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Full F-35 · F-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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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Full F-35 · F-2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01.07 14:08
  • 2020년 01월호 (57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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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레인지의 대중화를 향해
Space Full F-35

스피커에 대해 최대 찬사를 붙인다면, 이음새를 느낄 수 없는, 전 대역의 반응이 고른, 베일을 한 겹 벗긴 듯한, 등등이 떠오른다. 당연하다. 기본적으로 2개 이상의 드라이버를 동원해서 일정한 대역을 커버하고,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제대로 조정하고, 음색의 통일성을 구축하는 등, 스피커 제조에 있어서 수많은 난제가 존재한다. 이것을 가장 무난하고 또한 이상적으로 극복할 수 없을까? 그 대안 중의 하나가 바로 풀레인지다. 위에 언급한 찬사들은, 정확히 풀레인지 스피커에 해당한다. 즉, 모든 스피커의 이상형으로 풀레인지 타입을 꼽는 것이 지극히 타당한 것이다.

네트워크의 폐단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이음새가 없으며, 시간축이 정확하다는 점에서 풀레인지가 가진 장점은 한 둘이 아니다. 이 부분에 착안해서 멋진 결과물을 도출한 메이커가 있으니, 바로 이번에 만난 스페이스 풀(Space Full)이다. 브랜드명에서 알 수 있듯이, 풀레인지 드라이버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음향을 선보이겠다고 하는 야심은 여러모로 고무적이다.

Space Full F-20

이번에 만난 두 종의 제품, F-20과 F-35를 통해, 제작자의 고심과 모색, 그리고 대처 방법 등에 대해 큰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그간 접하기 힘들었던 풀레인지 타입의 스피커를 더 많은 분들이 대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좀더 다양한 취미 활동을 영위하게 한 부분이다.

우선 외관을 보면 종래의 박스형 디자인에서 과감하게 탈피하고 있다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되도록 프런트 배플의 면적을 좁게 처리하면서 밑으로 자연스럽게 음이 빠지게 만드는 부분은 수려한 화이트 마감과 어우러져 눈을 즐겁게 한다. 거기에 안정적으로 본체를 지탱할 수 있는 플린스를 배치해서, 실제로 사용할 경우 별다른 액세서리가 필요 없다. 자신의 존재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풍부한 음향 공간을 연출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인클로저를 금속으로 제작하여, 정교하고 단단한 무대를 실현시킨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여기서 20과 35의 의미를 살펴보자. 아주 간단하다. 전자는 2.0인치, 후자는 3.5인치 구경의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모두 스캔스픽제 유닛이다. 전자가 5F/8422T-01이고, 후자가 10F/8414 G10의 형번을 달고 있다. 워낙 정평 있는 드라이버 제조사의 제품인 만큼, 설계자는 최대한 그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드라이버의 사이즈를 훨씬 상회하는 저역을 재생하고 있는데, 사실 이 부분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정말 외관만 보고 만만히 대했다가 한 방 제대로 먹은 셈이다.

주파수 대역을 보면 F-20이 60Hz-20kHz, F-35가 40Hz-18kHz다. 풀레인지의 관점에서 보자면 상당히 준수하며, 일반 스피커와 견주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매칭하는 앰프의 출력이 강할 필요가 없는 것도 큰 장점이다. 대략 5-20W면 충분하다. 3극관 싱글 정도만 걸어줘도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풀레인지 & 3극관 싱글’은 예전부터 오디오 애호가의 종착역으로 불렸거니와, 막 이런 세계에 입문한 분들한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두 제품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유니슨 리서치의 심플리 이탈리아, 소스기는 빈센트의 CD-S7 DAC를 각각 사용했다. 우선 F-20부터 들었다. 첫 곡은 그리모와 가베타가 함께 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 1악장. 그윽하고 잔향이 깊은 음이 나온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색이다. 생각보다 튼실한 저역이 받쳐줘서 놀랐다. 이런 소편성에서, 베일을 몇 겹 벗긴 듯한 싱싱하고, 자연스러운 음에는 확실히 중독성이 있다.

이어서 커티스 풀러의 곡에서 2관 앙상블이 귀를 즐겁게 하는 가운데, 리듬이 넘실넘실 춤을 춘다. 더블 베이스는 아주 깊지는 않지만, 감상에 전혀 불편이 없다. 예리한 심벌즈의 타격감도 수준급이다. 적절한 볼륨을 갖춘 관악기의 존재감은 특필할 만하다.

이어서 F-35를 들었다. 확실히 구경이 큰 만큼, 대응하는 주파수 대역도 넓다. 우선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1악장. 처음에는 잔잔히 시작하다가 다이내믹하고, 극적인 움직임으로 변하는데, 그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포착된다. 목관의 질감이나 현악군의 움직임 등이 면밀하게 드러나고, 저역의 어택감도 수준급이다. 듣는 내내 깜짝 놀랐다.

마지막으로 소니 롤린스의 ‘St. Thomas’. 확실히 기세가 좋고, 파워풀한 연주가 펼쳐진다. 호방하면서 시원시원하다. 공격적인 테너 색스의 어택은 물론, 드럼의 약동적인 솔로는 가슴을 뛰게 한다. 어느 한 구석에 우퍼를 숨겨놨나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저역이 더욱 기분을 들뜨게 한다.


F-35

가격 160만원   사용유닛 풀레인지 8.8cm   재생주파수대역 40Hz-18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권장 앰프 출력 5-20W   크기(WHD) 20.5×90×24.5cm   무게 12kg

F-20

가격 99만원   사용유닛 풀레인지 5cm   재생주파수대역 60Hz-20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0dB/2.83V/m   권장 앰프 출력 5-20W   크기(WHD) 15×64.6×20cm   무게 5.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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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1월호 - 5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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