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on Research Preludio & Fyne Audio F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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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on Research Preludio & Fyne Audio F502
  • 김편
  • 승인 2020.01.09 11:17
  • 2020년 01월호 (57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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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음악에 빠져들게 한 감성 듀오

이탈리아 유니슨 리서치(Unison Research)는 5극 진공관을 싱글로 구동하는 데 도가 튼 제작사 같다. 예전 집에서 2년 넘게 썼던 심플리 2 애니버서리와 지난달 리뷰를 했던 심플리 이탈리아는 EL34를 싱글로, 이번 시청기인 프렐루디오(Preludio)는 6550 5극 빔관을 역시 싱글로 울렸다. 물론 클래스A 증폭이다.

원래 5극관은 내부 저항이 높아 싱글로 쓰면 음질 왜곡을 일으킨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런데 이 같은 암묵적 룰을 보란 듯이 깨뜨린 앰프가 심플리 2였고, 잘 아시는 대로 이 EL34 싱글 앰프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원목을 덧댄 이탈리아 특유의 심미적 디자인이 한몫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6550이다. 6550 역시 내부 저항이 1.5㏀을 보일 정도로 높다. 이에 비해 직열 3극관인 300B는 700Ω에 그친다.

프렐루디오는 다부지고 잘 생겼다. 진공관 둘레에 깐 얇은 알루미늄 패널과 측면 방열핀, 그리고 원목과 3개의 알루미늄 노브가 단연 눈길을 끈다. 초단 및 드라이브관은 쌍3극관인 12AU7(ECC82)을 채널당 1개씩 썼다. 출력은 울트라리니어 모드로 14W를 내고, 피드백은 비교적 많은 양인 10dB를 걸었다. 후면을 보니 스피커 커넥터와 5조의 RCA 입력 단자(1조는 테이프), 2조의 RCA 출력 단자(테이프, 서브우퍼)를 갖췄다. 입력 임피던스는 47㏀, 출력 임피던스는 6Ω을 보인다.

프렐루디오 앰프와 매칭한 스피커는 영국 파인 오디오(Fyne Audio)의 F502 플로어스탠더다. 지난해 말 인터뷰를 했던 파인 오디오의 세일즈 디렉터 맥스 모드 씨가 집에서 쓴다는 바로 그 스피커다. 파인 오디오는 탄노이 출신들이 설립한 신생 제작사답게 아이소플레어(IsoFlare)라는 동축 유닛을 상위 라인업에 투입했는데, F500 시리즈까지만 그 혜택을 입고 있다. 아래 F300 시리즈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유닛이 분리돼 있다.

F502는 8인치 아이소플레어 동축 유닛에 8인치 우퍼를 단 2.5웨이 스피커. 동축 유닛을 이루는 미드레인지 콘 안에는 돔 형태의 25mm 티타늄 컴프레션 트위터가 박혀 있다. 미드레인지, 우퍼의 콘 재질은 멀티 파이버. 공칭 임피던스는 8Ω, 감도는 91dB, 주파수 응답 특성은 30Hz-34kHz(-6dB)를 보이며, 크로스오버는 250Hz와 1.7kHz에서 이뤄진다. 높이는 111.4cm, 무게는 25.2kg. 마감은 다크 오크, 블랙 오크, 피아노 그로스 블랙, 피아노 그로스 화이트 중에서 고를 수 있다.

F502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 디자인. 파인 오디오 상위 모델들에만 적용되는 베이스트랙스 트랙트릭스(BassTrax Tractrix) 디퓨저를 채택했다. 플린스에 원추형 디퓨저를 설치, 인클로저 밑바닥의 포트로부터 빠져나온 저역 후면파를 360도로 방사시키는 원리다. 음을 교란시키는 후면파를 매끄럽게 분산시키는 동시에 스피커 세팅도 훨씬 유연하게 할 수 있다.

첫 곡으로 웅산의 ‘Temptation’을 들어보니 이날 앞서 같은 스피커에 물려 들었던 300B 푸시풀 앰프와는 전혀 다른 촉감을 선사한다. 안길이가 아주 깊고 목소리의 질감 표현이 우수하다. 음이 두터운 것은 빔관 특유의 것이며, 무대를 넓게 쓰는 점도 두드러진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F502가 자신에게 신호를 건네주는 앰프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셈. 피라미드식으로 저역이 대역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가운데 동축 설계된 중·고역 유닛들이 이미지를 핀 포인트로 맺혀주고 있다.

게르기예프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브람스 교향곡 3번 1악장에서는 섬세함에 관한 한 6550이 300B에 밀리는 모습이 확연하다. 하지만 단단한 심지와 은근히 쌉싸름한 음의 감촉은 압권이라 할 만큼 대단하다. 이것이 6550을 싱글로 구동하면 나오는 음인가 싶다. 음원의 스트레이트한 민낯을 마주 대한 느낌이다. 투첼로스의 ‘Every Breath You Take’는 스피커에서 불어오는 첼로의 낮은 저역에 나지막이 신음 소리를 내야 했다. 6550 싱글의 프렐루디오와 8인치 동축의 F502로 이번 겨울, 진득하게 음악을 듣고 싶어졌다.


Unison Research Preludio
가격 390만원   사용 진공관 6550/KT88×2, ECC82×2   출력 스테이지 싱글 엔디드 울트라리니어 A클래스   실효 출력 14W   주파수 응답 15Hz-50kHz   입력 임피던스 47㏀   출력 임피던스 6Ω   피드백 팩터 10dB   크기(WHD) 40×18×37.5cm   무게 18kg

Fyne Audio F502
가격 335만원(피아노 블랙)   사용유닛 우퍼 20cm, 20cm·2.5cm IsoFlare   재생주파수대역 30Hz-34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50Hz, 1.7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1dB/2.83V/m   권장 앰프 출력 40-180W   파워 핸들링 90W   크기(WHD) 25×111.4×38cm   무게 25.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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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1월호 - 5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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