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oco TERRA 300B Integr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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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oco TERRA 300B Integrated
  • 김문부
  • 승인 2024.12.10 11:00
  • 2024년 12월호 (62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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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300B, 감탄할 수밖에 없는 부르노코 사운드

이전 우연히 이들 제품을 들었는데, 그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분명 6L6 진공관을 쓴 평범한 푸시풀 인티앰프였는데, 일단 첫 소리가 나오자마자 숨 죽이고 들을 정도로, 정말 깨끗하고 청량한 사운드가 터져 나왔다. 거기에 구동력까지 범상치 않다. 처음에는 6L6이 맞나 이리저리 둘러봤을 정도. 보통은 음색적인 장점을 내세우면서, 따듯하고 풍부한 진공관 사운드임을 두루뭉술 어필하는데, 이 새로운 제품은 들으면 들을수록 하이엔드적인 느낌이 그야말로 강하게 든다.

실제 캐나다의 유명 유튜버 중 한 명이 우연히 이 제품을 들어보고 감동에 눈물을 보였을 정도. 재미있게도 그 이후 해외에서 취재 요청이 들어왔고, 또 한 번 크게 호평 받으며, 수출 길이 열리기도 했는데,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인도 등 이 제품을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바로 부르노코(Brunoco) 테라(TERRA) 6L6PP에 대한 이야기인데, 6L6PP의 후속작이 되는 300B가 새롭게 공개되었다.

부르노코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6L6PP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진공관 앰프 제작사로 거듭 났는데, 그 반응이 그야말로 뜨겁다. 1937년산 RCA 포토폰 극장용 혼 스피커를 운용하면서, 그에 걸맞은 앰프를 개발한 것이 바로 테라 6L6PP. 실제 그가 운영하는 브루노 뮤직바에서 대형 혼 스피커와 매칭된 테라 6L6PP를 들을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음악적으로 크게 감동 받고 가는 명소로 유명하다. 물론 사운드 성향은 옛 빈티지에 맞춰낸 스펙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현대 스피커 브랜드들과도 멋진 궁합을 보여주는데, ATC, 다인오디오, 프로악, 스펜더, 베리티 오디오 등 전 세계 많은 호평의 매칭기들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새로운 테라 300B 역시 실제 사용자들의 꾸준한 요청에 의해서인데, 진공관의 꽃으로 불리는 300B 싱글 사운드를 부르노코는 어떻게 만들어낼지 진짜 궁금하다는 것이다.

디자인은 이전 6L6PP와 비슷한 느낌으로 잘 만들어낸 모습. 역시 두툼한 인클로저와 전면의 대형 로고 및 전원 버튼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왼쪽은 입력 노브와 오른쪽은 볼륨 노브가 자리하는데, 이전 초기 버전의 좌·우 볼륨이 분리되고, 중앙에 입력 노브를 둔 6L6PP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사용 진공관은 6SN7 2개와 300B 2개의 조합. 네거티브 피드백을 일절 걸지 않은 300B 싱글 엔디드 설계로 클래스A 8W 출력을 내는 사양이다. 출력 및 전원 트랜스에도 공을 들였는데, 제품 공정의 모든 것을 전문 장인들로만 선별하여 국산 제조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들을수록 놀랍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깨끗하고 맑은 300B 사운드를 경험하게 된다. 정말 ‘Pure’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맑은 온기로 들려준다. 특히 음의 표현력이 일품인데, 보컬의 청아함, 악기의 질감, 깔끔한 베이스 등 300B의 장점들이 휘몰아친다. 어쿠스틱한 음원들을 들어보면, 배음과 잔향의 절묘함은 기가 찰 정도. 무엇보다 놀란 것은 구동력이다. 8W라고는 믿을 수 없는 다이내믹을 보여주는데, 제대로 연결된 것이 맞나 앰프와 스피커 뒤를 자꾸만 확인할 정도로, 무대 장악력이 뛰어나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구동력은 이미 전작 6L6PP에서도 증명되었는데, 300B 싱글로도 이런 마법들을 보여주니 놀랍기만 하다. 볼륨을 한껏 올리면 음상이 깨지지 않을까 조정해 봐도, 음의 밸런스에는 전혀 문제 없다는 것만 확인하게 된다. 이번에는 음을 확 줄여서, 노이즈를 잡아내려 노력해도, 들리는 것은 청아한 음악 소리뿐이다. 

사실 테라 300B를 대여하면서, 제조사에서 함께 제작한 스피커까지 같이 받았는데, 이 스피커도 진짜 소리가 좋다. 정식으로 제조할 계획은 없다고 하는데, 사뭇 스피커에서도 출중한 제작사의 능력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매칭 때문에 소리가 이렇게 좋을까 생각되어, 스펜더와도 연결해 보았는데, 이쪽 소리도 너무나 좋다. 스펜더 특유의 밝고 화려한 맛에 저음의 적절한 배음까지 굉장히 그레이드 높은 사운드가 흘러나온다. 특히 올라운드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스펜더라면, 어떤 음악이라도 OK. 잔뜩 힘 있게 내려치는 피아노의 임팩트는 물론, 중음이 매력적인 우아하고 진득한 남성 보컬부터 제법 빠른 비트로 흘러가는 록 음악까지, 이것저것 음악 듣는 재미에 시간을 잔뜩 뺏기게 되고 만다. 300B답게, 어쿠스틱한 음원이나 여성 보컬의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호사인데, 구름 한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에서 누리는 햇살의 따뜻함처럼 너무나 기분 좋은 그 분위기가 소리에서 느껴진다. 들으면 들을수록 1937년산 RCA 포토폰 극장용 혼 스피커에 맞물린 테라 300B는 도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소리가 날까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가격 420만원   
사용 진공관 6SN7×2, 300B×2   
실효 출력 8W   
아날로그 입력 RCA×4   
출력 임피던스 4Ω, 8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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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12월호 - 6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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