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nics SL-1200G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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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ics SL-1200GR2
  • 김남
  • 승인 2025.07.08 17:02
  • 2025년 07월호 (63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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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렉트 드라이브 턴테이블의 진가를 들려주다

턴테이블을 보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스피커나 앰프도 물론 그렇지만 턴테이블은 보기만 해도 마치 고교 시절 라일락 향기가 흘러 다니던 아침 골목에서 마주치던 어떤 누군가의 눈빛처럼 두근거리는 것이다. 절대로 꺼지지 않는 진공관의 불빛, 그리고 1백년 가까이 거의 똑같은 크기와 모양새, 회전하는 소리 없는 바람 소리, 거기에 싱싱한 광채와 함께 등장하는 최신 턴테이블의 위용. 지금 점점 거대하게 피어오르는 아날로그 시장의 재림을 피부로 느낀다.

1억대를 넘어가는 턴테이블도 데뷔를 하고 있지만 가격을 불문, 현재 시장에서 가장 인기 많고 역사 깊은 모델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테크닉스의 SL-1200 시리즈를 꼽지 않을 수가 없을 터이다. 사용자의 원성을 사지 않는 원만한 가격대, 반세기 넘는 기술력의 정통성, 그리고 사용의 편의성 등 모든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어서 일찍이 세계 방송국 전용기로도 널리 알려졌다. 모니터 스피커의 상징이 BBC의 LS3/5a라고 한다면 테크닉스 SL-1200 턴테이블도 그와 비슷한 제품인 것이다.

테크닉스는 처음부터 주력이던 벨트 드라이브 방식이 아닌, 벨트 없이 모터가 직접 플래터를 회전을 시키는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의 우위성을 확신하고 기술을 개발해 반세기 동안 롱런을 거듭해 왔다. 지금까지 수많은 기종을 만들어 왔는데, 그중에서 몇 년 전 발표된 플래그십 SL-1000R은 세계 각처에서 올해의 최고 제품으로 등장, 단연코 아날로그 시장에 충격을 줬다. 다만 가격이 높아서 아쉬울 뿐….

하지만 이런 방식의 제품은 제작 방식을 단순화할 수 있기 때문에 수많은 유사 제품도 범람했고, 초기에는 당연히 비판이 쏟아졌다. 회전 정확도에 편차가 생기면 그때마다 자동차가 브레이크나 액셀을 사용하듯 모터에 강제 제어가 실시되기 마련인데, 그 과정에서 소리에 미치는 영향이 있었던 것. 그 약점이 공격을 받아 왔다. 하지만 지금은 금석지감이다. 현재도 그런 비판이 남아 있긴 하지만 20여 년 전 인식일 뿐이며 현 기술 수준은 당연히 그 시기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정통적으로 테크닉스 하면 여전히 동사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것이 세계의 방송 스튜디오를 점령하다시피 했던 SL-1200 시리즈인데, 그중에서 근래 발표된 SL-1200G는 이 시리즈의 고가 제품이며, 그 아래 SL-1200GR과 SL-1200MK7 기종 등이 최신 SL-1200 시리즈의 적통이다. 시청기는 SL-1200GR을 다시 업그레이드한 SL-1200GR2로, 이 시리즈의 고가품인 1200G의 기술력을 이어받은 실속기라고 할 수 있는데, 내용상으로도 상당한 개선점이 있다. 가장 큰 핵심 업그레이드는 ΔΣ(델타 시그마)-드라이브라는 새로운 모터 구동 시스템을 투입한 점. 이는 새로운 풀 디지털 앰프 개발에서 얻은 PWM 신호 처리에 대한 테크닉스만의 첨단 기술로, 이를 통해 높은 고조파를 줄이고 구동 신호의 오류도 줄이고 회전 부정확성과 미세한 진동을 억제해 더욱 부드럽고 정확한 회전을 보장하며 정확하고 풍부한 사운드로 진일보. 또한 코깅을 방지하는 설계 철학을 이어 가며 새롭게 개발한 싱글 로터, 표면 지향, 코어리스 다이렉트 모터를 탑재했고, 저 노이즈의 스위칭 회로를 통해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하며, 전류 주입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기술도 투입했다.

플래터는 공진을 제거하기 위해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플래터 뒷면에 방음 고무가 부착된 2중 구조로 되어 있으며 무게가 2.5kg으로 이전 SL-1200MK5보다 약 0.8kg 더 무겁다. 플래터 뒷면에는 전체적으로 지지대를 추가해 강성을 더욱 높였고, 진동을 억제하는 고무와의 접촉면도 늘렸다.

톤암은 스태틱 밸런스 구조의 S자형이며 헤드셸을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유니버설 타입. 톤암 파이프는 가볍고 단단한 알루미늄 소재이며, 짐벌 서스펜션 구조의 톤암 베어링 부분은 SL-1200G, SL-1200GR과 마찬가지로 고정밀 베어링을 포함한 컷 가공 하우징을 적용했고, 일본 장인의 손으로 조립하고 정밀 조정해 5mg 이하의 탁월한 초기 동작 감도를 실현시켰다. 이 톤암은 손쉽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보조 추도 있어서 여러 카트리지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다.

이 턴테이블은 33 1/3, 45 및 78rpm 모두 대응해 어떤 음반이든 들을 수 있고, SL-1200 시리즈의 특징인 LED 스타일러스 조명, 속도 체크용 스트로보스코프 램프, 플래터에 있는 속도 체크 도트가 빠짐없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온·오프, 스타트·스톱, 속도 선택 버튼과 피치 범위 버튼, 피치 제어 슬라이더, 리셋 버튼 등 이 시리즈의 특징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플래터를 가볍게 한 번 돌려 보니 마찰음은 완전 적막, 회전에도 일점 편차가 없다. 이렇게 기본 메커니즘 자체가 완벽에 가깝기 때문에 테크닉스는 완벽에 가까운 정확함을 무기로 삼아 왔고, 그에 상응하는 기술력으로 아날로그 부활의 신병기로 당당히 등장한 듯하다. 물론 초심자도 전혀 어렵지 않게 애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 턴테이블이다. 


가격 279만9천원   
구동 다이렉트 드라이브 브러시리스 DC 모터   
속도 33-1/3, 45, 78RPM  
와우 & 플러터 0.025%   
턴테이블 플래터 알루미늄 다이캐스트(33.2cm/2.5kg) 
톤암 스태틱 밸런스(유효 길이 23cm/오버행 1.5cm)
크기(WHD) 45.3×17.3×37.2cm   
무게 11.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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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5년 07월호 - 6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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