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LP를 재생하기 위해 존재하는 턴테이블의 종류가 뭐 그리 다양하겠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플린스가 플로팅 방식인지, 리지드 방식인지, 톤암이 롱 암인지, 숏 암인지, 스태틱 밸런스인지, 다이내믹 밸런스 방식인지 등 무수히 다양한 옵션(?)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중에는 풀 오토매틱 턴테이블이라는 것이 있다. 정말 아날로그 초심자를 위해 존재하는 품목인데, 여기에도 꽤 등급이 나뉘어져 있다. 최저가의 입문기는 초심자가 봐도 장난감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점점 상급기로 갈수록 제대로 된 턴테이블로 보이기 시작하고, 고급기로 가면 정말 고급스럽게 잘 만든 제품으로 보인다.

이번에 소개할 F400은 상급의 정말 잘 만든 풀 오토매틱 턴테이블이다. 이 제품을 만든 렉코드 오디오(REKKORD Audio)는 독일 장크트 게오르겐에서 100년이 다 되어 가는 시간 동안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들어 온, 오랜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턴테이블 전문 브랜드다. 동사는 특히 ‘Handmade In Germany’를 강조하며, 동사의 턴테이블에 사용되는 부품의 99%가 인근 지역에서 만들어지고, 모든 부품, 나사 및 스프링은 최고의 음질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작은 단계를 거쳐 조립되고 세심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현재 F100, F110, F300, F400 풀 오토매틱 턴테이블 제품과 M500, M600 일반 수동 턴테이블을 만들고 있으며, 턴테이블 외에도 LP 클리닝 머신과 클리닝 액체, 카본 브러시도 만들고 있다.

F400은 풀 오토매틱 턴테이블답게 사용이 편리하다. 스위치를 스타트에 두면 알아서 플래터가 회전하고 톤암이 옆으로 움직이고 아래로 내려가 LP 위로 카트리지의 스타일러스가 내려가며 음악을 재생한다. 반대로 스톱에 두면 톤암이 올라가고 옆으로 이동하며 플래터가 멈춘다. LP가 끝까지 재생되면 알아서 톤암이 올라가고 옆으로 이동하며 플래터가 멈춘다. 그리고 이 턴테이블 역시 리프트 스위치가 있어서 재생 중간에 톤암을 움직여 원하는 곡에 카트리지의 스타일러스를 위치할 수 있다.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F400은 벨트 드라이브 방식의 풀 오토매틱 턴테이블이며, 전체 자동 시스템과 톤암 및 댐핑 알루미늄 플래터가 서브 섀시에 있고, 이를 통해 나머지 부분과 분리된 플로팅 서브 섀시 플랫폼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플래터 아래에 있는 빨간색의 운송 잠금 장치 2개를 사용 시 제거해야 한다.

F400은 동사의 플래그십 풀 오토매틱 턴테이블로 하위 모델과는 수준이 다르다. 플린스가 F300과 동일하게 원피스 MDF로 만들어졌지만 한눈에도 F300보다 고급스럽게 보이는데, 새틴 블랙, 하이 글로스 블랙, 마카사르 우드 베니어, 체리 우드 베니어 4종류의 무척 고급스러운 마감이 준비되어 있다. 플래터도 동일하게 중량감 있는 알루미늄 소재로 되어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하위 모델보다 두꺼운 느낌이다.

톤암도 하위 모델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 톤암은 동일하게 8.3인치 길이의 스틸 팁 볼 베어링을 사용한 초저질량 알루미늄 톤암이기는 하지만 톤암 옆에 있는 다이얼로 침압을 조절하는 무질량 트래킹 포스 조정 톤암(스태틱 밸런스와 다이내믹 밸런스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타입)으로, 하위 모델과 침압을 맞추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방법은 우선 트래킹 포스와 안티스케이팅 다이얼을 0에 맞추고, 카트리지 커버를 벗기고 톤암의 밸런스 웨이트를 돌려서 톤암이 수평이 되게 만든다. 그 다음 트래킹 포스 다이얼을 돌려 1.75에 맞추고 안티스케이팅 다이얼을 돌려 1.75에 맞추면 된다. 1.75라는 숫자는 헤드셸에 미리 부착되어 있는 오토폰 2M Red 카트리지의 권장 트래킹 포스가 1.8g(18mN)이기 때문이며 동사에서는 1.75g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이 톤암은 헤드셸이 분리되며 오토폰 2M Red 카트리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카트리지 변경 시 스타일러스 오버행을 맞출 수 있는 카트리지 장착 게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플래터 회전 속도가 아래 모델과 다르게 33 1/3, 45, 78rpm 세 가지가 있어 더욱 다양한 음반을 재생할 수 있으며 7인치 싱글 음반용 어댑터도 포함되어 있다. 매트가 포함되어 있으며, 더스트 커버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포노 앰프가 내장된 P 버전은 없으며, DC 12V 어댑터로 전원을 공급받는다.

이 턴테이블로 LP를 시청해 보기 위해 설명서에 따라 침압과 안티스케이팅을 맞췄다. 그리고 음악이 재생하자마자 든 생각은 그동안 들어 봤던 동사의 하위 제품들보다 확실히 음질은 더욱 좋다는 것. 역시 최상급의 제품은 다르다. 이 정도의 차이면 처음부터 이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 든 생각은 편하다는 것. LP를 턴테이블에 얹고 버튼을 스타트 쪽으로 밀면 플래터가 돌아가면서 톤암이 움직여 LP에 카트리지가 올라가면서 음악이 재생되는 편리함은 풀 오토매틱 턴테이블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고음질과 편리함 모두 누리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턴테이블이다.

가격 148만원
구성 벨트 드라이브, 풀 오토매틱
속도 33, 45, 78RPM
와우 & 플러터 0.06%
플래터 알루미늄
톤암 8.3인치
카트리지 오토폰 2M 레드
크기(WHD) 43×13×36.5cm
무게 6.3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