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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isma Audio MC-1
중립적인 대역 밸런스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사운드
글 최윤욱 2014-08-01 |   지면 발행 ( 2014년 8월호 - 전체 보기 )




카리스마란 오디오 회사가 있는지는 이 카트리지를 보고서 처음 알았다. 캐나다에 있는 회사로 오디오 수입을 주로 하고 있으며, 카트리지는 자체 브랜드로 생산하고 있다. 많은 오디오 제품을 수입하는 회사라면 다양한 오디오 기기를 비교해서 들어본 경험이 풍부할 텐데, 카트리지도 수입해서 팔면 되는 일을 굳이 직접 생산을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 몸의 나무를 깎아서 내부에 공간을 만들고 카트리지를 수납한 박스는 고급스럽다. 스펙을 살펴보니 내부 임피던스는 15Ω에 출력 전압은 0.4mV로 저출력에 중임피던스 카트리지라고 할 수 있다. 바늘은 라인 콘택트 계열의 아주 작고 샤프한 누드 다이아몬드 팁을 사용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번인 시간을 무려 50시간으로 표기했다는 점이다. 세팅을 위해서 나사를 풀고 카트리지를 집어 들었다. 짙은 붉은 색으로 아노다이징 처리된 바디는 시각적으로도 미려했다. 무엇보다 손에 잡을 때 첫 느낌이 상당히 묵직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겉을 싸고 있는 알루미늄이 아주 두툼해서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벤츠 마이크로 카트리지와 비슷해 보이는 카리스마 MC-1의 발전계는 사실 그리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카트리지 무게를 바디를 두껍게 해서 일부러 무겁게 만들었다는 얘기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우선 톤암에 장착되었을 때 톤암의 유효질량이 충분히 무거워진다. 쉽게 무거운 카트리지를 톤암 끝에 장착해서 손으로 움직여보면 묵직해진 느낌을 받게 된다. 톤암의 유효질량이 무거워지면 당연히 카트리지의 컴플라이언스 값이 작아져야 물리적으로 궁합이 좋다. 컴플라이언스가 작다는 것은 같은 힘에 캔틸레버가 조금만 움직이는 딱딱한 서스펜션 구조를 가진다는 것이다. 컴플라이언스 값이 작아지면 침압으로 캔틸레버가 눌러졌을 때 조금만 내려앉기 때문에 충분히 눌러지게 하기 위해서는 침압이 무거워야 한다. 쉽게 말해 캔틸레버의 움직임이 딱딱하면 상대적으로 침압이 무거워야 하고, 캔틸레버의 움직임이 오디오 테크니카 카트리지처럼 아주 부드러우면 침압이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오디오테크니카 카트리지에 2.5g 정도의 침압을 주면 캔틸레버가 너무 많이 눌러져서 카트리지 바디가 LP 면에 닿게 될 것이다. 반대로 무거운 SPU 같은 카트리지를 1.5g 정도의 얕은 침압을 주면 캔틸레버가 너무 적게 눌러져서 소릿골을 제대로 트래킹할 수 없게 된다. 확인해 보니 MC-1의 침압은 2.2g으로 중침압에 해당된다.


