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브랜드 이름만 들어도, 믿음이 가는 조합이다. 장인 정신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각 분야에서 정점을 찍어낸 브랜드들. 일단 만듦새와 소리 좋기로 유명한 곳들인데, 실제 팬 층도 확고한 브랜드이다. 오랜 전통성과 엔지니어링의 결정체를 보여주는 곳, 영국의 대표 오디오 2곳과 100년 역사의 일본 브랜드가 함께 만났다. 바로 ATC, 서그덴(Sugden), 그리고 럭스만(Luxman)의 조합이다.

우선 ATC SCM100 PSLT를 소개한다. 사실 ATC의 얼굴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3웨이 ATC의 상징적인 존재이다. 단단하고 남성적인 외모에 담긴 ATC표 유닛 3발의 아우라는 언제 보아도 가슴을 벅차게 한다. 요즘 아무래도 트렌드에 따라 스피커를 예쁘게 곡선을 만들고, 과감한 마감 처리도 보여주고 있는데, 역시 스피커의 근본은 이런 직사각형의 표준적 만듦새이다.

유닛 구성은 앞서 말했듯이 역시 3웨이 3스피커의 표준을 보여준다. 그냥 눈으로도 저음이 상상될 법한 웅장한 31.4cm 우퍼가 자리하고, ATC의 매력적인 중음을 책임지는 7.5cm 미드레인지가 특유의 번쩍이는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트위터는 ATC에서 직접 설계·제조한 2.5cm 유닛이 담겨 있는데, 유닛 제조사로서의 ATC를 잘 보여준 최종의 완성작이다. 특히 인클로저마저 자사 공장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데, 개발부터 유닛 및 인클로저, 최종 사운드 튜닝까지 원 솔루션으로 진행되는 곳이라면, 그 최적화의 완성도 수준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이를 통한 주파수 응답은 35Hz-22kHz. 탁월한 저음 특성과 정확한 고음의 역량을 모두 만끽할 수 있는 스펙인데, ATC는 청감상 스펙이 더 좋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감도는 88dB로 책정되어 있으며, 임피던스는 8Ω, 크로스오버는 380Hz와 3.5kHz로 세팅되어 있다. 출력으로는 100-1500W를 권장하고 있는데, ATC 대형기라면 당연히 그에 맞는 앰프를 대접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음질과 구동력, 이 두 스펙 모두 좋은 평가를 받는 서그덴 클래스A 앰프라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나올 것이다.

서그덴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클래스A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이다. 그야말로 트랜지스터 퓨어 클래스A의 역사이자 출발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고집 센 외골수 장인 제조사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실 서그덴하면, 마치 아이콘처럼 A21이 가장 먼저 생각나지만, 역시 더 높은 그레이드로 올라간다면, 마스터클래스(Masterclass)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번에 소개할 IA-4 역시 이 마스터클래스의 간판 주력 인티앰프.

