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la Mola Mak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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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a Mola Makua
  • 차호영
  • 승인 2019.10.10 10:33
  • 2019년 10월호 (56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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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보다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준 마쿠아

흔히 하이엔드 오디오를 말할 때 원음 재생이란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음악에 심취한 오디오파일이 현시대의 음원 제작 과정에서 벌어지는 엄청난 편집에 대해서 알고 나면 녹음 전의 원음이란 말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수의 숨소리까지 복사하여 붙이고, 그 길이도 늘였다 줄였다 하며, 노래의 음정 박자까지 그래프를 보고 보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음과 믹싱 과정에서 이런 메이크업을 거친 음원이라도 재생할 때에는 녹음된 상태 그대로 재생하는 것이 많은 오디오 제작사의 목표이다. 그런데 네덜란드의 오디오 제작사 몰라 몰라(Mola Mola)의 프리앰프 마쿠아(Makua)를 통해 재생되는 소리는 이미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뛰어넘어 소스보다 더 좋게 들리는 소리를 재생하고 있었다. 청음은 SPL 모노블록 M1000과 신형 스펜더 클래식 100을 이용하였다.

몰라 몰라는 거대 물고기인 개복치를 의미한다. 회사의 로고 역시 개복치의 형상이다. 벨기에 출신으로 이미 클래스D 앰프에서 UcD와 Ncore를 개발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은 엔지니어 브루노 푸제이와 그 Ncore를 소유한 세계적인 클래스D 앰프 모듈 제작사인 하이펙스의 오너 얀 페터르 반 아메롱겐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회사이다. 결국,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렉서스인 것처럼 몰라 몰라는 하이펙스의 프리미엄 브랜드이다. 하이펙스가 토요타와 다른 점은 토요타는 수많은 타사 브랜드에 자사의 엔진을 공급하지는 않지만, 하이펙스는 제프 롤랜드, 벨칸토, NAD, 티악, 마란츠, 프라이메어, 블루사운드, 오디오 알케미, YG 어쿠스틱스, 아방가르드 등 헤아리기 힘든 수많은 앰프와 액티브 스피커 생산 업체에 자신들의 클래스D 앰프 모듈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마쿠아는 여러 가지 면으로 혁신적인 앰프이다. 무릇 좋은 오디오란 접하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야 하는데 소리를 들어 보기 전 단지 볼륨 노브를 돌려보기만 했는데, 이미 감동의 에너지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볼륨 노브를 돌리자 기기 안쪽에서 릴레이가 연속적으로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것은 흡사 과거 플래그십 필름 카메라로 연속 촬영을 했을 때 들을 수 있는 순수하고 기계적이며 진짜 아날로그 느낌의 소리였다. 볼륨만 돌려도 최고로 정교한 기계를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아무리 적게 움직여도 ‘다다다다’하며 반응하는 조작감은 만져봐야만 느낄 수 있는 기기 소유자의 특권이다. 마쿠아 프리앰프의 출력 스테이지 게인을 직접 제어하는 릴레이 기반 볼륨 컨트롤은 일반적인 스텝 어테뉴에이터와 비교해 다이내믹 레인지와 선형성이 훨씬 크다.

단순하고 유려한 곡선 디자인과 외장 무광 알루미늄의 매우 미세한 샌드페이퍼 촉감 역시 개복치로부터 영감을 얻은 듯하다. 전면부 중앙에 측면이 곡선으로 마감된 인체 공학적 볼륨 노브가 있고, 위로 전원 LED가 있다. 볼륨 노브의 좌우로 3개씩 위에 흰색 LED가 달린 6개의 프리셋 버튼이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전원 버튼조차 없어 볼륨과 입력 선택만 할 수 있는 단순한 프리앰프로 보인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대기 상태에서는 아무 프리셋 버튼이나 누르면 전원이 들어오고 다시 프리셋 버튼을 1초 정도 누르면 전원이 꺼진다. 전용 리모컨과 애플 리모컨도 사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전용 앱인 ‘Mola Mola Remote’를 설치하면 마쿠아와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모든 기능을 세팅할 수 있다. 그 기능은 프리셋 버튼별로 몇 번 입력을 선택할지, RCA, XLR, 혹은 입력 선택을 후면 단자 옆의 토글스위치로 할지를 정할 수 있다. 각 프리셋별로 볼륨 오프셋을 미리 정해 놓고 다른 입력과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으며, 좌우 밸런스는 전체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마쿠아는 입력과 출력 사이의 각종 변수를 포함한 복잡한 매트릭스 회로를 완전히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프리앰프이다.

