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ntages Audio Ce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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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ntages Audio Cesar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9.10.10 10:44
  • 2019년 10월호 (56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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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향성 스피커의 이상을 구현하다

어쩌다가 인연이 되어 매년 칠월 중순에 열리는 쿠알라룸푸르 오디오 쇼를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러다 작년에는 모 파티에서 흥미로운 분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타리스트인 줄 알았다. 여가수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녀의 공연이나 녹음 현장에서 그가 기타를 담당하고 한다. 그 이름이 바로 프랑크 창. 심지어 자신이 직접 기타도 만든다고 했다.

이 다재다능한 분이 오디오 관련 제품도 만들었다. 우리에게 ‘종’으로 소개된 작은 레조네이터다. 약 10여 년 전에 소개되어 큰 화제를 불러 모은 적이 있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양질의 음을 듣기 위해 여러 형태의 액세서리가 동원되곤 하는데, 확실히 이 제품은 효과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분은 다방면에 재주가 있었다. 원래 미국에서 공부를 했고, 파리에서 보석 디자이너로 활동한 바도 있다. 이쪽 업계 최초로 까르푸 체인에 보석을 대량 납품한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그는 스피커를 설계 중이라고 했는데, 적잖이 기대가 되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만나게 되었다. 여러모로 이 제품과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처음에 브랜드 명을 보고 잠시 착각했다. 아방(Avant)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타 브랜드를 떠올린 것이다. 실제 정식 회사명은 어밴티지 오디오(Avantages Audio). 당연히 불어고, 영어로 해석하면 어드밴티지(Advantage)나 베네피트(Benefit) 정도가 된다. 대체 왜 이런 단어를 회사 이름에 썼을까? 기본적으로 뮤지션이면서 다양한 스튜디오 세션과 공연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음향이라는 콘셉트는 본 작품에서 핵심 키워드가 될 수밖에 없다.

‘나는 항상 공기와 일합니다. 공기의 터뷸런스와 압축에 관련해서 말이죠.’

다시 말해 스피커 설계에서 최고의 미덕으로 꼽는, 마치 스피커가 사라진 듯한 음. 그것을 실현하려면 바로 음향, 즉 공기의 흐름과 제어를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다. 이래서 탄생한 본 기 세자르(Cesar)는 종래의 스피커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

사실 이런 형태의 스피커를 무지향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전지향 스피커라고 하는 편이 옳다. 영어로 하면 옴니 디렉셔널(Omni-directional)이기 때문이다. 만일 무지향이라고 한다면 영어로 논 디렉셔널(Non-directional)이 된다.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방향성을 갖고 음을 내기 때문에, 무지향이란 개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한데 이렇게 360도 사방으로 음을 방사해버리면 전통적인 하이엔드에서 추구하는 음장이라는 개념은 어떻게 되는가? 이 부분에서 전지향성 스피커 대한 호 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공연장에서 음을 듣는다고 할 때, 우리가 접하는 음향은 전지향성이다. 바로 이 부분을 베이스로 삼고, 스피커 설계가 시작된 것이다.

본 기는 구조 자체가 흥미롭다. 일단 상단을 보면 독특한 형태의 구조물이 자리하고 있다. 일종의 굴절 렌즈 내지는 반사판이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구조물의 위·아래에 드라이버가 하나씩 삽입되어 있다. 이 두 개는 동일한 내용을 갖고 있다. 바로 5인치 구경의 풀레인지 드라이버다. 여기서 나오는 음을 중간에 놓인 음향 렌즈가 사방으로 방사하는 것이다. 이 풀레인지 드라이버의 진동판은 페이퍼 계열이고, 알니코 자석을 덧붙였다.

한편 하단에 별도로 구성된 쳄버에는 10인치 구경의 우퍼가 숨어 있다. 여기서 나오는 저역은 바닥으로 향하고 있다. 말하자면 바닥 자체가 음향 렌즈 기능을 해서 사방으로 음을 방사하는 것이다. 거기에 일체 필터를 붙이지 않고, 공진 제어가 제대로 된 인클로저까지 동원되어 공기와의 전쟁에서 상당한 승리를 거두고 있다. 지금부터 그 음을 들어 보기로 하자.

첫 곡은 칼 뵘 지휘, 모차르트의 레퀴엠 중 키리에. 초반에 서서히 오케스트라가 밀려온다. 비장한 기운이 가득하다. 그리고 차분히 코러스가 얹힌다. 매우 복잡한 편성인데, 넓게 무대가 형성된 가운데, 공간 여기저기에 합창단과 관현악단이 보인다. 중간에 소프라노가 등장할 땐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처럼 존재감이 명료하다. 일체 혼탁함이나 섞임이 없이 자연스럽게 물 흘러가듯 음이 나오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다.

이어서 카산드라 윌슨의 ‘You Don't Know What Love Is’. 진하고, 농밀한 보컬이지만, 여기서는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왼쪽 채널에서 나오는 어쿠스틱 기타의 풍부한 음향을 바탕으로, 차분하면서, 마력적인 노래가 이어진다. 핀 포인트를 꼭 맞춘 음은 아니지만, 오히려 마치 공연장에 온 듯한 부분이 매력적이다. 좁은 스윗 스팟을 고집하기보다는 좀 널널하게 고개도 돌리고, 기지개도 켜면서 즐길 수 있다. 정말 콘셉트 자체가 특별한 스피커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The Song Remains the Same’. 분명 스튜디오 녹음이고, 음장에 신경 썼지만, 듣는 순간에는 마치 공연장에 온 듯하다. 시청실을 하나의 콘서트 홀로 가정하고, 반사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입체적이면서 생동감 넘치는 음이 나온다. 여기엔 일체 억지나 강요가 없다. 이런 음에 익숙하지 않다면 좀 의아할 수도 있지만, 조금 적응하면 내 시청실이 곧 공연장이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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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2,00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25Hz-2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dB
크기(WHD) 35×126×57cm
무게 4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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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10월호 - 5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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