즘은 정말 꽤 좋은 제품이 많다. 만일 원룸 정도로 콤팩트하게 공간을 줄인다면, 올인원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은 맞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하지만 복잡한 컴포넌트는 싫다. 하이엔드 클래스를 유지하면서, 간편하게 시스템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이번에 심오디오(Simaudio)의 문(MOON) 390과 330A 세트를 만나면서 쾌재를 불렀다. 본격적인 분리형 시스템이면서 다기능을 보유하고 있고, 사이즈가 작으면서 상당한 퀄러티를 확보하고 있다. 그간 쌓아올린 심오디오의 명성을 생각하면, 요즘과 같은 시기에 적절하게 등장한 시스템인 것이다.

우선 390을 보면, 기본적으로 다기능이지만, 그 각각의 기능이 무척 레벨이 높다. 단품으로 만든 하이엔드 제품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일단 5개의 기능이 제공된다. 네트워크 플레이어, DAC, 프리앰프, 포노 앰프, 그리고 헤드폰 앰프. 그런데 DAC는 380D, 프리앰프는 350P에서 각각 이양된 기술이 투입되고 있다. 본 기에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서 스트리밍 모듈은 이미 심오디오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MiND(MOON intelligent Network Device)의 최신 버전인 2가 투입되었다. 이것은 현존하는 파일 대부분을 읽어낸다. PCM뿐 아니라 DSD, MQA 등 모두 가능하다. 또 USB 입력단도 있어서 이를 통해 들어온 신호도 처리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본격적인 하이 레졸루션 뮤직 서비스도 처리한다. 이를테면 TIDAL Masters, Qobuz Sublime+, Deezer Hi-Fi 등을 다 커버한다. 한편 PCM은 32비트/384kHz까지, DSD는 256까지 가능하다. MQA도 정식 인증을 받았고, 룬 레디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블루투스도 고음질 apt-X 코덱을 지원한다. 한편 DAC에는 정평 있는 ESS DAC Pro 칩셋이 쓰여서 빼어난 성능을 확보하고 있다.

330A는 동사의 플래그십 모노블록 파워 앰프 400M을 스테레오 기로 만든 제품이다. 그만큼 성능이나 퀄러티를 보장할 수 있는 모델이다. 출력은 8Ω에 125W. 4Ω에는 정확히 그 두 배인 250W를 낸다. 가정용으로 충분한 스펙이다. 또 5W까지는 클래스A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음질상의 이점도 많다고 하겠다. 출력단에 문 바이폴라 TR을 쓰고 있는 바, 저역 특성이 매우 빼어나다. 거기에 차고 넘칠 정도로 넉넉한 전원부를 투입하고 있는 바, 가히 하이엔드 파워 앰프의 정석을 모두 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첫 곡은 파보 예르비 지휘의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을 생각나게 하는 악장이다. 투명하고, 개운한 음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쓸데없이 힘을 과시하지 않고, 적절하게 스피커를 핸들링하는 대목이 특필할 만하다. 확실히 내공이 깊은 음이다.

이어서 백건우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찬찬히 진격해오는 오케스트라의 우아한 움직임 속에 영롱하게 피아노가 빛을 발한다. 노대가의 여유가 느껴지는 프레이징은 듣는 이를 매혹적으로 끌어당긴다. 전혀 스트레스가 없는, 자연스럽고 매끈한 연주는 릴렉스한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한때 지겹도록 들었던 곡인데, 이번에 정색을 하고 다시 들으니 묘한 감동이 밀려온다. 어떤 면에서 시간은 특정한 이벤트나 곡을 신화로 만드는 모양이다. 혹 휘트니의 불행한 결말이 그런 매직을 가능하게 한 것일까? 이상하게도 처연하고 또 슬프다. 그런 분위기를 정말 아름답게 묘사하는 이 콤팩트한 세트는 미니멀리즘 시대에 걸맞은 콘셉트로 만들어진 하이엔드 제품이라 하겠다.


MOON 330A
가격 550만원   실효 출력 125W(8Ω), 250W(4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10Hz-125kHz(+0, -3dB)   THD 0.02%(1W), 0.05%(125W)   입력 감도 800mV   입력 임피던스 47500Ω   게인 31dB   S/N비 100dB   크기(WHD) 42.9×8.9×35.6cm   무게 15kg(Ship)

MOON 390
가격 695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1, Coaxial×1, USB B×1, USB A×1, Network×2   HDMI 입출력 4/1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Phono×1   아날로그 출력 RCA×1(Fix), RCA×1(Variable), XLR×1(Variable)   주파수 응답 10Hz-200kHz(-0.5dB/-3dB)   S/N비 125dB   THD+N 0.0004%   입력 임피던스 22㏀   출력 임피던스 50Ω   크로스토크 -116dB    최대 게인 10dB    네트워크 지원    블루투스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룬 레디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600Ω/100mW, 300Ω/200mW, 50Ω/0.8W)    크기(WHD) 42.9×8.9×33.3cm   무게 10kg(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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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4월호 - 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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