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r Acoustic K100 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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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r Acoustic K100 MK2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5.03.10 16:00
  • 2025년 03월호 (63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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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점 가장 주목해야 할 하이엔드 스피커

혹시 PMC 아니면 ATC? 얼핏 봐서는 어디서 많이 본 스피커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뭔가 다르다. 이 스피커는 영국의 신생 커 어쿠스틱(Kerr Acoustic)의 플래그십 모델인 K100 MK2이다. 이들은 영국의 신생 스피커 업체로, 출발점은 스튜디오 녹음 및 마스터링에서 사용하는 모니터 스피커로 시작되었다. 스피커 설계자인 회사의 대표, 제스 커(Jes Kerr)가 음악 프로듀서이자 녹음 엔지니어인데, 본인의 작업에 딱 들어맞는 스피커를 찾지 못해 개인 작업 용도로 개발한 것이 바로 커 어쿠스틱의 뿌리이다. 80년대에 윌슨 오디오파일이라는 레이블을 이끌었던 데이브 윌슨이 윌슨 오디오를 설립한 것과 똑같은 스토리다. 제스 커는 잉글랜드 런던 인근에 거주하는 30대의 젊은 엔지니어로 직접 제품을 설계했지만, 제작은 목공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그의 아버지가 수작업 생산을 맡아주었다.

커 어쿠스틱의 스피커를 이렇게 수작업으로 어렵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트랜스미션 로딩 방식의 스피커 인클로저 설계 때문이다. 내부에 긴 음도를 만들어, 이를 통한 저음의 깊이감과 양감 확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일반 인클로저와 달리 내부를 복잡하고 정확한 길이의 음도로 제작해야 한다. 사실 이렇게 트랜스미션 로딩으로 저음의 확장과 깊이감, 양감을 이끌어낸 설계는 앞서 언급한 PMC의 BB, MB 같은 스튜디오 모니터가 연상되기도 한다. 게다가 프로 기기답게 인클로저의 안정성 또한 높다는 것도 장점. 중저가 MDF가 아닌 18mm와 24mm 발틱 자작나무 합판을 사용하고, 각 1mm 합판 층 사이의 댐핑 수지가 첨가되어 고강도와 강성 기질의 사운드가 나오지 않도록 적절한 댐핑 처리가 가미되어 있다. 이 때문에 일반 가공은 쉽지 않고, CNC 절삭 가공으로 정밀 재단을 해야 하고, 구조적으로 짜 맞추기 방식으로 완벽히 제작되어 강성부터 댐핑, 안정성, 내구성까지 모두 무결점의 캐비닛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스 커는 스피커 설계를 위해 다양한 스피커 드라이버들을 테스트하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생산 및 공급이 안정적인 드라이버를 찾아야만 했다. 그 결과로 영국 잉글랜드의 스피커 유닛 전문 업체인 볼트의 스피커 드라이버를 최종 선택했다. K100 시리즈에 사용된 12인치 우퍼는 볼트의 대표작인 래디얼 테크놀로지로 설계된 고출력 사양의 우퍼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12인치 우퍼에는 센터캡으로부터 유닛 전면에 방사 형태로 연결된 두꺼운 금속 프레임이 핵심. 프로 기기들은 장시간 사용에도 문제없는 안정성과 내구성이 필수적인데, 볼트의 래디얼 우퍼는 전면의 대형 프레임이 방열 및 발열 처리 장치 역할을 한다. 덕분에 장시간 대음량 사용에도 스피커의 성능과 동작이 균일하게 작동하며, 항시 최적의 사운드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것. 당연히 음질적으로도 매우 정확하고, 정교한 저음을 내는 성능적인 장점도 높다.

스피커 사운드의 70-80%를 담당하는 미드레인지도 볼트의 3인치 역돔형 유닛이다. 그 유명한 ATC의 미드레인지와 같은 크기, 같은 디자인의 이 역돔형 미드레인지는 높은 감도와 명료도 높은 정확한 사운드로 ATC의 것과 자주 비교된다. K100 MK2는 우퍼와 370Hz에서, 트위터와는 3.6kHz에서 크로스오버가 되어, 스피커 사운드의 대부분은 이 미드레인지가 책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니터 스피커로서는 이례적으로 리본 트위터를 사용했다. 커 어쿠스틱의 아이덴티티이자, 차별화된 퍼포먼스의 주인공이 바로 이 리본 트위터이다. 파운텍의 리본 트위터를 커스터마이징하여, 커 어쿠스틱 버전으로 별도 생산한 이른바 전용 트위터이다. 길이 8cm 크기의 진동판은 질량이 0.036g에 불과한 초 저질량이며, 리본 트위터의 낮은 임피던스를 보완하기 위해, 특수 설계된 트랜스포머와 결합되어 저 임피던스 문제도 없다. 45kHz까지 소화하는 리본 트위터 덕분에 초 고역의 하모닉 재생과 치밀한 디테일 및 스피디한 음조, 그리고 매우 세밀한 초미립자의 입자감까지 만끽할 수 있다.

테스트에는 소울노트의 P-3, M-3 프리·파워 앰프 세트와 D-3 컨버터를 사용하여 시청했다. 듣는 순간 바로 알 수 있는 것은 고역의 거침없이 치솟는 확장 및 개방감이다. 시원스럽게 터져 나오는 금관 악기와 바이올린, 첼로 등의 현악기의 보잉은 대단히 신선하고 화려하다. 그러면서도 억센 고역의 강조나 링잉이 일체 없고, 악기의 질감이나 음색 표현이 매우 자연스럽고 유려하다. 또한 중역의 명징함과 깨끗함에서 미드레인지의 역량을 알 수 있으며, 그란카사 같은 초 저역의 에너지 분출도 일체의 흐트러짐 없이 대단히 빠르고 정교한 저음과 정확한 리듬을 들려주었다. 트랜스미션 라인의 정교한 설계는 하이스피드 사운드를 위한 것으로, 일반 위상 반전 설계의 저음 속도나 컨트롤은 절대 따라올 수 없다는 제작자의 말을 직접 귀와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또 하나 추가할 부분은 음장으로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사운드 스테이지는 그야말로 기분 좋은 스케일감인데, 무대 전면과 뒤 배경까지 길게 그려내는 깊은 심도는 실제 녹음 공간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사실감으로 전해준다. 이 스피커의 규모와 등급, 들을수록 대단하다.

커 어쿠스틱의 플래그십 K100 MK2는 프로 모니터에서 시작된 초 고해상도 모니터 스피커를 하이엔드 하이파이로 이식시킨 놀라운 성공작이다. 역사는 비교적 짧은 신생 업체지만 하이엔드에 걸맞은 현대적 하이엔드 사운드로 고해상도 녹음들이 지닌 포텐셜을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게 해준, 반드시 경험해봐야 하는 하이엔드 스피커이다.


가격 6,20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트랜스미션 라인   
사용유닛 우퍼 31cm Radial Intercooler, 미드레인지 7.5cm, 트위터 8cm 트루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16Hz-4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370Hz, 3.6kHz   
출력음압레벨 91dB/2.83V/m
임피던스 8Ω   
크기(WHD) 34.8×126.8×55cm   
무게 78kg

63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5년 03월호 - 6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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