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r Acoustic K320 MK3 · K300 MK3
상태바
Kerr Acoustic K320 MK3 · K300 MK3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5.02.11 16:11
  • 2025년 02월호 (631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새로운 다크호스, 커를 만나다

커 어쿠스틱(Kerr Acoustic)? 국내에서는 처음 듣는 이름으로 2017년 탄생된 영국 잉글랜드의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업체이다. 회사의 대표이자 제작자 제스 커(Jes Kerr)는 아직 30대에 불과한 음악 프로듀서이자 녹음 엔지니어로, 자신의 녹음 작업에 딱 맞는 스피커가 없어서 직접 녹음용 모니터 스피커를 만든 것이 커 어쿠스틱의 시발점이었다. 지인들을 비롯한 주변 뮤지션들이 사용하면서 입소문이 나게 되었고, 이를 발판 삼아 프로용 모니터로 소량 판매를 시작했다. 이 스피커를 경험한 영국 내 하이파이 유통 업체는 바로 오디오 시장에 판매해보자는 사업 제의를 하여, 곧바로 하이파이 시장에도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 플래그십인 K100이 주력이었지만, 하이파이 시장에서는 홈 오디오 용도에 훨씬 더 적합한 크기와 가격의 K300과 K320이 주목 받았다.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사세가 꽤 커지고 있으며, 국내에는 루악의 수입원인 (주)델핀을 통해 올해부터 수입 판매가 시작되고 있다.

커 어쿠스틱 제품들이 다른 스피커들과 차별점을 보여주는 가장 큰 부분은 트위터와 인클로저이다. 제스는 광대역의 사운드와 고해상도 녹음에 걸맞은 성능을 위해 리본 트위터를 사용했다. K300과 K320에 사용된 리본 트위터는 1.2kHz에서 45kHz까지의 광대역 고해상도 재생 능력을 지닌 퓨어 리본 트위터이다. 진동판 질량이 0.027g으로 주름진 아코디언 방식의 엘락 AMT 유닛이 0.17g인 것과 비교해 무게가 1/6 수준으로 훨씬 가볍다. 덕분에 더 기민한 동작으로 스피디한 디테일 재생과 더 넓고 확장된 고역 재생 능력을 자랑한다. 다만, 1Ω 내지 그 이하로 떨어지는 임피던스 때문에 트위터에 변압기를 더해 임피던스를 8Ω 이상 수준으로 높여주도록 설계해야 하므로, 대개 훨씬 더 비싸다. 파운텍에 생산 의뢰한 리본 트위터들은 자체 튜닝을 거쳐 커 어쿠스틱 전용으로 커스텀 제작된 트위터들이다.

미드·베이스에는 스캔스픽의 레벨레이터 유닛이 사용되었다. 셀룰로오스 페이퍼 소재 진동판을 바람개비 형태로 이어 붙인 이 미드·베이스 유닛은 전통적인 명기로, 높은 명료도와 기민하고 정확한 음을 내는 유닛으로 유명하다. 리본 트위터와 1.95kHz에서 크로스오버를 이루며, 크로스오버 회로는 MK3의 3세대 버전으로 유명한 오디오 전용 부품과 심플한 2차 필터로 구현되었다.

인클로저가 특별한 이유는 스피커 크기와 달리 내부에 아주 긴 트랜스미션 라인의 음도를 설계한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PMC 스피커와 같은 트랜스미션 라인 기술을 쓴 커 어쿠스틱의 스피커들은 이를 통해 100Hz 이하의 저음을 전면 포트를 통해 확장 재생하면서도 매우 빠르고 정확한 저음을 들려준다. 플로어 스탠더인 K320의 경우 약 2.4m 길이의 트랜스미션 라인이, 북셀프인 K300은 이를 다소 변형한 폴디드 쿼터웨이브 트랜스미션 라인이 설계된 특별한 인클로저로 제작되었다. 이는 목수인 제스 커의 부친이 제작을 담당하여 직접 설계, 제작, 생산이 가능했다고 한다. 게다가 커 어쿠스틱의 스피커들은 MDF나 HDF 같은 소재가 아닌 발틱산 자작나무 합판을 인클로저 소재로 사용한다. 전면 패널은 24mm 두께의 합판을 사용하고, 스피커 내부 트랜스미션 라인 등의 다른 부분은 18mm 두께의 합판을 사용했다. 또한 접착식이 아닌 모서리를 따내어 격자식으로 끼워 맞추는 미터드 방식의 구조적 결합의 인클로저로 제작되어, 높은 강성과 내구성을 더했다. 이것이 음질 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테스트에는 크렐의 K-300i 인티앰프를 사용하고, 코부즈의 음원을 스트리밍으로 시청했다. 사운드는 모니터 태생 스피커답게 매우 정갈하고 깨끗하며, 대단히 투명하고 날렵하다. 하이엔드적인 리본 트위터라는 것을 듣자마자 알 수 있을 정도로, 고역의 개방감과 확장이 곧바로 귀에 꽂힌다. 대단히 투명하고 세밀한 디테일을 훌륭하게 그려낼 뿐만 아니라, 일체의 자극적인 고역의 밝기나 두꺼운 링잉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중역 또한 두께감, 온도감보다는 약간 슬림한 두께의 중역이지만, 매우 명징하고 또렷하며, 단단한 중역의 밀도감을 들려준다. 부드럽고 관능적인 색채감 같은 요소보다는 녹음과 음악에 담긴 정보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려주는 고해상도 모니터적인 개성이 엿보인다.

게다가 K300은 북셀프임에도 저역의 깊이감이 상당하여, 트랜스미션 라인의 장점을 느낄 수 있는데, 스피커 크기를 잊게 하는 저음의 파워와 다이내믹을 선사한다. 한편 K320은 훨씬 큰 체구로 저역의 개선이 더 깊고, 양감도 훨씬 더 늘어나 큰 사이즈의 무대를 보여준다. 그란카사의 초 저음이나 베이스의 임팩트 있는 저음의 파워와 리듬 같은 것들이 대단히 정확하고 깨끗한 저음으로 생산된다. 양적인 확장보다 질적인 저음의 스피드와 정확도를 높인 음으로 대편성 오케스트라든지, 다채로운 재즈 앙상블의 베이스든, 녹음에 담긴 저음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커 어쿠스틱의 K300과 K320은 리본 트위터의 장점과 트랜스미션 라인 인클로저의 우수함으로, 대단히 투명하고 스피디하면서도 정확하고 정보량 높은 사운드를 그려냈다. 그야말로 신선한 사운드를 만끽하게 해준 신세대 모니터이자 하이엔드 엔트리급에 해당하는 스피커로, 그레이드 높은 퍼포먼스를 들려준다. 감도도 89-90dB 수준으로 앰프 매칭도 까다롭지 않아서, 중급 하이파이 애호가부터 하이엔드 초입의 유저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다크호스 스피커의 등장이다! 


K320 MK3 
가격 1,950만원   인클로저 트랜스미션 라인   사용유닛 우퍼 16.5cm 우드 파이버 콘, 트위터 60mm 트루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24Hz-4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950Hz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임피던스 6Ω   크기(WHD) 19.5×102×39.5cm   무게 25kg

K300 MK3 
가격 1,420만원   인클로저 트랜스미션 라인   사용유닛 우퍼 16.5cm 우드 파이버 콘, 트위터 60mm 트루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33Hz-4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950Hz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임피던스 6Ω   크기(WHD) 19.5×42×39.5cm   무게 12kg

631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5년 02월호 - 631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