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랩이 펼쳐낸 하이파이 앰프의 새로운 기준

오디오랩(Audiolab)의 장점이라면, 역시 가격적인 거품이 없다는 점. 어떤 제품을 사더라도 만족스럽게 가격대 자체를 과하게 책정하는 법이 없다. 덕분에 엔트리 및 중급기에서 엄청난 장점을 보여주는데, 예나 지금이나 스테디셀러 및 베스트셀러를 이야기할 때 이 브랜드를 빼놓고는 특집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 그리고 오디오랩은 여기서 한 단계 더 세대 교체를 이룩했는데, 옴니아를 필두로 9000 시리즈라는 플래그십을 대대적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오디오랩의 변화라면, 역시 요즘 트렌드에 맞게 기능은 더 확장하고, 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하고, 하이파이 그레이드를 더욱 높인다는 것. 물론 가성비는 당연히 챙긴다는 것이 목표다. 그것이 바로 9000 시리즈라 할 수 있는데, 9000A 인티앰프, 9000CDT 트랜스포트, 그리고 네트워크 플레이어 9000N까지 3종류로 구성된 좀더 급수 높은 라인업이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역시 오디오랩의 주력 인티앰프라 할 수 있는 9000A 모델.

9000A는 요즘 스타일의 제품이지만, 클래스D로 접근하진 않았다. 채널당 100W(8Ω)의 클래스AB 증폭의 정통파 설계를 보여주는데, 당연히 음질적인 이점이 많은 모델이다. 최근 고급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ESS ES9038Pro 32비트 DAC를 탑재했고, HyperStream Ⅱ 아키텍처와 타임 도메인 지터 엘리미네이터를 통해 좀더 정밀한 디지털 오디오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PCM 768kHz, DSD 512까지 지원하며, MQA 풀 디코딩이 가능해 고음질 음원을 좀더 수준 높게 감상할 수 있다. 이런 DAC와 멋진 페어링이 되어줄 전용 CD 트랜스포트 9000CDT까지 함께 출시하고 있는데, 당연히 음반이 주력이라면 꼭 고민해봐야 할 필수 파트너이다. 당연히 네트워크 쪽은 포함되어 있을 것처럼 생겼지만, 무선 쪽은 블루투스만 챙긴 모습. 물론 aptX HD 및 AAC, LDAC 등 고음질 코덱을 탑재하여, 가볍지만 음질 좋게 블루투스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디지털 입력은 풍부하다. 코액셜과 옵티컬을 각각 2개씩 탑재하여 활용도를 높였고, USB B단자로 PC 파이를 멋지게 구현할 수도 있다. 아날로그 입력 역시 RCA를 3개 지원하고, XLR까지 1개 마련하여 그레이드를 높였다. 그 외에도 MM 포노 앰프, 헤드폰 앰프 등 품질 좋게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 내부를 보면 역시 좋은 음질의 기본이 될 320VA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15,000㎌×4 커패시터가 마련되어 있다.

사운드는 역시 오디오랩. 일단 소리의 깊이 자체가 다르다. 가볍게 흩날리는 얇은 선율과는 거리가 멀다. 저 깊숙하게 펼쳐지는 저음부터 꽉 찬 밀도감의 중역, 그리고 투명함을 머금은 고음까지,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는 소리의 힘 자체가 확실히 강력하다. 엔트리를 잘 만드는 곳에서 플래그십을 내놓으면 괜히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실제는 그 반대로 엔트리를 잘 만드는 곳이 플래그십도 가성비 있게 더 잘 만든다는 것이 개인적인 결론이다. 9000A,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오디오랩의 걸작 인티앰프다.

가격 350만원 실효 출력 100W(8Ω), 160W(4Ω) 디스플레이 4.3인치 DAC ES9038Pro 32비트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2, USB B×1 USB 지원 PCM 768kHz, DSD 64/128/256/512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MM)×1, Power×1, XLR×1 프리 아웃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20-600Ω) 블루투스 지원(Ver5.1, aptX HD, LDAC) 크기(WHD) 44.4×8.9×34.2cm 무게 9.4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