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다가 혹은 커피를 마시다 음악이 참 좋아서 곡명을 검색해 알아보면 의외로 국내 영화의 OST인 경우가 많다. 화면의 미적 아름다움에 신경을 빼앗기지만 소위 이런 미장센의 완성에는 영화 음악이 큰 역할을 한다. 인상적인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려 보면 머릿속에 같이 멜로디가 흐르는 걸 느낄 것이다. 부드럽고 감성적인 뉴에이지풍의 영화 음악의 대가, 그래서 한국의 엔니오 모리꼬네라 칭송되는 전상윤의 30주년 기념 음악 <The Scenes #>이 출반되었다. CD로도 나왔지만 180g 핑크빛 LP로도 나와 있다. 핑크빛 색깔 그대로 소녀적인 감성이 많이 풍기는 음악이다. 이 음반에는 서정성이 돋보이는 ‘Instrumental Anthology Part’ 5곡과 영화의 오리지널 스코어로 구성된 ‘Film Music Original Sound Track Part’ 5곡, 총 10곡이 담겨 있다. 체코 국립 교향악단의 연주로 구성된 이 음반은 엔니오 모리꼬네 등 세계적 영화 음악 거장이 즐겨 사용한 스튜디오인 CNSO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어 음질적으로도 완벽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그냥 묻혀 버린 명곡도 많다. 이 음반에서는 영화 흥행에 상관없이 전상윤의 베스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쌀쌀한 날씨에 잘 어울리는 나만의 숨겨진 명곡을 발견하게 될 멋진 음반이다. 

신우진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