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 25L Classic Signature
상태바
Quad 25L Classic Signature
  • 김남
  • 승인 2014.08.01 00:00
  • 2014년 8월호 (505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수하면서도 품위가 넘치는 명문가의 자손

모든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오디오의 고향을 들라고 한다면 십중팔구는 미국의 매킨토시, 그리고 영국의 쿼드를 거론할 것이다. 지금은 세대가 달라져 30대 정도는 안 그럴지 몰라도 40대 이후 세대라고 한다면 그럴 확률이 매우 높다. 지금은 기라성 같은 고가의 하이파이들이 즐비한 탓에 그런 추억의 이름들이 퇴색해 버린 터이지만, 새삼스럽게 이번에 만나 보니 쿼드는 아직 건재했다. 다만 우리의 기억력이 그것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던 셈이다.
쿼드는 피터 워커라는 엔지니어에 의해 1936년에 설립되었다. 그 이후 앰프와 튜너 등에서 하나의 규범을 세운 제작사로 일컬어졌고, 정전형 스피커까지 만들어 냄으로써 쿼드 제품은 사운드 재생은 물론이고 디자인의 독창성에서도 독보적인 제품들을 내 놨다는 평을 받았다. 오디오 앰프 및 스피커에서 쿼드는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오디오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큰 기여를 했으며, 일찍이 1978년에 영국 여왕이 하사하는 과학 기술 성과에 대한 상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매거진에서 수상한 수많은 상이 그 증거가 된다.
‘쿼드 앰프로 클래식 음악을 듣는데 불만이 있다면 연락해 주기 바란다.’ 이 유명한 홍보 문구는 80년대의 명기 4 시리즈가 나왔을 당시의 사건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연초록의 단정한 체구에서 흘러나오던 아늑하고 당당했던 소리들. 새삼 그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정전형 스피커인 63 프로 등으로 쿼드의 이름을 널리 알렸던 시절의 뒤를 이어 등장한 여러 종류의 대중적인 가격대의 스피커 역시 쿼드의 중용적인 사운드를 알리는데 기여를 했는데, 본 시청기는 그런 쿼드의 대중적인 스피커 라인의 최신 시리즈로, 퍼포먼스 라인의 L 클래식 시리즈인데, 그중에서도 스페셜 에디션인 시그너처 버전이다.

L 클래식 시그너처 중 본 시청기는 최상위 기종으로, 영국제의 양식처럼 역시 생김새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대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인상. 명문가의 자손이면서도 유닛이 다섯 개나 달려 있음에도 이 가격대라고 한다면 믿기지가 않는 것이다.
이 스피커는 3웨이 5유닛의 베이스 리플렉스와 라디에이터가 혼합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으며, 미드레인지와 우퍼의 콘 재질은 케블라를 사용, 트위터는 25mm 패브릭 돔 스타일이며, 인클로저는 무광의 사펠리 마호가니, 사펠리 마호가니 레드와 유광의 사펠리 마호가니, 피아노 블랙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역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몸체를 들어 올린 하단 받침 겸 스탠드가 기본 제공되며, 특별히 호사스럽지는 않지만 수수하면서도 품위가 넘친다는 느낌.
시청을 위해 제공된 쿼드의 엘리트 시리즈는 한 번쯤 들어 보면서 예전 쿼드의 향취를 맡아 보고 싶었던 기종들이다. 이 엘리트 시리즈는 현재 쿼드를 상징하는 대표 기종인데, 프리앰프, 파워 앰프, 인티앰프, 튜너는 물론 CD 플레이어까지도 포함되어 있어서 반갑다. 모든 제품 디자인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변함없이 단정하고 독특하며,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제품 컬러 역시 향수를 자극하기에 족하다. 엘리트 시리즈 중 가장 관심이 있었던 것은 모노블록의 파워 앰프 QMP로, 모델 909를 이어 최근 개발된 것인데 출력이 260W에 달한다.

쿼드의 파워 앰프는 70년대 여왕의 상을 수상한 명기 405가 100W, 그 뒤를 이은 80년대 후반의 606은 140W 출력이었는데, 아름답고 우아한 소리를 내주며 잔 고장 없기로 유명하고, 특수한 댐핑 회로라는 것을 채용해 큰 인기를 얻었었다. 그리고 쿼드가 만든 튜너, 프리앰프 제품 역시 오디오의 기준이라고 할 만큼 정직하고 모범적인 기종이었는데, 모두 한 시대를 휘어잡았었다. 쿼드의 제품은 크게 비싸지도 않은데다가 인기 충천으로 인해 중고 가격대가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한 번 판매한 숍에서는 이제 다른 기종으로 바꾸고 그 제품을 되팔라는 권유가 오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구해 달라는 주문이 숍마다 적체되어 있으니 그런 식으로 물건을 구하려고 애를 썼던 셈이다.
이 시스템을 연결하여 스피커를 울려 본다. 정통 쿼드의 소리인 셈이다. ‘이 제품들로 클래식 음악을 듣고 불만이 있다면 연락해 달라’고 했던 그 시절의 그 자신감 그대로이다.
젠틀맨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심사숙고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사운드야말로 젠틀맨 사운드가 아닐까 하는 회고에 빠지게도 될 것이다. 록이나 재즈를 울리는 박진감이나 호쾌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듣는 사이에 문득 조용히 음악에 휘감겨 있는 자신을 돌아다보게 만드는 감성이 있다. 자극을 내세워 듣는 사람을 유혹하거나 현란하게 하지 않는 대신, 어디까지나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주는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쿼드의 매력! 오랜만에 들어 보는 향수 어린 쿼드의 사운드는 아름답고 고상한 곡처럼 듣는 이를 안정시키고 어루만져 주는 매력이 지금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385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6.5cm 우븐 케블라 콘, 미드레인지(2) 12.5cm 우븐 케블라 콘,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3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50Hz, 2.2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1dB/2.83V/m  권장 앰프 출력 50-250W  크기(WHD) 22.5×92.5×31.6cm
무게 17.2kg

50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8월호 - 505호)

당신만 안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