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lec 604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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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lec 6040R
  • 김남
  • 승인 2024.06.10 18:03
  • 2024년 06월호 (62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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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넬렉 모니터 스피커의 매력을 집에서도 즐기다

핀란드에서 온 이 시청기 6040R은 액티브 스피커다. 내부에 앰프가 내장되어 있는 기종으로, 녹음실의 모니터 용도로 유명하다. 시청기뿐 아니라 동사는 모니터 스피커에 특화되어 대형기를 비롯해 미니 사이즈까지 많은 제품을 만들어 왔다. 프로 쪽에서는 이미 최고 판매량을 보여줄 정도로 대표기로 자리 잡았고, 이제 그 흐름을 하이파이 쪽으로 확장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프로 시장만큼 인상적이지는 않다.

지적(知的) 허세는 문학계에서 가장 심각해 그 흔해 빠진 문학 전집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며 일반 독자에게는 가장 읽기도 쉬운 크누트 함순이나 솔 벨로 작품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이름은 알지만 읽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율리시스나 음향과 분노 같은 것은 단골 추천작으로 거론된다. 오디오계에도 이런 허세가 있는 것인가?

자료를 뒤적이다 보니 이 제작사 제품들이 공식 수입이 되기 훨씬 전부터 공구를 통해 제품을 들여 온 기록이 남아 있다. 마니아층이 상당히 두껍지 않으면 공구는 이뤄지지 않는다. 지구 어디를 가든 소비자의 눈은 전문가보다도 더 밝다. 좋은 물건은 전문가가 아니라 보통 소비자들이 더 먼저 알아내는 시대인 것이다.

이 제작사는 그동안 스튜디오 모니터 전문 스피커로 가장 잘 알려져 있어 온 탓으로 그동안 일반 애호가들에게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런 편견을 깨기 위해 시청기가 대표 모델로 나섰다. 6040R은 20년 전에 선보인 6040A를 개량한 기종이다. 너무 정밀해 집에서 쓰기가 다소 불편하다는 일부 의견을 참작,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가다듬었다. 6040R은 액티브 2웨이 디자인이며, 스탠드 일체형이라 플로어스탠더인데도 콤팩트 스피커로도 부를 수 있겠다.

스피커는 캐비닛이 작을수록 회절이 적고 캐비닛 진동 위험이 줄어든다. 소형 스피커로 듣다가 3웨이 등 대형기로 들으면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평생 소형기만을 애호하는 분들도 많다. 이 장점을 증가시키기 위해 시청기는 두 가지 문제에 공을 들였다. 제넬렉(Genelec) 브랜드의 일관성 있는 특징으로, 매우 둥근 모양의 캐비닛인데 세련되게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모양 자체로 캐비닛의 견고함을 높이고 회절(음파가 날카로운 가장자리에 부딪힐 때 발생함)이 적게 해 궁극적으로 더 부드러운 주파수 응답으로 이어지게 했다. 그 외에 캐비닛이 알루미늄으로 주조되어 사실상 원천적으로 공명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피커를 두드려 봐도 전혀 울림이 감지되지 않는다.

6040R에 채용된 2개의 유닛은 각각 165mm 미드·우퍼 유닛과 19mm 돔 트위터로 구성되었으며, 트위터는 사운드의 균일한 분산을 보장하기 위해 움푹 들어가 있는 도파관에 배치되었다. 미드·우퍼와 트위터 각각에 150W 출력의 클래스D 앰프가 내장되어 있으며 109dB의 음압을 전달한다.

잘못 보면 무선 제품인가 하겠지만 아니다. 고급기 수준이기 때문에 모든 입력은 유선이며, 보다 전문적인 XLR 소켓으로 연결된다. 당연히 아날로그는 밸런스 연결이며 디지털은 AES/EBU 표준을 따르는 입·출력이 장착되어 있다. 또한 두 개의 RJ45 입력도 있는데 네트워크 연결용이 아니고 GLM이라고 불리는 제넬렉의 자체 소프트웨어에 사용된다. 이 GLM 소프트웨어는 GLM 네트워크 어댑터를 통해 동사의 여러 가지 스피커와 서브우퍼를 연결하고 마이크를 통해 자동으로 캘리브레이션하고 컨트롤해 시청 공간에서 불필요한 영향을 최소화해 주는 프로 용도의 장치이다. 그리고 모든 연결은 스피커 스탠드 뒷면에서 이뤄지며, 베이스 아래에는 우퍼와 트위터의 주파수 응답을 조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일련의 DIP 스위치가 있고, 이를 통해 설치할 곳의 후면 벽과 모서리 간격에 따라 로우 베이스, 베이스, 트래블을 조정할 수 있다. 즉, 어떤 공간에서도 최선의 소리를 내기 위해 다채로운 기능을 갖춘 꼼꼼한 장치이다.

시청기는 순수성과 캐비닛의 공명 및 착색이 없는 점에서 일급이라는 해외 평가가 인상적. 소형기이기 때문에 베이스가 부족하지 않는가 라는 의문점도 있지만 실제 들어보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40Hz 인근까지 별 문제가 없다. 윌리엄 텔 서곡에서 스위스군의 행군 악장을 들으면 벌판을 진군하는 기마대의 위용과 그 말발굽의 분위기가 결코 대형 시스템에 뒤지지 않는다.

소리는 낭랑하고 놀랄 만큼 펀치력이 강력하다. 실로 한 음 한 음이 옹골차기 짝이 없다. 이 조그마한 몸매에서 울리는 피아노 소리는 대형기를 능가한다. 또한 6040R은 확실히 모니터용으로 적합하지만 전문 모니터 사운드의 약점은 없다. 실제로 모니터 스피커에서 감지되는 다소 날카로운 모서리와 다소 거칠어지기 쉬운 고음이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시원하고 미려하게 바이올린의 고역이 미끄러져 올라가고 사라진다. 그러면서도 마치 녹음실에 앉아 있는 쾌감도 느껴진다. 


가격 976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액티브 클래스D 
사용유닛 우퍼 16.5cm, 트위터 1.9cm   
실효 출력 150W(Treble), 150W(Bass)   
아날로그 입력 XLR×1   
디지털 입력 AES/EBU×1
재생주파수대역 43Hz-20kHz(-6dB)   
출력음압레벨 109dB   
크기(WHD) 23.7×99.9×22cm   
무게 14.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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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6월호 - 6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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