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HPA-15000 OTL/O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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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nic HPA-15000 OTL/OCL
  • 김편
  • 승인 2025.05.13 11:01
  • 2025년 05월호 (6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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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헤드폰 유저들을 위한 필청 앰프

대한민국 제작사 올닉(Allnic)에서 새 플래그십 진공관 헤드폰 앰프 HPA-15000 OTL/OCL을 내놓았다. 최근 올닉이 공들이고 있는 OTL/OCL(Output Transformer-Less/Output Capacitor-Less) 설계이며, 이전 플래그십 HPA-10000 OTL/OCL과는 진공관 구성이 완전 다르다.

OTL/OCL은 진공관 앰프 출력단의 커플링 트랜스포머와 신호 경로상의 커패시터를 생략, 왜곡과 착색,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설계. 올닉에서는 앞서 프리앰프(L-10000, L-9000, L-8500), 포노 앰프(H-10000), 헤드폰 앰프(HPA-10000) 등에 OTL/OCL을 적용시켜 놀라운 음질 향상을 이뤄냈다.

HPA-15000 OTL/OCL은 기본적으로 4개의 헤드폰 잭(6.3mm 2개, 4P 밸런스 2개)과 61단 정 임피던스 어테뉴에이터를 갖춘 최대 10W 출력의 진공관 헤드폰 앰프다. RCA 프리아웃 단자를 통해 전압 게인 16dB의 프리앰프로도 쓸 수 있다.

외관을 보면 전면 위에 커다란 볼륨 노브가 있고, 그 아래 양쪽에 진공관 상태를 모니터할 수 있는 밸런스 미터, 전원 버튼, 입력 실렉터, 5개 입력 표시 LED, 4개의 헤드폰 잭이 있다. 후면은 전원 인렛과 함께 XLR 입력 단자 2조, RCA 입력 단자 3조, RCA 프리아웃 단자 1조, 헤드폰에 따라 고음은 감쇄하고, 저음은 부스트할 수 있는 스위치가 마련됐다.

상판에는 앞쪽에 61단 정 임피던스 어테뉴에이터, 뒤쪽에 전원 트랜스, 그리고 좌우 채널별 4개씩 총 8개의 진공관이 도열해 있다. 채널별 신호 흐름 순으로 짚어보면, 1차 전압 증폭단에 복합관 ECF802 1개, 2차 전압 증폭 및 위상 반전, 드라이브단에 쌍3극관 6414 1개, SEPP로 구성된 출력단에 3극관 6C41C 2개가 투입됐다.

올닉 박강수 사장에 따르면 ECF802 안의 3극관은 전압 증폭률이 20 정도로 높아 전압 증폭을 맡고, 5극관은 내부 저항이 높아 뒤에 오는 드라이브단에 정전류를 공급해준다. 이 5극관은 또한 뮤가 무척 높아 OTL/OCL 구성에 꼭 필요한 피드백 회로 역할을 한다. 뒤에 오는 리크 뮬라드 위상 반전 회로의 공통 캐소드 저항 역할을 하는 것도 이 5극관이다.

6414는 뮤가 40에 달해 2차 전압 증폭 및 드라이브관, 6C41C는 내부 저항이 150Ω으로 낮아 SEPP 출력관으로 선택했다. 6C41C의 경우 올닉에서 처음 사용한 3극관으로, 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플레이트 손실이 25W로 높아 HPA-10000 OTL/OCL에서 채널당 4개나 투입됐던 6C19P(플레이트 손실 11W)와 달리 2개만으로도 헤드폰 앰프 출력 10W를 달성했다.

스펙을 더 보면 전압 게인은 32dB이며, 15-600Ω 헤드폰에 모두 대응한다. THD는 0.03%(1kHz), S/N비는 -90dB. 앰프 사이즈(WHD)는 43×21.5×39cm, 무게는 17.6kg이다.

HPA-15000 OTL/OCL 시청에는 3가지 헤드폰을 동원했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RAAL의 Immanis 트리플 리본 헤드폰과 ZMF의 Atrium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 그리고 오디지의 LCD-2 클래식 플래너 마그네틱 헤드폰이다. 그리고 시청 중에 안 사실이지만 4개 헤드폰 잭은 동시 출력이 된다.

먼저 RAAL Immanis 헤드폰으로 웅산의 ‘Yesterday’를 들어보면 아주 조용한 배경과 기타의 생생한 음이 두드러진다. RAAL 헤드폰이 이 정도인가 싶기도 하지만, OTL/OCL 헤드폰 앰프를 만나 마침내 제 실력을 100%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OTL/OCL 앰프 특유의 투명한 무대와 깨끗한 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음 어디에도 지저분하거나 탁한 것이 1도 없다.

임윤찬과 광주시향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1악장은 피아노 건반음이 고막을 살살 녹이는데, 볼륨을 11시 방향까지 올려도 노이즈가 한 방울도 들리지 않는다. 볼륨을 12시 방향까지 올려 들은 아담 벤 아즈라의 ‘Flamenco’는 디테일이 살아 있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저음이 인상적.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은 일렉 기타의 선명한 음이 필자의 머리를 기분 좋게 찔러댔다.

ZMF Atrium 헤드폰은 같은 볼륨에서 더 큰 소리를 들려준다. 임윤찬의 베토벤 피협은 고음이 RAAL 헤드폰에 비해 더 단단하고 파워풀하게 들리며 형체도 분명하게 맺힌다. 이 헤드폰, 이 곡에서도 볼륨을 올리고 내리는 과정에서 일체의 노이즈가 들리지 않는다. 웅산의 ‘Yesterday’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 특유의 직설적인 음이 설득력이 있다. 여유 있게 음을 토해낸다.

네나드 바실릭의 ‘Bass Drops’는 평소 스피커로 들었을 때에 비해 훨씬 디테일하고 텐션 만점의 더블 베이스 연주를 만끽했다. 헤드 스테이지 안에서의 입체감이나 공간감도 잘 전해진다. 위켄드의 ‘Blinding Lights’는 쏜살같이 치고 빠져나가는 음들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 고음의 클리핑 걱정은 전혀 안 했는데, 이 역시 작동 전압이 높은 진공관 앰프의 장점 중 하나다.

끝으로 오디지의 LCD-2 클래식 헤드폰으로 햄릿을 들어보면 음 곳곳에 에지가 있고, 머리 뒤쪽에 펼쳐진 스테이지 면적이 아주 넓다. 프란시네 써틴의 ‘Queen Mary’에서는 원래 이랬었나 싶을 만큼 저음의 음 끝이 아주 천천히 사라진다. 이 곡을 RAAL 헤드폰으로 바꿔 들으면 저음의 윤곽선이 보다 선명해지고, ZMF 헤드폰으로 바꾸면 저음의 압력이 가슴까지 전해진다. 하이엔드 헤드폰 유저라면 꼭 들어보시길 권해드린다. 


사용 진공관 6C41C×4, 6414×2, ECF802×2
실효 출력 10W   
헤드폰 출력 4P XLR×2, 6.3mm×2
아날로그 입력 RCA×3, XLR×2   
프리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20Hz-20kHz(±0dB)   
출력 임피던스 15-600Ω 
전압 게인 +32dB   
크기(WHD) 43×21.5×39cm   
무게 17.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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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5년 05월호 - 6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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