각각의 프리셋에 개별 세팅을 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옵션인 포노 앰프 모듈을 장착하고, 5번 프리셋에 턴테이블 세팅을 한다면 입력 소스 5번에 RCA 입력, 소스 타입은 포노, 볼륨 오프셋을 설정하고 페이지를 넘겨 MM 카트리지에 EQ 커브를 일반적인 RIAA로 선택하고 부하와 감도를 세팅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항목과 변수가 많은데 EQ 커브는 RIAA 포함 44개가 내장되어 있다. ‘Columbia(1938, 78rpm)’와 같은 식으로 항목이 디테일하며, 부하 저항 R값과 정전 용량 C값, EQ의 턴오버 밸류, 롤-오프 밸류 등 포노 앰프 옵션에서 설정할 수 있는 경우의 수만 해도 천 단위로 넘어갈 것 같다.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I Wouldn't Want to Be Like You’를 포노 앰프로 들어보면 베이스는 단단하며 풍부하고 중음에서 울리는 뮤트 기타와 일렉트릭 피아노의 질감이 매우 사실적이다. 크래시 심벌과 함께 드럼이 나올 때의 임팩트는 마치 거대한 수족관이 깨져 물이 쏟아지는 듯한 강렬함이 있었다.

DAC 모듈도 옵션인데, D/A 변환 프로세스는 기존의 칩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제작했으며, AES/EBU, Optical, USB와 A2DP, apt-X의 블루투스도 지원한다. 입력된 모든 데이터는 먼저 32비트/3.125MHz로 업샘플링하여, PWM으로 변환된다. USB 입력은 DSD 쿼드 스피드와 PCM 24비트/192kHz 이상까지 지원된다. DAC의 음질은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며 S/N비가 130dB에 달해 한 음 한 음이 손에 잡힐 것 같은 느낌이다. 리 릿나워의 ‘Uptown’을 들어보면 더블 베이스 핑거링으로 인한 현의 울림은 스피커가 아닌 리얼 더블 베이스에서 듣던 바로 그 소리가 나는데, 음의 대역이 두껍고 빠르게 워킹으로 연주하지만, 피아노와 드럼 등 다른 악기의 어택이 전혀 묻히지 않았다. 소리의 반응 속도도 민첩하고 빠르다.

DAC와 프리앰프의 재생음은 저음의 부밍이나 귀를 자극하며 쏘는 고음같이 귀에 거슬리는 부분만 꼭 집어 마스킹한 느낌이 드는데, 이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소리보다 더 듣기 좋은 소리를 내주었다. 소스의 사운드가 워낙 좋은 잉거 마리의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에서 공간의 울림은 다른 기기에서 좀처럼 느끼기 힘든 깊이가 있었다. 마쿠아는 전체적으로 힘이 넘치지만 재생하는 어떤 소리에서도 시끄럽거나 뭉침이 없고 오직 기분 좋고 감미로운 소리만을 재생해 주었다. 특히 중음의 선명함은 실제보다 더 사실적이었다. 음악성이 매우 높은 기기이며, 선명하고 섬세하지만 소란스럽지 않은 소리를 원하는 오디오파일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명기이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1,200만원(DAC, 포노 모듈 옵션)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1,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5, XLR×5
아날로그 출력 XLR×2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4Ω
게인 범위 -70dB~+15dB
블루투스 지원(apt-X)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크기(WHD) 42×11×34.5cm
무게 1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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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10월호 - 5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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