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쿼드와 현재의 쿼드가 만난다면

영국 하이파이 역사에서 쿼드(Quad)라는 이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이파이 오디오의 한 축을 담당했던 브랜드, 그리고 오리지널리티와 혁신을 동시에 실현했던 그들의 유산은 지금도 여전히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QⅡ 시리즈는 쿼드의 역사적 명기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라인업인데, 단순한 복각 수준이 아닌 기술적·사운드적 개선까지 현 세대의 쿼드를 담아내고 있어 베스트셀러 및 스테디셀러로 당당히 위대한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돋보이는 모델 중 하나가 바로 QⅡ 클래식 인티그레이티드(Classic Integrated)인데, 전통적인 분리형 시스템은 아니지만 인티앰프로서의 실용성 및 쿼드만의 맛과 멋을 잘 살려냈다고 평가 받는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QⅡ 클래식 인티그레이티드는 일단 고전적인 디자인부터 눈길을 끈다. 레트로 느낌의 볼륨 노브, 독창적인 입력 실렉터, 그리고 테이프 모니터 버튼 같은 디테일이 눈길을 끄는데, 여기에 세련된 마감과 미니멀한 레이아웃이 더해져 현대적인 감각마저 깃들어져 있다. 가로는 대략 31cm로 특유의 미니멀한 레이아웃이 잘 살아 있는 모습. 또 깊이는 38cm로 제법 깊게 설계된 디자인인데, 역시 고전적인 쿼드 스타일의 구조가 잘 녹아들어 있다.

메인 출력관은 KT66. 그렇다. 그 고전 명기 쿼드 Ⅱ 모노블록의 메인 출력관을 여기서도 만날 수 있다. 그 시절 특유의 중후하고 풍성한 사운드에서 한층 더 발전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단순히 펑퍼짐하게 퍼져 나가는 빈티지 느낌이 아니라, 현대적인 스피드감과 세밀함까지 겸비하여 음악적인 쾌감도 어느 정도 얻어낼 수 있다. 퓨어 클래스A 구동이며, KT66 푸시풀의 25W 출력을 담아냈는데, 실제 들어보면 구동력도 제법 있는 편. 12AX7과 6922EH가 초단 및 드라이브단을 담당한다. 설계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거장 팀 드 파라비치니의 손길이 닿아 최적화 및 효율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이다. 아날로그 입력은 대략 RCA 3계통이며, 테이프 입·출력을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강력한 MC/MM 포노단이 장착되어 있는데, 이쪽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높으니 아날로그를 운영한다면 한층 더 눈여겨볼 만하다.

사운드는 막연한 옛 고전적인 빈티지 사운드가 아닌, 현대의 쿼드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25W라는 조촐한 출력 수치이지만, 구동력도 제법 있는 수준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웬만한 인기 스피커들은 유려하게 울려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음색은 그야말로 예술의 영역인데, 한동안 잊었던 음악적인 맛과 멋을 멋지게 살려주는 스타일로 쿼드가 지금까지 그려낸 앰프의 빌드업을 완벽히 실현시킨다. 예술적인 부드러움 속에 풍부한 질감, 그리고 깊은 저음의 다이내믹까지, 확실히 쿼드의 진공관 앰프는 그 시절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멋진 가성비와 능력을 보여준다.

가격 650만원 사용 진공관 KT66×4, 12AX7×4, 6922EH×2 실효 출력 25W(8Ω)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테이프 입·출력 지원 주파수 응답 20Hz-20kHz(+0dB/-1dB) 입력 감도 275mV, 2mV(MM), 200㎶(MC) THD 0.06% 험 & 노이즈 -98dB 이상 크로스토크 75dB 이상 전압 게인 34dB 크기(WHD) 31×20×38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