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ga Premium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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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ga Premium 3.2
  • 김남
  • 승인 2013.07.01 00:00
  • 2013년 7월호 (49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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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가 연상되는 품격 높은 고상한 소리
 1986년 스위스 취리히의 호반에서 출범한 스피커 제작사 피에가의 제품들은 이제 스위스 고원에서 불어오는 청명한 소리라는 캐치프레이스로 유명해졌다. 현존하는 리본 트위터의 전통적 명문이기도 하고, 시종일관 전 제품을 알루미늄으로 제조하는 것도 트레이드마크가 된 지 오래이다. 강도가 최고도에 달한다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인클로저는 그 강도 자체가 목재 합판이나 MDF와는 비교가 되지 않아 전체적으로 인클로저 크기가 다소 작다. 가격에 비해 겉보기가 작기 때문에 크다는 것에 대해 일종의 콤플렉스가 있는 동양 시장에서는 다소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각도 있지만, 스피커의 크기를 가치 척도의 평가 기준으로 삼지 않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런 아담한 사이즈의 스피커가 오히려 더 환영을 받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십여 년 전부터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한 피에가의 제품은 플래그십인 MasterONE, 상위에 Coax 시리즈, 그리고 하위에 프리미엄 시리즈, 그 아래 TMicro 등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시리즈가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이 시리즈들로 라인을 굳히고 있다.


 Coax와 프리미엄 두 시리즈의 차이는 리본 트위터의 종류와 크기로 구분이 된다. 상급 모델은 리본 트위터가 2웨이의 호사스러운 제품인데 비해 하위 모델에는 동축이 아니라 단순히 고역 재생의 역할만 하는 리본 트위터가 채용되어 있다. 당연히 크기가 절반 정도의 사이즈이지만 고역의 성격은 동일. 중·저역은 10cm 우퍼 2개가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미묘하게 중·고역대의 소리가 다를 뿐이지만 피에가 특유의 아름답고 깨끗하며 섬세한 소리는 대등하다고 볼 수 있겠다.더구나 이 트위터는 그동안 사용해 오던 것이 아니라 모델 체인지를 단행, 진동 소재가 변경되었고 한결 콤팩트하면서도 강력한 자기 회로도 탑재한 것이다. 그밖에도 인클로저의 알루미늄 강도를 한층 강화해 두께가 늘어났고, 내부에도 알루미늄으로 보강용 바를 설치해서 종전 제품보다 무게가 다소 증가했다. 인클로저 내부에는 역청질의 플레이트를 배치해 댐핑 처리를 하고 있기도 하다. 피에가의 소리는 듣자마자 회가 동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꽃향기가 코를 찌른다면 그것은 마취성이 있는 별로 고상하지 못한 꽃이다. 바람결에 무심코 맡을 수 있는 먼 산 기슭의 향기. 골목 저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일락의 향기 같은 것이 우리 가슴속에 오래 남아있기 마련이다. 나는 피에가의 소리를 생각할 때마다 마치 넝쿨 장미로 뒤덮여져 있는 담장 너머의 집에서 어떤 여인의 허밍 소리가 연상된다. 그런 골목을 지날 때 안에서 들려 나오는 트로이메라이 연주처럼 말이다. 이게 어디서 나는 소리지? 하며 고개를 돌려 보면 거기 거치되어 있던 피에가의 아름답고 우아한 몸집.오래 전 우리나라 케이블의 원조나 다름없는 노장 P 사장이 내가 사용하고 있던 파워 앰프의 배선재 교체를 권해 왔다. 한 뼘 정도의 짧은 선재만 바꿔도 소리가 한 차원 달라진다는 권유 때문에 무거운 덩어리를 들고 갔더니 소리를 들어 보고 나서 한마디를 했다. 그것이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 '고상한 소리가 아니군요.' 그 후 고상한 소리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동안 궁리를 했는데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후 수년이 지나 우연히 눈을 뜬 피에가의 세계. 고상한 소리라는 것은 바로 피에가의 소리였다!


 아직 피에가를 쓰고 있지 않지만 이 소리가 나로서는 참으로 좋다. 그리운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라일락이 피어 있던 학창 시절의 통학 골목, 그리고 목련꽃의 자태, 거기에 5월 밤 아카시아꽃의 향기. 피에가는 그런 것이 낱낱이 연상되면서도 섬세함과 청결함이 마치 스위스 고원 지대의 바람처럼 밀려오는 것이다.스피커를 만져 보는 것은 누구나 해 보는 짓이지만 이 강인하고 매끈한 제품을 만져 보는 것도 남다른 느낌을 준다. 마치 살아 있는 사람의 머리를 만져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리본 트위터 중에서 가장 완벽한 제품인 피에가의 트위터는 지극히 고난도의 작업 과정을 거치며 재생 한도가 50kHz에 달한다. 거기에 감도가 높아 소출력의 진공관 앰프와도 잘 어울린다. 보통의 5극관 앰프에도 기분 좋게 반응한다.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차마 품에서 떼어 내기가 어렵다. 좋은 앰프로 울리면 실로 황홀한 사운드가 나온다. 끈적이면서도 깨끗한 현의 독주, 피아노의 깊이감과 무게감, 그 타건의 번쩍거림, 보컬의 윤기와 밀도. 이 시청기는 피에가의 제품 중에서도 고가의 상위 제품은 아니지만 너무 민감하게 소리를 분석하고만 있는 애호가가 아니라면 진정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고상한 제품이다. 

 수입원 샘에너지 (02)3271-7502가격 430만원  구성 2.5웨이  사용유닛 우퍼(2) 10cm MDS-Bass, 트위터 LDR 리본 2642 MK2
재생주파수대역 38Hz-5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dB/W/m  권장 앰프 출력 20-150W
크기(WHD) 16×97×17cm  무게 1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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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7월호 - 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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