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ia Episod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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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ia Episode 1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12.01 00:00
  • 2016년 12월호 (53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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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이고 고급스러운 매무새, 그 첫 번째 에피소드

사실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들었다. 시청실에 들어선 순간, 눈길을 끄는 푸른 가죽의 멋진 포름으로 빛나는 북셀프에 그만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너무 외관이 아름답고 또 엘레강스해서 일단 음부터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와우, 생각보다 밸런스가 뛰어나고, 전체적인 마무리가 훌륭했다. 스피커 중앙에 깊게 포진한 악기군에 전면에 부각된 보컬. 깊고 넓은 음장이 돋보인다. 또 음색 자체의 고급스러움이라니. 그래서 덮어놓고 북구의 어느 신생 메이커 제품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가격도 만만치 않겠구나. 나중에 시청을 끝내고, 자세히 메이커를 살펴보니 아뿔싸, 코디아가 아닌가?
코디아(Codia). 아마 오디오 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좀 친숙한 회사가 아닐까 싶다. 특히, 세련된 철제 기둥에 완벽한 진동 보호 장치를 덧붙인 제품들은, 디자인도 세련되었고, 보기에도 믿음직스럽다. 그 안에 뭐 허접한 기기를 넣는다고 해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풍길 것만 같다. 어디 랙뿐인가? 음향 패널 같은 것도 만들고, 각종 스파이크, 슈즈 등 액세서리류도 여럿 만든다.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추적하자면, 일종의 액세서리 메이커인 것이다. 그런데 왜 난데없이 이런 물량투입형 스피커를 만들었단 말인가?
실제로 2010년, 동사가 창업할 때 처음 내놓은 것은 스피커였다. 이후, 랙이나 여러 액세서리를 만들면서 높은 인기를 얻자, 한동안 이 분야에 주력했을 따름이다. 실제로 이번에 만난 에피소드 1 이전에 에어(Air)라는 제품을 만들어 여러 동호인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단, 에어가 입문기용이라면, 본 기는 본격적인 오디오파일용이라는 것이 다르다면 다르다.
여기서 한 가지 에어와의 연장선상에 있는 부분을 들라면, 과감하게 모렐 유닛을 채용한 것이다. 특히, 트위터의 경우, 모렐제로 일관한 것은, 개인적으로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선택이라 하겠다. 일례로 모렐을 널리 쓰는 이글스톤웍스가 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감칠맛이 나고 또 깊이가 있다. 처음 들었을 때 확 당기는 맛이 없어서 그렇지, 한 번 사 두면 질리지 않게 오랫동안 들을 수 있는 유닛이다. 본 기 역시 그런 깊이와 내공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코디아의 런칭이 2010년도일 뿐, 제작자는 그 이전부터 스피커에 대한 많은 지식을 쌓아오지 않았을까 짐작이 된다.

외관 이야기가 나왔으니, 개인적으로 좋게 보는 점을 몇 가지 들겠다. 우선 과감하게 알루미늄 소재를 도입했다. 요즘은 인클로저 전쟁, 특히 알루미늄 전쟁이라 할 만큼, 이쪽 분야에서 이 금속이 무척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인클로저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사용할까, 라는 측면에서 본 기는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즉, 상판과 하판, 그리고 뒤편의 스피커 터미널과 포트다. 스피커 자체의 진동과 공진을 억제하는 데 무척 효율적인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다.
한편 인클로저 자체는 두꺼운 자작나무를 사용하되, 외부의 반사파나 정재파에 대응하기 위해 과감하게 천연 소재의 가죽을 동원했다. 고급 세단의 대시 보드에 쓰이는 것과 같은 소재다. 당연히 바라만 봐도 그 고급스러움에 미소 지을 지경이다. 무려 네 개의 컬러 옵션도 제공해서, 애호가들의 취향에 적극 대응하는 점도 마음에 든다.
본 기는 전술한 대로 트위터엔 모렐의 ET448이라는 돔을 채용했다. 반면 미드·베이스는 피어리스사의 5.25인치 구경의 830991을 사용했다. 같은 모렐을 쓰지 않은 것이 흥미로운데, 아마도 여러 드라이버를 테스트하면서 본 인클로저에 적합한 사이즈와 퍼포먼스에 주목하지 않았을까 싶다. 담당 주파수 대역은 55Hz-22kHz. 너무 욕심을 내지 않은 대신, 밀도감과 순도가 높은 음을 내는 데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전용 스탠드가 좀 비싸긴 해도, 본 기의 성능을 최상으로 끌어내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보인다.

첫 곡은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일단 전체적으로 밝고 생기발랄하다. 멋진 무희가 발끝을 세우고 발레를 하는 모습이 충분히 연상된다. 저역의 양감도 상당해서, 전체적으로 반응이 빠르면서도 중량감이 있다. 전체적으로 LP의 느낌을 주는 음의 성격 또한 흥미롭다.
이어서 샤데이의 ‘No Ordinary Love’. 사실 각종 이펙트와 전자 악기를 쓴 곡이라, 재생이 쉽지 않다. 그런데 여기선 아련하면서 신비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킥 드럼의 펀치력과 베이스 라인의 조화도 선명하다. 분명 55Hz에서 끊었는데, 들을 때의 감각은 그 이하로 다가온다. 진한 커피향의 보컬에 이르면 완전히 녹아웃.
마지막으로 제프 벡의 ‘Superstition’. 최근에 행한 라이브로, 녹음도 훌륭하고, 연주에도 박력이 넘친다. 야성적인 드럼과 기백이 당당한 보컬 거기에 공격적인 기타 솔로까지, 그 뜨거운 열기가 가감 없이 이쪽으로 다가온다. 이런 아름다운 외관에 거친 록의 표현도 능숙하다. 뭐,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이라 평할 만하다.

 

제조원 Codia Acoustic (010)4716-6171   가격 35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3cm GFC 콘,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2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7dB   파워 핸들링 150W   크기(WHD) 18×31×27cm   무게 7.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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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2월호 -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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