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demann Limetree Ph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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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demann Limetree Phono
  • 김편
  • 승인 2019.11.08 15:23
  • 2019년 11월호 (56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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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믿고 듣는 라임트리, 포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독일 린데만(Lindemann)의 소형 네트워크 트랜스포트와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집에서 시청하면서 그 똘똘한 성능과 싱싱한 음에 크게 감탄했다. 린데만이 창립 25주년을 맞아 지난해 새로 론칭한 라임트리(Limetree) 시리즈의 브리지(Bridge, 네트워크 트랜스포트)와 네트워크(Network, DAC 내장 네트워크 플레이어)였다. 그동안 뮤직북(Musicbook) 시리즈의 여러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파워 앰프가 일으킨 린데만 돌풍이 이번 라임트리 시리즈로 이어진 모양새다.

이번 시청기는 라임트리 시리즈의 MM/MC 포노 스테이지인 라임트리 포노. 라임트리 브리지나 네트워크처럼, 짧고 선명한 모델 이름과 콤팩트한 사이즈, 섀시 제작 비용 절감 등을 통한 비싸지 않은 가격이 이번 포노의 아이덴티티다. 종이 박스를 열어보니 본체와 전원 어댑터, 매뉴얼 등이 들어 있는데 역시나 작고(폭 107mm, 높이 40mm, 안길이 130mm) 가볍다(295g). 알루미늄 섀시 상판에는 라임 나뭇잎이 새겨져 있고, 전면에는 전원 온·오프 토글 스위치와 MM/MC 표시등, 후면에는 MC/MM 입력 단자(RCA)와 출력 단자(RCA), 접지 커넥터, 5V DC 입력 잭이 달렸다.

라임트리 포노는 기본적으로 RIAA 커브에만 대응하는 솔리드 포노 스테이지. 커패시터-저항(CR) 결합을 통한 RIAA 커브 보정의 편차는 +0, -0.5dB에 이르며, 오차 범위 0.1% 미만의 스스무공업(Susumu)의 필름 저항과 파나소닉(Panasonic)의 필름 커패시터가 투입됐다. MM 입력에 대한 부하 임피던스는 47㏀, 부하 커패시턴스는 150㎊으로 고정됐고, MC 입력에 대한 좌우 채널 부하 임피던스는 바닥면 스위치 조합으로 100Ω, 130Ω, 160Ω, 200Ω, 400Ω, 800Ω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설계 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MM과 MC 증폭 방식이 다르다는 점. MM 입력 신호는 버 브라운의 JFET OP 앰프를 통해 증폭되는데, 린데만 설립자이자 현 CEO인 노베르트 린데만(Norbert Lindemann)에 따르면 이 OP 앰프의 저역 해상력이 상당히 높아 선택했다고 한다. 이에 비해 MC 입력 신호는 미국의 유명 칩 메이커 THAT의 밸런스 마이크 앰프를 통해 증폭된다. 공개된 내부 사진을 보면 MC 증폭 경로가 좌우 대칭으로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MM 및 MC 앰프 모두 PCB에 표면실장(SMD)됐다. MM 게인은 40dB, MC 게인은 66dB.

자택에서 이뤄진 시청에는 독일 어쿠스틱 솔리드의 리지드 타입 벨트 드라이브 턴테이블 클래식 우드(Classic Wood)와 오토폰의 MC 카트리지 퀸텟 레드(Quintet Red) MC를 동원했다. 퀸텟 레드가 7Ω짜리 저 임피던스 MC 카트리지인 만큼, 라임트리 포노의 부하 임피던스는 통상 기준(20배)에 맞춰 160Ω에 놓고 시청에 임했다. 카트리지 입력 선택은 전원 토글 스위치를 위로 올린 상태에서 3초 이상 기다리면 MM과 MC가 서로 바뀐다. 라임트리 네트워크에서 DSD 음원을 선택할 때도 이 같은 방식으로 했었다.

우선 마들렌느 페이루의 ‘The Blue Room’ LP 중 사이드 A를 내리 들어보면, 선명한 음의 윤곽선과 각 악기의 분해능, 가슴으로 다가오는 음의 압력이 도드라진다. 집에서 쓰고 있는 올닉 진공관 포노 앰프와도 같은 적당한 온기와 3극 진공관 같은 편안한 소릿결이 매력. LP 재생음에 일절 거친 구석이 없는 점도 마음에 든다. 싱싱하고 촉촉한 맛이 도는 것은 역시 디지털 음원에서는 맛볼 수 없는 아날로그 음원만의 질감이다. 좌우 곳곳에서 들리는 약간의 음의 잔상이 포근하기만 하다.

리 릿나워와 래리 칼튼의 ‘Larry & Lee’ 앨범에서는 그 조그만 몸체에서 전해주는 음의 밀도감과 무게감에 적지 않게 놀랐다. 분해능과 각 대역 에너지 밸런스가 좋은 것을 보면 RIAA 커브 이퀄라이징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한마디로 각 악기들이 싱싱하고 홀로그래픽하게 들리는 것이다. 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은 집에서 다양한 EQ 커브에 대응하기 위해 서브로 쓰고 있는 그래험 슬리 포노 앰프보다 음의 윤곽선이 진하다는 것. 배경이 더 적막한 것도 눈에 띄는데, 이는 MC 신호를 담당하는 밸런스 마이크 앰프가 그만큼 우수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야노스 슈타커가 연주한 ‘Plays Italian Sonatas’는 그야말로 첼로가 차려놓은 진수성찬을 맛본 느낌. 첼로의 고음은 맑고 투명하면서도 편안하고, 저음의 에너지와 무게감은 기대 이상이라 할 만큼 확실하게 터져 나왔다. 반주 피아노와의 레이어감과 높낮이 구분까지 제대로 이뤄진다. 전에 네트워크 트랜스포트와 플레이어도 그랬지만 린데만의 라임트리 시리즈는 최소한 필자에게는 어느새 믿고 들어도 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군더더기와 노이즈, 기름기와 화장기가 일절 없는 아날로그 음원의 민낯을 라임트리 포노로 만끽한 시청이었다.


가격 99만원
게인 40dB(MM), 66dB(MC)
S/N비 82dB 이상(MM), 78dB 이상(MC)
디스토션 0.001% 이하
크기(WHD) 10.7×4×13cm
무게 295g

568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9년 11월호 - 5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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