50시간이라는 번인 시간이 마음에 걸려서 카트리지를 달자마자 음악은 듣지 않고 LP를 걸어서 계속 돌려 댔다. 거실에서 가족들이 TV를 시청할 때도 턴테이블은 계속 돌아갔고, 밥을 먹을 때도 돌아갔다. 한면이 다 도는데 25분 정도 걸려서 그 때마다 카트리지를 다시 옮겨 놓는 일도 생각보다 번거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에 걸쳐서 시간이 나는 대로 계속 턴테이블을 돌렸다. 아마도 지금껏 리뷰한 어떤 카트리지보다 오래 길들이기를 하고 리뷰를 한 카트리지일 것이다. 드디어 그래험 2.0 톤암에 걸어서 시청을 시작했다.
소리는 예상보다 고음이 얌전하고 전체적으로 중음과 저음이 안정된 내가 좋아하는 사운드였다. 카트리지 무게를 무겁게 하고 컴플라이언스가 작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안정된 사운드가 나왔다. 라인 콘택트 계열의 샤프한 누드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것을 생각하면 전체적으로 디테일은 좋지만, 고음의 해상력이 뻗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궁금해서 카트리지 바늘을 현미경을 통해서 살펴봤다. 알루미늄 파이프 속에 가늘고 단단한 보론을 심은 독특한 이중 구조의 캔틸레버 끝에 누드 다이아몬드를 밖으로 향하게 심었다. 보통은 호미나 쟁기처럼 다이아몬드 끝을 90도보다 안쪽, 즉 파고드는 쪽으로 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MC-1은 반대로 90도보다 바깥쪽으로 뉘어서 심었다.
이렇게 다이아몬드를 심으면 톤암 파이프가 LP와 평행을 이루고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톤암 축 쪽을 낮추어 세팅한 것과 같은 소리가 된다. 톤암 축 쪽을 올리면 소리가 샤프해지고 내리면 두툼해지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이런 각도로 다이아몬드를 심으면 다이아몬드 팁이 샤프한 형상을 하고 있어도 샤프한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소리 성향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튜닝한 것이 아닌가 싶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와 김두수의 ‘시오리 길’을 들어보면 중음의 적당한 톤의 두툼함과 질감 표현이 아주 좋다. 보컬 특히 남자 보컬의 매력을 상당히 잘 살려주는 느낌이다.
바이올린이 궁금해서 하이페츠의 ‘하이페츠 온 텔레비전’이라는 곡을 걸었다. 전성기의 샤프함에는 못 미치지만 노년임에도 하이페츠 특유의 화려함이 느껴지는 음반이다. 고음 끝을 살짝 부드럽게 말아서 자극적이지 않게 표현한다. 중음에서는 살짝 달콤함도 느껴진다. 바이올린을 듣다가 갑자기 첼로 소리는 어떨까 하는 생각에 로스트로포비치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걸고 싶어졌다. 첼로의 두툼한 톤이 적당하고 저음으로 내려갈 때 통울림의 표현이 상당히 리얼하다. 카트리지 가격을 감안하면 저음 표현은 확실히 장점이라고 할 만하다.


이런 저런 음반을 듣다가 카리스마의 MC-1 카트리지의 장점을 잘 나타내 줄 수 있는 음악 장르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문득 재즈는 어떻게 울려줄지 궁금했다. 데이브 브루벡의 ‘Take Five’를 걸었다. 재즈지만 백인의 연주가 칙칙함보다는 특유의 쿨한 느낌과 리듬감이 잘 표현된 곡이다. 리듬을 표현하는 저음의 표현이 아주 좋고 약간 쿨한 느낌의 음색이 아주 잘 어울린다. 그래서 결국은 흑인이긴 하지만 비슷한 분위기인 마일즈 데이비스가 연주하는 ‘So What’을 걸게 되었다. 틀어질 듯 말듯 이어가는 트럼펫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귀를 집중시키게 만든다. 고음이 화려하진 않아서 아슬아슬함은 약간 아쉽지만 곡의 분위기와 느낌은 ‘딱 좋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평하자면 요즘 현대 카트리지가 고음의 해상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다소 신경질적이고 날리는 사운드를 추구하는데 반해, MC-1은 중립적인 대역 밸런스를 중심으로 중음의 적당한 톤과 저음의 표현에 중점을 둔 사운드다. 어쩌다가 이런 사운드를 만들어 낸 것 같지는 않고 카트리지 바디를 무겁게 하고 보론 캔틸레버를 사용하고 댐퍼를 딱딱한 재질을 사용하고 다이아몬드 팁을 특정한 각도로 심어서 이런 사운드가 나오도록 한 것이다. PC 음원이나 CD 같은 디지털 음에 익숙한 사람이 아날로그를 시작하는 경우보다는, 기존에 입문용 아날로그 카트리지를 통해 아날로그 사운드를 충분히 접해보고 업그레이드를 목적으로 카트리지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릴 카트리지다. 무거우나 느리진 않고, 쏘거나 나대지는 않지만 디테일은 충분히 살려주는 중립적인 사운드다.


수입원 (주)AM시스템 (02)705-1478
가격 180만원  출력 전압 0.4mV  주파수 응답 20Hz-20kHz(±1dB)  채널 밸런스 0.5dB 이상
채널 분리도 30dB 이상  내부 임피던스 15Ω  추천 트래킹 포스 1.9g(±0.1g)  무게 13.6g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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