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k Audio Legend L600 · Legend L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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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k Audio Legend L600 · Legend L20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02.12 15:00
  • 2020년 02월호 (57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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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진가를 발휘하는 폴크 오디오의 저력

북미 지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시장 점유율도 상당하지만, 국내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브랜드가 여럿 있다. 거기엔 폴크 오디오(Polk Audio)도 속하는데, 사실 꽤 긴 역사를 갖고 있는 브랜드로, 무려 45년이 넘는다. 창업자는 놀랍게도 물리학자다. 당시 스피커의 기술에 불만이 많았단다. 파워 핸들링이 높고, 다양한 쓰임새를 가지며, 음질 또한 훌륭한 제품이 그의 목표였다. 스피커 캐비닛을 전문으로 만드는 친구와 의기투합, 야심 차게 창업했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덕분에 모델 10부터 시작된 긴 여정은 SRT라는 이정표와 같은 제품도 런칭하면서, 점차 많은 애호가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다 이번에 레전드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국내 상륙이 이뤄졌다.

사실 예전에 동사의 제품을 두어 개 써본 적이 있다. 일단 가격이 착했고, 덩치도 꽤 컸다. 제대로 틀면 좁은 아파트 거실 바닥이 요동칠 정도였다. 대형기에 필적하는 파워와 스케일은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레전드 시리즈는, 그런 머슬형 티피컬 아메리칸 스피커와는 다르다. 신기술과 신소재로 잘 다듬어지고, 사이즈도 우리네 주거 환경과 어울리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스펙을 자세히 보면, 저역 핸들링 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역시 동사의 제품 철학이나 DNA는 여기서도 엄연히 살아 있는 것이다.

레전드 시리즈에 포함된 제품은 총 여섯 종이다. 여기서 센터 및 하이트 모듈을 제외하면 네 종이 남는다. 그중 북셀프가 둘, 톨보이가 둘로 사이좋게 나뉜다. 전자에는 L100과 L200이 있고, 후자에는 L600과 L800이 있다. 이 중 L200과 L600을 이번에 만났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나갈 것은, 바로 1인치 구경의 트위터다. 링 라디에이터 방식으로 설계되었는데, 하이트 모듈을 뺀 나머지 다섯 종에 똑같이 투입되어 있다. 대략 2kHz에서 50kHz까지 커버할 정도로 광대역을 자랑한다. 1인치 구경인데도 이런 성능을 보인다는 것은, 아무튼 상당히 고무적이다. 쉽게 말해서, 트위터와 슈퍼 트위터를 합한 셈이다. 본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스피커의 모든 요소를 다시 점검하고, 수많은 개량과 혁신을 이룩했다고 하는데, 이 트위터 하나만 봐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한편 미드레인지를 보면, 진동판 중간중간이 툭 튀어 나왔다. 마치 혹이 여럿 난 것 같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공진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수많은 연구와 데이터 분석 끝에 이런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파워 포트라는 기술도 언급해야 한다. 사실 포트로 손쉽게 저역을 컨트롤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역이 내려갈수록 더 시끄러워지고, 터뷸런스도 증가한다. 어떻게 하면 스무드하게 음이 빠지도록 할까, 라는 측면에서 포트의 설계가 관건이 된다. 이 부분에서 동사는 특허를 받은 기술을 갖고 있다. 이번에 더 진화된 파워 포트를 장착하고 있으므로, 여러모로 기대가 된다.

여기서 두 개의 제품을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L200. 전형적인 2웨이 북셀프 타입으로, 다양한 쓰임새를 자랑한다. 전술한 1인치 링 라디에이터 덕분에 눈부신 고역 특성을 자랑하지만, 6.5인치 구경으로 만들어진 미드·베이스의 성능도 우수하다. 38Hz까지 착실히 커버하고 있다. 음을 들어보면, 거의 풀레인지를 듣는 듯, 미드·베이스에서 대부분의 음성 신호를 포착하고 있다. 이음새가 없이 자연스럽고, 반응이 빠르고, 투명한 음이 나온다. 여기에 개방적인 고역이 가세해, 본격적인 하이파이 스피커로 손색이 없다. 본 기의 시청평은 본 지에 개재된 마란츠 PM7000N을 읽어보면 된다.

한편 L600은 더블 우퍼 사양의 본격파 3웨이 톨보이 타입이다. 말 그대로 메인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 무게도 무려 35kg이 넘는다. 확실히 두 발의 우퍼가 내는 에너지와 깊이는 인상적이다. 놀랍게도 28Hz까지 떨어지는데, 어지간한 대형기 부럽지 않다. 불과 7인치 구경의 우퍼 두 발로 이 정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아무튼 대단하다고밖에. 미드레인지는 5.25인치 구경. 410Hz-2.9kHz를 소화하고 있다. 이번에 동사에서 야심적으로 개발한 드라이버가 투입된 만큼, 매우 고품위한 음을 만날 수 있다.

사실 현대 축구나 스피커나 모두 허리, 그러니까 중간이 중요하다. 여기서 보컬이나 중요한 악기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L600의 간판은 누가 뭐래도 본 미드레인지인 것이다. 이 부분을 충실하게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지단이나 마라도나가 지휘하는 중원을 보는 것 같다.

한편 본 기의 상단 그릴 벗기면 L900이라는 하이트 모듈을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드러난다. 역시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DTS:X나 돌비 애트모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인데, 천장에 설치하는 것보다 이런 구조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더 번거롭지 않고 효율적일 것이다. 참고로 L600 매칭은 프라이메어 PRE35 DAC/A35.2와 케인 A-88T Pro로 진행했다.


Legend L200
가격 150만원   사용유닛 우퍼 16.5cm, 트위터 2.5cm 링 라디에이터   재생주파수대역 38Hz-5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6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5.5dB/2.83V   권장 앰프 출력 80W   크기(WHD) 21.1×39.7×33.7cm   무게 10kg

Legend L600
가격 400만원   사용유닛 우퍼(2) 17.7cm, 미드레인지 13.3cm, 트위터 2.5cm 링 라디에이터   재생주파수대역 28Hz-5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410Hz, 2.9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   권장 앰프 출력 100W   크기(WHD) 32.9×118.5×40.4cm   무게 35.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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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2월호 - 5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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