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완전한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 옛날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가 하나로 대통합되던 인티앰프의 시대처럼, 이제는 인티앰프에 소스기기를 탑재하는 스트리밍 앰프의 트렌드가 또 한 번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덕분에 올인원 제품하면 조악한 음질에 편의성만 좋은 제품이라는 오명도 이제는 완전히 지워졌는데, 그만큼 성능 좋은 스트리밍 앰프가 꾸준히 출시되며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선도한 브랜드라면 이들을 절대 빼놓을 수 없는데, 가성비 엔트리 제품부터 하이파이 중급기까지 베스트셀러 라인업을 갖추며 시장성을 높이고 있는 곳, 바로 마란츠(Marantz)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란츠는 빠르게 네트워크 사양의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시장의 확실한 트렌드 리더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스펙은 스펙대로 최신 사양을 갖추고, 가격은 최대한 경제적으로 책정하여 소비자들을 만족시켰는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네트워크 플레이어 시장을 크게 넓힌 것도 가성비 높은 이들의 히트작 역할이 컸다. 마란츠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큰 성공을 발판 삼아 인티앰프에 네트워크 기능을 적극 추가하고 있는데, 그 대표 모델이 PM7000N과 모델(Model) 40n이 되겠다. 참고로 모델명 뒤에 N 표시가 네트워크를 지원한다는 이야기이며, 모델 30이나 모델 50 같은 인티앰프는 N 표시가 없으니 지원하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쉽다. 또 하나 마란츠의 네이밍 법칙은 숫자가 작아야 상위 모델이다.

이번에 소개할 모델 40n은 HEOS를 바탕으로 멋진 스트리밍 솔루션과 하이파이적인 앰프 성능을 동시에 보여주는 제품으로 마란츠의 새로운 주력기로 크게 각광 받는 제품이다. 특히 모델이라는 이니셜이 붙은 라인업들은 디자인적으로 모두 일신되어 패밀리 룩을 보여주는데, 중앙의 원형 디스플레이 창이나 정렬된 아래쪽 노브, 좌·우에 포인트를 준 독특한 무늬의 시그니처 디자인까지, 실제로 보면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들이 많이 녹아들어 있다.

라인업 내 포지션은 제법 재미있다. 모델 30보다는 아래 기종이고, PM7000N보다는 상위 기종인데, 사실 모델 30과 외관상 별 차이 없지만 실제는 완전히 다른 기종이라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회로 구성이나 기능들이 차이를 보이고, 비교적 비슷한 콘셉트의 PM7000N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사양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내부를 보면 더 쉽게 알 수 있는데, 모델 30은 클래스D 설계로 100W(8Ω)을 내는 제품이고, 모델 40n은 클래스AB 설계로 70W(8Ω)을 실현한 제품이다. 덕분에 모델 40n에 훨씬 큰 방열판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이 부분은 PM7000N도 마찬가지.

마란츠가 자랑하는 전류 피드백 증폭을 중심으로 효율은 물론이고 음질 및 음향의 투명성까지 잡아내는 모습이다. 또한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를 탑재하여 탄탄한 전원부를 갖추고 있으며, 앞서 말했듯이 대형 방열판으로 열 효율을 완벽히 잡아내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마란츠 제품에서 핵심으로 볼 수 있는 HDAM-SA3 디스크리트 모듈 역시 탑재되었다. 왜곡 낮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은 하이파이적 사운드를 그려내는데, 마란츠 사운드의 아이덴티티가 여기에 숨어 있다.

후면을 보면 왼쪽을 중심으로 단자들이 꽉 채워져 모여 있다. 디지털 입력으로 옵티컬 1계통, 코액셜 1계통, USB A 1계통, 그리고 HDMI(ARC) 1계통이 있는데, PM7000N에는 없던 HDMI(ARC)가 드디어 채택되었다. 요즘 간단히 2채널로 TV와 연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올인원 제품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아날로그 입력은 RCA 3계통과 MM의 포노 앰프가 탑재되어 있다. 참고로 모델 30은 MM과 MC 모두를 지원하는 사양이었다. 그 외에도 아날로그 출력, 프리 아웃, 파워 앰프 입력 등 범용성을 위한 단자들이 함께 채용되어 있다.

무선 기능 쪽을 보면, 역시 HEOS라는 강력한 플랫폼이 중심되어 있다. 타이달, 스포티파이 등의 인기 스트리밍 서비스는 물론이고, 에어플레이 2 및 여러 보이스 어시스턴스와 각종 인터넷 라디오들도 즐길 수 있다. 이 HEOS를 바탕으로 마시모 산하의 여러 오디오 브랜드들과 멀티 룸 구성을 활용할 수 있는데, 정말 스마트하게 통합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네트워크 구동 스펙은 PCM 24비트/192kHz 및 DSD 5.6MHz로, ESS의 ES9016K2M DAC를 활용한 구성인데, 참고로 7000N은 아사히 카세이의 AK4490EQ를 채용했다.

사운드는 역시 클래스AB가 탑재된 만큼, 풍부한 잔향을 가지고 떨어지는 저음의 다이내믹이 무대를 장악한다. 모델 30이 클래스D 특유의 깔끔함과 투명함으로 굉장히 스피드한 현대 하이파이 사운드의 진수를 들려주었다면, 모델 40n은 그보다는 훨씬 여유롭고 풍부한 음색으로 아날로그적인 튜닝에 힘을 실었다. 아마 저음의 파워풀함을 선호한다면, 모델 40n 쪽이 더 큰 만족감을 줄 수도 있겠다. 음의 질감적인 부분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풀어내는데, 보컬의 은은한 잔향이나 악기 본연의 색깔을 멋지게 표현해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최근 많은 브랜드들이 클래스D를 메인으로 제품을 꾸려가고 있는데, 마란츠는 오히려 클래스AB를 또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음악 본연의 맛을 멋지게 보여주고 있다. 네트워크와 융합된 또 한 번의 앰프 트렌드, 마란츠가 트렌드 리더로서의 자질을 이번에도 확실히 확인시켜 주었다.

가격 320만원
실효 출력 70W(8Ω), 100W(4Ω)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USB A×1, Network×1, HDMI(ARC)×1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MM)×1
아날로그 출력 RCA×1
주파수 응답 5Hz-100kHz
DAC 칩 ES9016K2M
댐핑 팩터 100
S/N비 106dB, 87dB(MM)
THD 0.02%
프리 아웃 지원
파워 앰프 인 지원
네트워크 지원
에어플레이 2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HEOS)
블루투스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4.3×13×43.2cm
무게 16.7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