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지난 8월호에서 이 제작사의 상위 제품인 AFL 레퍼런스 라인 S를 들어 봤다. 그 뛰어난 성능에 감탄했던 기억이 새롭다.본 제품은 독일에서 건너온 멀티탭이다. 이 피쉬 사는 국내에 별로 알려지지 않아서 신생 업체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20년 이상 전원 케이블과 멀티탭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왔다. 알고 나니 놀랍다. 독일에서도 멀티탭을 이렇게 오래 연구해 온 제작사가 있었다니. 피쉬 사는 전원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던 시절부터 일찌감치 전원 필터의 개발과 설계, 제조에 몰두해 왔는데, 멀티탭뿐 아니라 여러 기종의 파워 케이블도 출시해 놓고 있다.본 시청기는 동사의 멀티탭 여러 기종 중 엔트리 모델인데, 단자 6구는 모두 같고 만듦새에서 약간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 같다. 상위 기종들이 알루미늄 절삭 가공으로 상당히 무거운 반면, 이 제품은 재질이 약간 다르고 무게도 좀 가볍다. 사용의 허용 한계는 상위 기기와 마찬가지로 3.5kW로 되어 있어서 특별히 대용량이 아닌 이상 이 멀티탭 한 개에 한 시스템의 장착은 충분할 것이다. 상위 기기들이 다소 가격대의 부담이 있는데 비해 본 시청기는 그대로 멀티탭의 문외한들이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성에서 상당히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이제 오디오에서는 별다른 개선점이 나올 수가 없으며 전원을 개선시키는 것이 그 최종점이 아닐까 라는 것은 이미 오디오계에서 널리 거론되고 있는 것이지만, 이 시청기는 그런 논란에 하나의 역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오디오 기기의 효과적인 사용은 소스 기기 쪽부터 효과가 좋다는 것이 정설인데, 멀티탭이야말로 가장 소스 쪽에 위치해야 하는 종목인 것이다. 동사 멀티탭의 특징에 대해서는 공개된 자료가 없지만 동사의 필터 기술은 'On Site'라고 명명되어 있는데, 그 역할은 EMI나 RFI 같은 불필요한 고주파의 왜곡을 제거하는데 있다. 그 결과로 소리의 자연스러움, 안정, 명확성이 증가된다고 하는 것이 동사의 테스트 결과이다.
전원을 필터링한다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 효과라는 것은 사실 써 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나는 몇 년 전 수입 자재로 만들어진 국내 제조의 멀티탭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은 필터링을 전혀 거치지 않은 단순 연결 장치를 고급화한 것이기 때문에 소리의 가다듬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런데 본 시청기의 제조사에서는 필터링을 원칙으로 하는 제품들을 발표해 왔고, 그것이 혼탁이라거나 컬러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훨씬 더 풍요롭고 미려하게 개선시키는 것을 보고 감탄해 왔던 것이다.멀티탭의 효과는 케이블 이상인데도 주변을 보면 사용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사람의 고정 관념이 바뀌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오디오 세계에서도 그 관념이 멈춰져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이 멀티탭이 아닌가 생각된다.멀티탭은 AVR이나 차폐 트랜스와는 또 다른 세계이며, 아마 각 라인별로 세분화되어 있는 차폐 트랜스쯤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다. 일부 차폐 트랜스의 경우 소리에 느끼한 지방질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어떤 형태로든 소리가 다소 변형된다는 약점이 있지만, 멀티탭의 경우에는 그런 점이 거의 없다.본 시청기의 경우 가격대의 차이로 이보다 몇 갑절 고가인 상위 기기와 똑같은 효과를 가져다주지는 않아도, 그러나 상위 기기가 지니고 있는 장점의 대부분은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느낌.대편성에서 해상도의 증가는 확실하며, 전체적인 소릿결이 우아하고 따스해진다. 편하고 아늑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섬세하면서도 힘 있게 파고드는 맛도 증가하며, 깊이감과 음장감의 확대도 금방 느껴진다. 금관 밴드의 연주에 활력이 배가되는데, 성악에 다소 힘이 들어가는 것은 장점이 될지 다소 약점인지 그것은 개인 취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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