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ialet Phantom Reactor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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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alet Phantom Reactor 900
  • 김편
  • 승인 2019.11.11 15:14
  • 2019년 11월호 (56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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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자가 들고 다닐 법한 오디오

지난 2015년 5월 독일 뮌헨 오디오쇼에서 필자에게 시청각적으로 가장 충격을 안겼던 오디오 하나를 꼽자면 프랑스 드비알레(Devialet)의 팬텀(Phantom)이다. 외계 로봇처럼 생긴 파격적인 외관도 그랬지만, 양 사이드 우퍼가 요동을 치며 내뿜는 저역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이후 2016년 말 상위 버전인 골드 팬텀(Gold Phantom) 2대를 스테레오 세팅으로 리뷰하면서 그 실력을 제대로 절감했다. 당시 구매를 진지하게 고민했을 정도다.

이런 팬텀이 어느새 팬텀 리액터(Phantom Reactor)라는 콤팩트 모델로 가지치기를 했다. 이번 시청기인 팬텀 리액터 900과, 그 아래 모델 600이다. 팬텀 자체도 처음 등장할 때 ‘콤팩트’를 주요 제품 콘셉트로 내세웠는데, 이를 더 소형화 경량화시킨 것이다. 골드 팬텀의 경우 내부 용적이 12리터, 무게가 11.4kg인데 비해 팬텀 리액터 두 모델은 내부 용적 3리터, 무게 4.3kg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물론 가격도 많이 내려갔다.

월간오디오 시청실에서 만난 팬텀 리액터 900은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작았다. 하지만 양쪽에 우퍼를 달고 정면에 중·고역 유닛을 단 기본 폼과, 언제 봐도 생각 이상으로 스윙 동작이 큰 양 사이드 우퍼는 팬텀 혈통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한 대인데, 스테레오 스피커와 견줄 수 있겠어?’ 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직접 들어보면 그런 아쉬움이 들 틈이 없다. 팬텀 리액터도 스테레오 구성이 가능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하나하나 따져봤다. 팬텀 리액터 900은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이 최대 900W 출력의 내장 앰프가 중·고역 풀레인지 드라이버와 양옆 우퍼 2발을 구동하는 올인원 오디오 시스템이다. 우퍼 및 중·고역 진동판 재질은 알루미늄. 상위 팬텀 프리미엄 모델들의 중·고역이 2웨이 동축 구조인데 비해 팬텀 리액터 모델은 풀레인지 유닛이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UPnP, 에어플레이, 스포티파이 커넥트 등 무선 입력과 후면 Aux(3.5mm) 단자를 통한 아날로그·광 입력, 이더넷 포트를 통한 유선 랜 연결이 모두 가능하다.

스펙은 감탄의 연속이다. 작은 몸집에서 터져 나오는 최대 900W 출력도 놀랍지만, 음압이 98dB나 되고 -6dB를 기준으로 한 재생주파수 대역이 18Hz-21kHz에 이른다는 사실은 솔직히 믿기지가 않는다. 드비알레에 따르면 ±1dB로 범위를 좁혀도 주파수 응답 특성은 25Hz-20kHz에 걸쳐 플랫하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웬만한 액티브 타입의 멀티웨이 대형 스피커도 범접하기 힘든 레전드 영역이다. 여기에 왜율(THD+N)은 0.001%, 배경 노이즈는 아예 0dB를 보인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물론 드비알레의 기술력 때문. 그중에서도 전압 증폭은 클래스A, 전력 증폭(출력단)은 클래스D로 이뤄지는 ADH(Analog Digital Hybrid) 증폭 기술이 핵심이다. ADH는 처음에는 PCB 회로였으나 이후 팬텀이 개발되면서 클래스A 증폭 파트를 1000분의 1 크기의 칩에 담았고, 칩 형태의 ADH는 현재 DAC까지 포함된 ADH3 버전으로 진화했다. 이 밖에 스피커 최적화 기술인 SAM(Speaker Active Matching), 베이스 성능 확대 기술인 HBI(Heart Bass Implosion) 등이 투입됐다.

유저 인터페이스는 상판 뒤쪽에 있는 터치 버튼(입력 선택, 볼륨 조절, 재생/멈춤, 링크)과 스마트폰 앱인 드비알레 앱을 통해 이뤄진다. 드비알레 앱은 링크 버튼을 터치한 후 이용할 수 있는데, 직접 써보니 별도 학습이 필요 없을 정도로 직관적이며 볼륨 조절도 가능했다. 안드로이드 UPnP 앱인 Bubble UPnP 앱을 통해 타이달을 재생해보니 여지없이 잘 붙고 잘 재생됐다. 내장 DAC은 24비트/192kHz 사양, 프로세서는 ARM Cortex-A9 1.25GHz를 쓴다.

팬텀 리액터 900이 들려준 소리는 역시나 팬텀다웠다. 영화 <다크나이트>의 메인 테마에서는 작은 몸집에서 물리학을 배반하는 극장 사운드가 터져 나왔고, 제시 쿡의 ‘Vertigo’는 뒤로 펼쳐지는 넓은 무대와 중앙에 맺히는 또렷한 음상이 스테레오 스피커와 큰 차이가 없었다. 노라 존스의 ‘Those Sweet Words’는 보컬의 감촉이 약간 건조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그녀의 실체감이나 분명한 발음, 퍼커션과의 레이어감은 어디 흠잡을 데가 없다.

커티스 풀러의 ‘Oscalypso’에서는 올인원 한 대에서 어떻게 이런 넓은 무대가 펼쳐지고, 양감 풍부한 음이 나올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감탄했다. ADH3 앰프의 리니어리티와 구동력, 내장 DAC의 해상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스윗 스팟이 의외로 넓은 것은 드비알레가 ACE(Active Cospherical Engine)라고 명명한 구체 디자인 덕분으로 보인다. 외관도 그렇고, 사운드도 그렇고, 팬텀 리액터 900은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가 들고 다닐 법한 오디오다.


가격 239만원
출력 900W(Peak)
프로세서 ARM Cortex-A9 1.25GHz Processor 512MB DDR3-1600
구성 우퍼×2, 풀레인지×1
입력 Aux(3.5mm)×1
주파수 응답 18Hz-21kHz(-6dB)
최대 사운드 레벨 98dB
바디 White RAL 9016
THD+N 0.001%
블루투스 지원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크기(WHD) 21.9×15.7×16.8cm
무게 4.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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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11월호 - 5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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