출력은 33W. 단순히 수치만 놓고 보면 의아해할 수 있지만, 클래스A와 탄탄한 전원부가 바탕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 대형 플로어 스탠더 모델들도 아주 유려하게 울려내는데, 클래스A의 음악성 및 음질과 맞물려, 이런 게 진짜 음악적 질감이라는 것을 대번에 깨닫게 만든다. 특히 발열을 굉장히 잘 잡아낸 제품인데, 클래스A라면 생각나는 뜨거운 열기에 기기 자체가 녹아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확실히 원조의 노하우는 뭐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아날로그 입력은 MM 포노 하나와 RCA 4계통을 담아내고, 고급기답게 XLR 1조도 빼놓지 않고 있다. 프리 아웃과 테이프 아웃을 하나씩 지원하여, 좀더 활용도를 높였다. 내부를 보면, 역시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가 거대한 위용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완성도 높은 전원부의 원류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럭스만의 플래그십 디지털 플레이어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MQA 대응 SACD/CD 플레이어, D-10X이다. D-10X는 고강성의 새로운 오리지널 메커니즘 LxDTM-i를 탑재했다. 이름은 복잡해 보이지만, 내용은 심플하게 ‘Luxman Original Disc Transport Mechanism-improved’라는 의미. 8mm 두께의 알루미늄 사이드 프레임과 5mm 두께의 스틸 톱 플레이트에 의해 메커니즘 전체를 덮는 견고한 박스 구조가 특징으로, 당연히 진동이나 공진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에 힘을 실었다. 특히 기존 사이드 프레임의 블래킷에 지지하는 방식에서 프레임 자체에 직접 조립하는 일체화 구조로 업그레이드되었는데, 훨씬 더 안정적으로 디지털 포맷을 판독할 수 있도록 퀄러티 자체를 크게 높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회로 쪽도 보강되었는데, 로옴 사의 BD34301EKV를 듀얼 구성으로 채용, USB 입력으로 PCM 32비트/768kHz, DSD 22.4MHz 재생이 가능하다. 또한 MQA 플레이어답게, MQA CD 및 MQA 파일을 풀 디코딩 재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고 정밀도·저 지터의 클록 모듈을 탑재하여 노이즈 레벨이 현저하게 줄었다. 디지털 입력은 옵티컬 2조, 코액셜 1조, USB B 하나를 지원하며, 디지털 출력은 옵티컬과 코액셜 각각 하나씩 제공한다. 아날로그 출력은 RCA와 XLR을 모두 지원하는 사양.

실제 사운드는 역시 클래스A. 일단 시작부터 공기감 자체가 다르다. 흔히 클래스A 사운드라고 하면, 막연히 뜨겁고 열기 있는 왜곡된 소리라 착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잘 만든 클래스A 제품은 정말 투명하고 깨끗한 소리가 중심에 있다. 속살이 비칠 정도로 투명한 사운드가 정말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그 소리의 주체가 ATC라면 정말 높은 정확도와 세밀함으로 음이 표현된다. 단순히 분석적으로 딱딱 맞아 떨어지는 그런 무색무취의 사운드가 아니라, 음악의 풍미를 살리면서 저역부터 고르게 음이 퍼져 나가는 그 파도의 물결 같은 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다. 어느 순간부터 이제 음반 넣는 게, 마치 LP 듣는 과정처럼 아날로그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역시 스트리밍으로 듣는 음악보다는 플라스틱 케이스 여는 과정과 앨범 재킷 및 속지를 보면서 상상력을 키우는 그 CD 맛이 훨씬 더 만족도가 높다. 특히 그 소스기기가 현 세대 최신 기기 럭스만이라면 만족도는 더 크게 와닿는다. 이런 음반도 구매했었구나, 그 당시를 그려내는 추억도 묘한 감동이다. 솔티의 음반이 이렇게 뜨겁고 열정이었고, 카라얀의 음반이 이렇게 고급스러운 선율이었고, 므라빈스키의 음반이 이렇게 파괴적이었는지 다시 한번 떠올리는 시간이다.

ATC SCM100 PSLT
가격 4,092만원(Standard Veneers)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1.4cm, 미드레인지 7.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2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80Hz, 3.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W/m 권장 앰프 출력 100-1500W 크기(WHD) 42.8×116.7×58.1cm 무게 58.5kg

Sugden Masterclass IA-4
가격 1,380만원 실효 출력 33W 아날로그 입력 RCA×4, Phono×1, XLR×1 아날로그 출력 Pre Out×1, Tape Out×1 주파수 응답 14Hz-200kHz(±1dB) 입력 감도 125mV, 2mV(MM) 크기(WHD) 43×16.5×44cm 무게 20kg(Ship)

Luxman D-10X
가격 1,880만원 CD·SACD·MQA CD 지원 DAC ROHM BD34301EKV×2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1, USB B×1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USB 지원 PCM 32비트/768kHz, DSD 22.4MHz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5Hz-20kHz(CD/+0, -1dB), 5Hz-38kHz(SACD/+0, -3dB), 5Hz-47kHz(USB/+0, -3dB) S/N비 125dB(CD/USB), 121dB(SACD) THD 0.0018%(CD), 0.001%(SACD), 0.0015%(USB) 출력 레벨 2.4V, 1.3V(SACD/DSD) 크기(WHD) 44×15.4×41.8cm 무게 22.4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