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칭을 위한 레퍼런스 스피커를 꼽으라면, ATC는 언제나 만족감이 높다. ATC를 통해 앰프가 구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쉽고, 또 쉽게 쉽게 구동되면 앰프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최근의 ATC는 옛날처럼 마냥 구동하기 어려운 스피커는 아니지만, 앰프의 기본기나 성향을 파악하기에 쉬워 ATC 스피커를 레퍼런스로 자주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ATC의 제일 막내이지만, ATC의 색깔을 처음 접하기 가장 좋은 제품이다. 바로 SCM7 Ver.3을 매칭 스피커로 정했다.

사실 ATC하면 대형기로서의 압도적 위용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그 멋진 퍼포먼스들은 북셀프에서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그 특별한 비결은 ATC만의 공정에 있는데, 인클로저부터, 유닛 제조, 사운드 튜닝이 모두 자사 공장에서 원 스톱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핵심이다. 코스트 다운되었다고, 하위 기종만 차별적으로 사운드 퀄러티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덕분에 가장 막내 모델 SCM7 Ver.3 역시 상위 기종들의 핵심들을 모두 이어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ATC에서 가장 가성비 모델로 추앙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닛 구성은 2웨이 2스피커. ATC 제작의 12.5cm의 우퍼가 탑재되어, ATC의 매력이 담긴 최고의 중·저음을 만끽할 수 있다. 트위터 역시 ATC가 새롭게 제작한 2.5cm 사양 유닛이 장착되어 있는데, 더욱 완성도 높아진 ATC표 고음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새로운 세대의 ATC가 더 강력해진 이유도, 전 유닛이 ATC 제작으로 이루어져 최적화 및 효율성이 엄청 높아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한 주파수 응답은 60Hz-22kHz이며, 크로스오버는 2.5kHz로 세팅되어 있다. 임피던스는 8Ω, 감도는 84dB으로 세팅되었으며, 역시 권장 앰프 출력이 75-300W로 소개된 만큼, 어느 정도 앰프 출력이 필요한 제품이다.

이 매력의 엔트리기와 매칭할 제품은 서그덴(Sugden)의 A21 시그니처(Signature) 인티앰프이다. 서그덴이라면 대번에 클래스A가 생각날 만큼, 정말 클래스A의 시작과 발전을 가장 잘 보여주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리고 서그덴하면 생각나는 단 하나의 강렬한 모델 넘버가 있는데, 바로 A21이다. 트랜지스터 퓨어 클래스A 앰프를 전 세계에 최초로 알린 모델로, 역사적인 타이틀을 획득한 제품이기도 하다. 서그덴은 이 A21이라는 모델명을 지금도 가업처럼 이어오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는 A21 시그니처 시리즈로 버전업하여, A21 SE, A21, A21 스테이지 Two 포노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A21 시그니처의 출력은 클래스A답게 수치상 그리 높지는 않다. 바로 25W(8Ω)인데, 실제 매칭해서 구동해보면, 역시 수치는 숫자에 불구하고, 진짜는 구동해봐야 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체감 스펙은 100W 이상에 달할 정도로, ATC를 가뿐하게 울려 내는데, 들을 때마다 놀라운 구동력이다. 역시 탄탄한 전원부가 바탕이 된 클래스A 설계는 확실히 그 만족도가 다르다. 실제 내부를 열어보면,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가 압도적인 위용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역시 음질과 힘의 원천이 되는 강력한 전원부는 서그덴의 핵심 코어이다. 4개의 아날로그 RCA 입력과 수준 높은 포노단을 수록했으며, 2개의 아날로그 RCA 출력(프리 아웃·테이프 아웃)을 지원하는 모습이다.

소스기기로는 요즘 화제가 되는 네트워크 플레이어 프리모 V2를 동원했다. 프리모는 V2로 버전업된 이후, 디자인적으로 멋지게 환골탈태했는데, 역시 오디오 제품은 예쁜 것도 중요하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스펙적으로도 많이 업그레이드되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날로그 XLR 출력의 추가. 디지털 출력은 코액셜 하나, 아날로그 출력은 XLR과 RCA 각각 하나씩, USB는 2.0과 3.0 모두를 지원한다. 마이크로 SD 카드 역시 지원되도록 슬롯을 제공하고 있으며, 모니터와 연결할 수 있는 HDMI 출력을 마련해두고 있다.

최신의 볼루미오 3 버전이 탑재되어 있으며, 프리미엄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네트워크 플레이어답게, 타이달, 스포티파이, 코부즈 등 인기 스트리밍 서비스와 쉽게 연동되고, 방대한 웹 라디오 역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스포티파이 커넥트/타이달 커넥트 및 룬 레디도 정식 인증 받아 좀더 간편한 연결과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를 활용할 수 있다. DAC는 ESS의 ES9038Q2M을 사용해 멋지고 자연스러운 하이파이 사운드를 구현해 내는데, 볼루미오 특유의 튜닝까지 더해져 한층 더 퀄러티 높은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간단히 프리모 V2를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활용하고, ATC SCM7 Ver.3을 메인 스피커로, 서그덴 A21 시그니처를 인티앰프로 연결하여 음악을 들어본다. 시작부터 집중되는 것은 ATC의 정확함. 원음 그대로의 공식에 맞게 딱딱 떨어지는 감각은 역시 ATC 상급기에서 들었던 그대로이다. 엔트리라고 ATC 고유의 색깔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 물리적인 유닛의 크기 때문에 상급기보다 양감이 조금 차이 날 뿐이다. 여기에 서그덴 특유의 진득한 질감이 받쳐주는데, 음악 본연의 매력까지 확 살아난다. 일반적인 디지털 앰프에서 절대 못 느낄 법한 포근한 온기인데, ATC의 정확함과 맞는 풍부한 음악적 풍미는 언제 들어도 일품이다. 네트워크로 듣는 음원들도 만족스러운데, 확실히 ATC가 고음질 음원과 상성이 좋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만든다. 브랜드만 믿고도 자유롭게 출전시킬 수 있는 개인적인 조합이 바로 ATC와 서그덴인데, 이번에도 확실한 승부사 역할을 해줬다.

ATC SCM7 Ver.3
가격 27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2.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60Hz-22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5kHz 출력음압레벨 84dB/W/m 임피던스 8Ω 권장 앰프 출력 75-300W 크기(WHD) 17.4×30×21.5cm 무게 7.5kg

Sugden A21 Signature
가격 600만원 실효 출력 25W(8Ω) 아날로그 입력 RCA×4, Phono×1 아날로그 출력 RCA×2 주파수 응답 10Hz-20kHz(±1dB) S/N비 83dB 이상 입력 감도 170mV 크기(WHD) 43×9.2×35cm 무게 11kg(Ship)

Volumio Primo V2
가격 140만원 DAC ESS ES9038Q2M 디지털 입력 USB A(2.0)×1, USB A(3.0)×1, Net×1, Micro SD×1 디지털 출력 Coaxial×1 HDMI 지원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출력 레벨 2V(RCA), 4V(XLR) 블루투스 지원(Ver5.0) 룬 레디 지원 에어플레이 지원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Volumio) 크기(WHD) 33.5×11×20.5cm 무게 2.2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