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쪽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엔지니어라면 안드레아스 코치를 빼놓을 수 없다. 그가 관여한 디지털 프로젝트를 본다면, 그야말로 하나의 역사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 우리가 환호하는 많은 것들이 그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하고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도 좋다. 스튜더/레복스 시절 세계 최초의 비동기식 디지털 오디오 샘플레이트 컨버터를 개발했고, 이런 아이디어는 추후 MP3, AC3 같은 오디오 압축 알고리듬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또한 돌비 랩스에 일하면서 AC1을 개발하게 되는데, 이 또한 큰 성공을 거두며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열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스튜더/레복스 넘어오면서 또 하나의 세계 최초 타이틀,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을 완성하기도 한다. 또한 소니 시절에는 SACD 프로젝트에 크게 활약하는데, DSD 방식의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 소노마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참고로 소노마는 지금도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고, 8채널을 넘어 추후에는 32채널로 확장된 버전도 선보이게 된다. SACD 표준화와 상용화에는 에드 마이트너와 안드레아스 코치의 힘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보면 되는데, 본격적인 DSD 시대를 열어준 것도 바로 두 거장의 역할이 컸다. 이런 그가 독립하여 자신의 회사를 만들었다면, 그야말로 원조격의 장인이 만들어낸 제품들로 볼 수 있고, 얼마나 그 능력이 뛰어난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2008년 설립된 플레이백 디자인스(Playback Designs)인데, 안드레아스 코치의 모든 노하우와 능력, 그리고 비전까지 이 브랜드에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레이백 디자인스의 간판 SACD/CD 플레이어 MPS-6을 소개한다.

플레이백 디자인스는 드림 시리즈로 하이엔드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었는데, 그 핵심들을 대거 이어받은 에델바이스(Edelweiss) 시리즈로 또 한 번 거장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에델바이스 시리즈는 MDP-6 DAC, MPS-6 SACD/CD 플레이어로 구성되어 있고, 스트리머 기능에 주력한 MPS-X까지 내놓고 있다. 사실상 상급기의 핵심 기술들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하이엔드 가성비 면에서도 굉장히 장점이 많은 라인업이다.

MPS-6은 에델바이스라는 이름처럼, 노블 화이트 톤의 우아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시리즈마다 등급에 맞게 디자인 레이아웃을 공유하는데, 사실상 색상 콘셉트만 보더라도 라인업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모양새이다. 전면은 물결 무늬가 고급스럽게 수놓아져 있으며, 패널 양 사이드를 우아하게 깎아 놓은 모습은 본연의 색상처럼 굉장히 우아하다. 컨트롤 버튼을 전면이 아닌 상단 오른쪽에 모아 놓은 것도 센스 있다. 전면 디스플레이부의 가시성도 굉장히 좋은데, 큼지막한 숫자는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이쪽 디스플레이 전원도 불필요한 간섭을 줄이기 위해 전원을 분리해 놓기도 했다.

이전 시대에 출시된 MPS-5도 엄청난 화제와 인기를 얻었는데, 역시 오랜 기간 많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로 완벽한 관리를 받아내기도 했다. MPS-6 역시 그 후속작인 만큼, 성능 개선을 위한 많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PLINK를 지원하며, 네트워크 옵션인 Stream-X2를 지원함으로써 확장성까지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MPS-5에서는 하나의 FPGA였다면, 2개의 병렬 차동 디퍼렌셜 1비트 DAC를 탑재한 것도 멋진 업그레이드 포인트. PCM 및 DSD의 모든 입력 신호는 더 높은 샘플 레이트로 DSD 변환되어 업샘플링되며, 이후 50MHz까지 더욱 증가시키는 독점적인 디지털 프로세스를 거치며 최종적으로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전환, 볼륨 조절 및 아날로그 출력 단계로 마무리된다. 결과적으로 가장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를 얻을 수 있는데, 그 특유의 정확함과 자연스러움은 플레이백 디자인스의 핵심 아이덴티티이다. 전원 쪽의 보강도 눈여겨볼 사항. 디지털 입력은 다양하게 지원한다. AES/EBU 1개, 옵티컬 1개, 코액셜 1개, USB B 1개로,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통로를 마련해주고 있다. USB B를 통해서는 PCM 384kHz, DSD 11.2MHz를 지원하여 고음질 음원에 완벽히 대응하고, 플레이백 디자인스가 자랑하는 PLINK 입·출력을 지원하여, 동사의 기기들을 최고 효율로 연동할 수 있다. 아날로그 출력은 RCA와 XLR 각 1개씩 지원한다.

실제 사운드는 역시 아날로그적인 자연스러움과 녹음 그대로의 원음이 우선시되어, 음반에 담긴 원본 소리를 가장 정확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배경 깨끗한 사운드는 그야말로 일품인데, 자신의 하이엔드 시스템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줄 소리 신호의 첫 단계를 멋지게 완성해낸다. 특히 이렇게 해상력 높은 정확한 사운드는 자칫 딱딱하거나 무미건조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가장 아날로그 사운드라는 전제 조건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MPS-6 SACD/CD 플레이어는 음반의 기본 스펙을 훨씬 넘어선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세계까지 담아낸 제품이다. 하이엔드 시스템에서 의외로 이런 소스 쪽 업그레이드가 가장 체감이 많이 되기도 하는데, 플레이백 디자인스는 그 부족한 시작점을 완벽히 채워주는 제품이다. SACD 개발의 주축이 만들어낸, 신 스펙의 SACD/CD 플레이어라면 단연코 믿음이 가지 않는가. 안드레아스 코치의 모든 노하우가 여기에 담겼다.

가격 3,020만원
SACD 지원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1, Coaxial×1, USB B×1
PLINK 입·출력 지원
USB 입력 지원 PCM 384kHz, DSD 11.2MHz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출력 레벨(Fixed) 1.7V(-6dB), 2.4V(-3dB), 3.4V(0dB), 4.8V(+3dB), 6.8V(+6dB)
출력 레벨(Variable) 최대 14.3V
크기(WHD) 44×11×43cm
무게 11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