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올라 킴 -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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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올라 킴 - 1939
  • 이익상
  • 승인 2019.10.07 14:07
  • 2019년 10월호 (56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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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올라 킴(바이올린)
케빈 존 에두세이(지휘)
뮌헨 심포니 오케스트라
SM 308
녹음 ★★★★☆
연주 ★★★★★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올라 킴(한국 이름 김화라)이 20세기 작곡가들의 바이올린 협주곡 모음집을 내놓았다. <1939>라는 독특한 제목의 이 음반에는 윌리엄 월턴, 카를 하르트만, 그리고 벨라 바르톡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수록됐다. 3곡 모두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1939년을 기점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어서 암울하고 비극적인 정서를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월턴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경우 야샤 하이페츠의 의뢰로 작곡된 만큼 협연자에게 현란한 테크닉과 현대적 감성 표현을 요구하지만 파비올라 킴은 이를 몸에 밴 듯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고 있다. 하르트만은 1938년 나치의 체코 침공에 자극 받아 장송 협주곡을 작곡했다. 짧은 도입 악장에서 아다지오가 어둡게 빛나고, 특히 3악장에서는 하르트만 특유의 강렬한 리듬 패턴이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바르톡의 바이올린 협주곡에는 작곡 시기를 대변하듯 1악장 도입부를 몽환적으로 시작, 다양한 악기로 화려한 색채감을 뽐낸 2악장을 지나 강렬하지만 결코 희망적이지 않은 3악장의 마지막 총주까지 그의 시대적, 정치적 불안과 공포가 담겨 있다. 음악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섬세하고 정확하게 표현해 내려는 파비올라 킴의 의지가 음반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뮌헨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치밀한 앙상블과 지휘를 맡은 케빈 존 에두세이의 오케스트레이션 리드도 눈여겨보아야 할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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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10월호 - 5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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