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 우선 마음에 든다. 모든 오디오 제품은 홈에서 사용되는 숫자가 절대적이다. 당연히 홈 앰프라고 불러야 하는데 그동안 그런 호칭은 없었다. 그래서 이런 명칭이 다소 특이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데논의 홈 앰프는 설명에 의하면 콘셉트가 마란츠 모델 M1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마란츠 모델 M1에 비해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 합리적 제품을 갖고 싶으면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데, 이렇게 타사 제품을 걸고 들어가도 되냐는 의문이 있다면 간단히 풀린다. 두 브랜드 모두 모회사는 마시모(Masimo)이기 때문이다. 마시모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의료 기술 회사로 사운드 유나이티드라는 오디오 그룹을 인수해 화제가 되었었다. 그래서 데논과 마란츠는 같은 자본으로 운영되지만 다른 브랜드명으로 독자적인 연구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이런 방식은 지금 세계적으로 일반화가 되어 있다.

시청기의 개발 의도는 명확하다. 이런 점도 참 설득력이 있다. 복잡다단하고 거추장스러운 기존의 오디오 제품 소유자들에게 던지는 서비스 같은 것인데, 그런 복잡한 세계에 살고 있긴 해도 간편한 스트리밍의 세계를 간단히 맛보고 싶거나, 복잡한 설계로 되어 있는 고가 제품 대신 기본 용도만 중점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실용주의자들을 위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핵심 장치만 모았으며 당연히 성능은 상급기와 동일하지만 가격은 싸다. 신선하다. 사실 모든 제품에서 거품을 거둬 내고 본분에 충실하기로 든다면 세상의 모든 제품은 그 풍토가 달라질 터이다.

오디오 기종 중 이퀄라이저는 그 좋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크게 대중화되어 있지 않다. 음의 순수도가 떨어지는 등의 단점을 자꾸 부각시키는 공격이 주효, 일부 프로 용도 외에는 사용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 그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고급화라는 이름으로 별의별 쓰잘머리 없는 장치를 달아 놓은 전자 제품이 오죽 많은가.

근래에 나는 자택 생활자의 의무인 밥지기가 되어 밥 당번이 되었는데 새삼 전기밥통이 엉망진창인 것을 발견, 앙앙불락 처지이지만 개선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그냥 부드러운 밥, 일반 밥, 2가지 메뉴만 있어도 충분할 터인데 고가 제품일수록 기압이 다르고 밥 메뉴는 수십 가지. 하지만 먹어 보면 거기서 거기인지라 결국 메뉴는 백미 한 가지 밖에 쓸 일이 없으며 전기밥솥 암만 좋아 봐야 비싸지도 않은 자그마한 무쇠솥이나 돌솥 밥맛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진리만 터득하게 되었다. 기가 찬다.

홈 앰프에 호감이 가는 것은 그런 동질감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스트리밍으로 전환하기는 싫지만 알아보고는 싶고, 오디오를 처음 구입하는 데 시작부터 큰 비용을 들이기는 싫은 그런 인구에게 제격이며, 이 시장은 잠재력이 클 것 같다.

시청기는 소형 스테레오 앰프로, 콤팩트한 사이즈임에도 효율적인 클래스D 증폭 덕분에 채널당 100W(8Ω) 출력을 내며 웬만한 스피커라면 상당한 음질을 들려준다. 싸구려 저가 제품이라는 선입관은 저리 가라다. 연결 면에서도 시청기는 주목할 만한데, TV의 음질을 쉽게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HDMI eARC를 포함해 옵티컬 디지털 입력, 하드 드라이브나 USB 메모리 스틱에서 음악 파일을 읽을 수 있는 USB A, 이더넷 단자를 갖췄으며, RCA 아날로그 입력과 서브우퍼 출력도 있는 등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을 갖췄다는 점도 장점이다. 물론 블루투스도 지원한다.

빌드 품질은 소박하지만 단정하다. 콤팩트 제품답게 잘 다듬어져 있다. 섀시 전면을 터치해 볼륨을 조절할 수도 있고, 또한 세 개의 단축 버튼이 있는데 여기에 즐겨 찾는 플레이 리스트나 라디오를 저장할 수 있어 들을 때 편리하다.

디지털 스트리밍 재생은 내장된 HEOS에서 처리하는데, 이는 데논과 마란츠의 엔지니어가 개발한 것으로, 이후 모회사 마시모의 여러 브랜드 제품에도 통합된 공통적 노하우. 현재 HEOS는 약간의 고가 제품에만 사용되고 있는 기술력이기도 하다. HEOS는 모바일 기기나 PC, NAS 등에 저장된 음원 재생은 물론 스포티파이, 디저, 타이달, 사운드 클라우드 같은 다양한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와 인터넷 라디오를 재생할 수 있다. 또한 에어플레이 2, 스포티파이 커넥트, 룬 레디를 지원한다. 이런 면에서 시청기는 더 실용적이다. 설정은 매우 간단. 홈 앰프에 전원을 연결하고, 스마트폰의 HEOS 앱을 다운로드하여 열고 난 후 제조업체 목록에서 데논을 선택, 그런 다음 앰프를 선택하면 Home Amp가 목록에 나타나는데 거기서부터 앱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연결이 빠르고 전혀 번거롭지 않다.
사운드는 깨끗하고 정확. 스테레오 이미지가 뛰어나며 보컬은 선명하다. 음장감도 넓고 고역도 치찰음 같은 것은 없다. 초보자는 물론, 전문가라 할지라도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평범을 뛰어넘는 히트작 후보이다.

가격 120만원
실효 출력 100W(8Ω), 125W(4Ω)
디지털 입력 Optical×1, USB A×1, NET×1
HDMI(eARC) 지원
아날로그 입력 RCA×1
서브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20Hz-20kHz(±1.5dB)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HEOS)
에어플레이 2 지원
스포티파이 커넥트 지원
블루투스 지원(Ver4.2)
크기(WHD) 21.7×8.6×23.4cm
무게 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