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udio Contour Leg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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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udio Contour Legacy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4.12.10 11:29
  • 2024년 12월호 (62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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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스피커 장인의 결정체, 컨투어 레거시

다인오디오(Dynaudio)의 창립년도는 1977년으로 내후년이면 50주년이 된다. 10년 또는 5년 주기로 회사의 창립 기념작을 내놓던 다인오디오는 코로나 기간 동안 약간 스텝이 꼬였다. 공식적인 애니버서리 모델로 발표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가의 한정판 북셀프 모델인 헤리티지 스페셜(Heritage Special)을 통해 45주년에 걸맞은 기념작을 선보인 바 있었다. 그리고 50주년 기념작은 아직 이르지만, 또 하나의 헤리티지 모델로 컨투어 레거시(Contour Legacy)를 내놓았다. 2024년 5월, 독일 하이엔드 쇼에서 처음 공개한 컨투어 레거시는 앞서 발매된 헤리티지 스페셜의 후속작으로 동일한 콘셉트의 디자인과 기술을 지닌 모델이다. 흥미로운 점은 다인오디오가 이 한정판 모델들을 별도의 제품군으로 명명하며, 헤리티지 컬렉션이라 부르는데, 헤리티지 스페셜이 과거 컨투어 1.3의 추억을 불러일으켰다면, 컨투어 레거시는 컨투어 1.8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렇다면 또 다른 컨투어 2.8이나 3.3 같은 대형 플로어 스탠더가 헤리티지 시리즈에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와 예감을 갖게 만든다.

컨투어 레거시는 분명 외형 디자인은 컨투어 1.8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생김새만 그대로 일뿐, 소재, 제작 방식, 그리고 사운드 퀄러티까지 완전히 다르다. 선행작인 헤리티지 스페셜이 컨투어 1.3의 리메이크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스피커였던 것처럼, 컨투어 레거시 또한 과거 컨투어 1.8이라는 중급 플로어 스탠더가 아니라 한정판으로 1,000조만 생산되고 사라지는 특별한 하이엔드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이다. 

먼저 캐비닛부터 보면 그 마감 처리 수준이 상당하다. 멀리서 보면 ‘컨투어 1.8이네!’ 할 수 있지만, 가까이서 보면 마감의 퀄러티가 과거의 컨투어 수준이 아니다. 이는 덴마크 본사 공장에서 4명의 캐비닛 장인이 직접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만든 것.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내는 스피커가 아니라, 나무와 가구의 장인들이 아메리칸 월넛 하드우드 소재를 일일이 갈고 닦고 칠하는 수차례의 반복 작업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덕분에 실물의 마감 퀄러티는 역대급이라 부를 만큼 고급스럽다. 게다가 1,000조 한정판에 걸맞게 개개의 스피커들은 모두 페어 맞춤으로 제작되어, 좌·우 두 스피커가 마감 면에서도 완벽한 대칭 구조가 이뤄진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구조적 설계 또한 대단하다. 면면이 맞닿는 모서리의 접합 부분들도 정확히 조여지도록, 1° 이하의 오차로 정밀 가공하여 끼워 맞추기로 제작되었다. 20여 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공장의 장인에 의해 완벽히 수작업으로 이뤄지는데, 캐비닛 1개를 생산하는 데에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이 스피커에 대한 다인오디오의 기대와 긴 역사를 축복하는 기념이라는 의미가 각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 고급 가구를 보는 듯한 전통적인 캐비닛에는 다인오디오의 플래그십 드라이버들이 대거 투입되었다. 트위터는 그 유명한 에소타 3으로, 현행 플래그십인 컨피던스에 사용되는, 그 트위터 그대로이다. 다만 전면 플레이트는 과거의 다인오디오 플래그십 스피커들에 쓰이던 그 형태의 플레이트로 돌아왔는데, 클래시컬한 느낌이 굉장히 보기 좋다. 18cm 직경의 미드·베이스 유닛도 억대의 초 고가 모델인 에비던스 플래티넘에 사용된 유닛을 가져왔다. 대형 스피커인 에비던스 플래티넘과 달리 1m 정도의 일반적인 크기의 플로어 스탠더인 만큼 컨투어 레거시 디자인에 맞춰 유닛을 특별히 개량했다. 컨투어 레거시 전용으로 재구성한 다인오디오의 플래그십 미드·베이스인 셈이다.

전문 장인들이 긴 시간을 두고 캐비닛을 만들었듯이, 컨투어 레거시의 사운드 또한 최고의 설계팀이 상당히 긴 튜닝 시간을 투입하여 사운드를 잡아냈다. 컨피던스의 개발팀은 극한의 성능을 위해 물리적 구조가 다른, 유려한 곡선 구조와 다양한 소재가 더해진 캐비닛으로 이상적인 음향을 완성한 바 있지만, 컨투어 레거시는 전통적인 직사각형 구조가 고정된 만큼, 컨피던스 이상의 사운드를 위해서는 다른 해법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세계적 규모와 설비를 자랑하는 다인오디오의 주피터 룸 덕분에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성능 측정을 할 수 있었고, 컨투어 레거시에서도 원하는 사운드와 스펙을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2개의 미드·베이스는 각기 다른 대역을 소화하는데, 상부의 미드·베이스는 중역에서 저역까지 소화하는 반면, 하부의 유닛은 순수 저음 대역만 소화하는 우퍼로서 동작한다. 그리고 각기 다른 감도로 출력을 내도록 되어 있다. 이를 위해 크로스오버도 새롭게 설계했는데, 듀런트, 문도르프 등의 하이엔드 부품들만 회로에 투입하여 음질 최우선주의를 멋지게 구현했다.

1,000조로 한정 생산되는 컨투어 레거시는 다인오디오의 헤리티지 컬렉션을 채우는 또 하나의 기념 모델로 제품명과 같이 90년대 중반부터 10년 넘게 세계적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였던 컨투어의 역사를 현대 다인오디오의 최고 기술로 되살려냈다. 모델명과 디자인을 기념하는 클래식이지만, 사운드만큼은 현대 하이엔드로 등장한 컨투어 레거시. 덴마크 스피커 장인들이 내놓은 역사적 모델의 진짜 사운드를 곧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가격 2,400만원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8cm MSP 콘, 트위터 2.8cm 에소타 3
재생주파수대역 42Hz-29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400Hz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임피던스 4Ω
파워핸들링 200W   
크기(WHD) 20.8×99.5×34.5cm   
무게 3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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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12월호 - 6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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