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JPS 랩스는 전원 케이블로 유명한 회사이다. 또한 다른 케이블 역시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역시 주력은 전원 케이블이다. 그런데 전원 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은 모두 대용량의 전류가 흐른다는 점에서 인터 케이블과 차원을 달리한다. 따라서 케이블의 설계와 구조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동사가 전원 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에서 실력을 더 발휘하는 점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현재 JPS 랩스의 기술이 축적된 시리즈로는 알루미나타 시리즈와 전원 케이블 캡토베이터가 잘 알려져 있다. 좀더 스피커 케이블 라인을 자세히 알아보면, 최상위종 알루미나타를 위시해 슈퍼컨덕터 V, 슈퍼컨덕터 Q, 울트라컨덕터 2의 순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번에 시청한 슈퍼컨덕터 V 스피커 케이블은 오래된 모델 슈퍼컨덕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바이와이어링과 싱글와이어링 케이블 두 가지가 있는데, 바이와이어링 스피커 케이블은 11.5AWG 굵기 4가닥으로 이루어져 있고, 싱글와이어링은 8.5AWG 굵기 2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자는 WBT 말굽 단자 또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표시된 JPS 로듐 바나나 단자가 제공된다.JPS 랩스의 슈퍼컨덕터 V 스피커 케이블에 대한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청취에 임했다. 슈퍼컨덕터 V 스피커 케이블의 성능을 상대적으로 비교 확인하기 위해서 시청실에 구비되어 있던 중·저가격대의 스피커 케이블과 비교 청취했다. 오디오랩 8200CDQ를 소스 기기로 하고 에이프릴 뮤직의 스텔로 Ai500 인티앰프를 연결하고 스피커는 마르텐 듀크를 연결했다. 슈퍼컨덕터 V 스피커 케이블은 앰프와 스피커 사이에 연결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이 스피커 케이블의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먼저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것으로 들어 보았다. 슈퍼컨덕터 V 스피커 케이블이 투입되자마자 전체적으로 소리가 훨씬 부드러워졌다. 실제 피아노 음에 좀더 가까워졌다고나 할까. 그래서 피아노 음이 무척 풍부해진다. 해상도가 한층 더 높아진 결과 때문일 것이다.러시아의 젊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rato)의 앞부분을 들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음색과 질감이 더 사실적이지만 부드럽게 들린다. 그래서 차이코프스키의 슬픔이 더 진하게 다가온다.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시작 부분의 저음 현악기 소리가 더 자연스럽고 명료하게 들린다. 조수미의 목소리 역시 전체적으로 더 부드럽고 명료하게 들린다. 그렇다고 힘이 없는 소리가 아니라 강약이 매우 정확하게 표현된다.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전체적으로 입체 음향 무대가 확연히 느껴지며, 악기 소리, 목소리가 자연스럽고 사실적으로 그려진다.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들어보니 JPS 랩스의 전원 케이블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를 간접적으로 알 것 같다. 비슷한 설계 구조의 스피커 케이블에서도 동사의 그런 장점이 잘 살아나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정숙한 배경, 높아진 해상도를 바탕으로 한 섬세한 표현력이 입체 음향 속에서 부드럽게 잘 살아난다. 그야말로 음악적 분위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하이엔드 스피커 케이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